여행 해외
일본 고미술가게에서 산 차 도구.
만선생~
2025. 2. 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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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미술가게에서 산 차 도구.
차를 좋아하지 않지만 사 놓은걸 놀릴 순 없어 이따금 한잔씩 마시곤 한다.
"일일시호일"이란 일본 영화를 보고 뭐 이렇게 싱거운 영화가 다 있나
투덜거렸는데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왜냐면 차 마시는 이야기라.
영화를 보고나니 느낌이 다르다.
차 마시는데도 격식이 있구나 싶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같지도 않은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는 것에 놀란다.
이야기의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기승전결과 반전을 갖춘 이야기만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고독한 미식가"도 그렇다.
나는 만화를 보며 아무 스토리가 없음에 놀랐다.
내가 편집장이라면 빠꾸를 놓았을테다.
스토리 만화로서 최소 조건을 갖추지못한 만화라면서.
하지만 고독한 미식가는 다니구치 지로의 그 어떤 작품보다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로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드라마 역시 별 이야기가 없다.
한 끼 식사를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는게 갈등의 전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갈등없는 드라마를 본다.
복잡하게 비비 꼬아놓은 이야기에 지친 사람들은 단순하기 그지없는
드라마를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
덕분에 나 역시 스토리는 이래야한다는 통념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여전히 기승전결과 반전은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꼭 이같은 요소를 갖추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이야기라도 먼저 펼쳐보이는 사람이 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