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이직 기념도서관 관장이신 한신원 선생님을 뵌 뒤로 광주일고 졸업생들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대부분 광주학생운동과 관련한 인물들이다.
송홍 장석천 장재성 왕재일...
학생독립운동의 주역들로 수년간 옥고를 치루었고 한국전쟁 와중에 숨을 거두었다.
이들 후배들은 50년 뒤인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선봉이 되어 신군부와 맞서 싸운다.
광주일고 졸업생이라면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선동열 이종범등을 야구 선수를 배출하기도 한 광주 제일고는 최고 수재들이 모인 호남 제일의
명문이다.
그렇게 공부를 잘했던 윤상원 열사조차도 고배를 마셔야했던 학교다.
집안에 광주일고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자랑거리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났다.
우리 집안에도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이 있었던 게.
(광주일고 전신으로 줄여 광주고보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때 빨치산으로 활동하다 총살을 당한 당숙이다.
큰형은 사관학교에 들어가는게 꿈이었지만 연좌제로 입학이 거부되었다.
당숙의 좌익활동 때문이었다.
정가네소사란 타이틀로 우리 집안 이야기를 그리던 내게 당숙 이야기는 놓칠 수 없는 소재였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이 이야기를 그리지않으면 안되었다.
아니 반드시 그려야했다.
그렇게 2012년 출간한 "정가네소사" 1권 '무'라는 에피소드에 당숙 이야기가 실렸다.
고보 출신으로 안락한 삶이 보장됐지만 불령선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당숙.
저 세상에서나마 편안하시길.
2022.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