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생~ 2025. 2. 21. 07:49

심규한 선생님께서 써주신 리뷰  
 
<목호의 난-1374 제주>
정용연 작가가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다룬 만화책을 냈다. 목호의 난 이야기를 나는 이 만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세상 눈치 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보법으로 걷고 자신의 화법으로 그리며 작가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 어린 삶결을 다뤄왔다. 나는 그것을 생태적 의미에서 토착의 삶이라 부르고 싶다. 그 어떤 거대한 물결 속에도 묵묵히 삶을 지키고 이어온 자들의 진실이야말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리라.
우리는 아우슈비츠의 학살을 2차 대전의 사건으로만 알고 있지만 기실 지상의 살아남은 소위 민족들은 수많은 타자들을 학살하며 번성한 것이 아니겠는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목호의 난’은 떠오르게 한다. 한편 혼종의 시대를 맞은 세계에서 순종의 담론이 여전한 것을 느낀다. 느리게 말하고 느리게 그리며 언제나 진실을 말하고자 노력하는 작가가 참으로 믿음직스럽다.
책을 보고 이어도사나를 듣는다.

2019.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