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무렵1 서른 무렵 서른 무렵의 저입니다. 믿어지지 않게도 살찐형 인간보다는 마른형 인간에 가까웠네요. 그런데 표정이 어둡습니다. 오죽할까요? 주머니엔 돈이 하나도 없고 오늘 하루 뭘 해야 할지 몰라 시간만 죽일 따름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기차에 뛰어들거나 벼랑에 떨어질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궁핍함과 인간적 비루함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냈습니다. 점점 필요없는 살을 붙여가며 말입니다. 더하여 주름살도 늘었지요. 목소리도 탄력을 잃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때만큼은 아니어도 주머니는 여전히 넉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때와 달리 오늘 하루 뭘해야할지 몰라 서성거리진 않아요. 오늘 하루 해야할 일이 있고 조금이나마 결과물이 쌓여갑니다. 비록 몸은 그 때와 달리 많이 노화됐지만 우울함은 훨씬 덜합니다. 아니.. 2023. 10.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