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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13

영화 라파누이 태평양의 외로운 섬 라파누이. 영어로는 이스터 아일랜드라고 한다. 면적은 울릉도의 두배. 문명이 존재했으나 어느 순간 폐허가 되어 사라졌다. 외부 침략이 아닌 내부분열로 생존자 제로의 섬이 되었다. 라파누이도 지구상 나타난 여느 문명사회와 같은 길을 걸었다. 잉여생산물이 생김에 따라 권력이 등장한 것이다. 모아이라 불리는 거대석상은 권력의 상징이다 . 모아이가 크면 클수록 권력도 비례해 커진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권력자들은 백성들을 동원하여 모아이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나무가 베어졌다. 석상을 옮기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양의 나무가 필요했던 것이다. 설상 가상 섬은 두개의 부족이 한정된 자원을 두고 끊임없이 싸웠다. 싸움에서 이긴 권력자는 자신의 권력이 영원하길 바라며 모아이를 .. 2024. 4. 4.
화양연화 화양연화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를 넷플릭스로 다시 봤다. 다시봤지만 처음본 거나 마찬가지인게 예전에 본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않는다. 영화를 봤다는 사실만 기억에 있다. 사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그닥 좋아하질 않았다. 기교를 지나치게 부리는 것 같아서다. 중경삼림,동사서독, 해피투게더같은 작품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나마 일대종사는 볼만했다. 2000년 작품인 화양연화는 왕가위 하면 떠오르는 현란한 카메라질이 없어 봐줄만하다. 누구는 감각적이라는데 내가 볼 땐 방정맞다. 세상에 불륜만큼 자극적인 소재가 또 있을까? 불륜이 짜릿한 건 금지하고 있어서다. 배우자간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 불륜이다. 세상은 그 신의 없음을 도덕률로 꽁꽁 묶어버렸다. 도덕이란 이름으로 평생동안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살.. 2024. 3. 23.
영화 《사일런스》 《사일런스》 1 마틴스콜세즈 감독이 연출한 영화 《사일런스》를 봤다. 상영 시간이 세시간 가까이 됐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끝까지 보게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신앙 행위에 공명을 하진 않는다. 존재하지도 않는 신에 매달려 구원을 갈구하는 모습이 부질없다. 삶이 혹독하니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마음에 기댈 곳을 찾는 것이리라. 영화를 끝까지보게한 가장 큰 요소는 심리묘사다. 성화인 후미에를 밟을 것인가 밟지 않을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살고싶다. 그 살고싶은 욕망을 초월하는 것이 바로 신앙의 힘이다. 후미에를 밟지않고 죽어나가는 사람들... 그에 반해 목숨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인 로드리게스 신부가 그렇다. 배교를 선택한 그이지만 늙어 죽는 순간엔 십자가를 손에 쥐고 있다. 영화를 보.. 2024. 1. 31.
영화 동주 재미없을 거 같아 외면했던 이준익 감독의 영화《동주》를 봤다. 아주 재밌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들어 좋았다. 이십대 쓴 윤동주의 시는 지천명의 나이인 내가 봐도 정말 뛰어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에 반해 윤동주 친구 송몽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나역시 잘 몰랐다. 영화를 통해 알았을 뿐이다. 그나마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돼 그나마 마음의 위로가 된다. 제작비 6억원. 비쥬얼이 아쉽다. 하지만 117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 흥행에 성공했다. 투자대비 이 정도 수익을 올리는 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2024. 1. 18.
영화 광해 영화 광해 2012년 피카디리 극장에서 봤던 영화 《광해》를 넷플릭스로 다시 보았다. 역시 재밌다. 참 잘만든 영화란 생각이 든다. 헌데 사람이 외모는 닮을 수 있어도 목소리까지 닮긴 힘들지 않나? 시비를 걸자면 한도 끝도 없다. 적당히 속아주어야 영화를 재밌게 볼 수가 있다. 일단 화면 속 궁궐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우리 궁궐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어 가슴이 뿌듯했다. 다음으로 정치적 함의를 잘 풀었다는 생각이 든다. 명청 교채기 조선과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시작전권마저 넘긴 숭미사대주의자들이 드글드글하다. 검은머리 외국인들은 단물을 빼먹기 여념이 없다. 광해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노무현 대통령이 떠올랐다. 전시작전권을 되찾으려 했던 대통령. 하지만 되돌려받기로 한 전시작전권은 .. 2024. 1. 17.
"노량" 유감 "노량" 유감 어제 영화 "노량"을 보고 왔다. 잔치집에 재뿌리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싫은 소리를 좀 해야겠다. 상영 시간 내내 극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복장 때문이었다. 전작인 "명량"과 "한산" 때도 그랬지만 이순신 갑옷이 너무 후졌다.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갑옷이 더 좋아져야는데 도리어 더 후져지니 이해가 안간다. 한마디로 적당히 사출해 뽑아낸 플라스틱 갑옷이었다. 연극 무대에나 쓰면 딱 알맞을... (연극은 원거리에 보기 때문에 이질감이 없을 듯 하다) 갑옷 어디에도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위엄이 느껴지지 않았다. 도리어 부하 장사들의 갑옷은 그런대로 볼만했다. 감독이 이순신 안티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내년 초 출간될 "1592진주성" 작업을 할 때 가장 신경썼던 것 중 하나가 김시민 장군의 갑.. 2023. 12. 26.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2 영화나 드라마에서 늘 조연으로 나오던 사람이 비중있는 역할을 맞으면 기쁘다. 내 일이 아닌데도 응원하고 싶은 맘이 든다. KBS 드라마 "고려거란 전쟁"에서 원로대신 유진 역을 맡은 조희봉 배우가 그렇다. 잠깐 얼굴을 비추는게 아니고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계속 나오는 거다. 그만큼 받는 출연료도 늘어날테다. 만화가와 마찬가지로 배우 역시 수입이 불안정하다. 배역을 따내지 못하면 쫄쫄 굶어야 한다.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니 배우자감으로 환영을 받지 못한다. 연기가 좋아 죽을 지경이 아니면 택할 수 없는 직업이 바로 배우다. 물론 그 중에는 운이 좋아 큰 어려움없이 술술 풀리는 경우가 있긴하다. 인기 절정의 배우라면 몰려드는 대본을 골라가며 출연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배우는 배역에 목말라있다. 작은 배역이.. 2023. 12. 4.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1 드라마 "고려거란 전쟁 " KBS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보기 위해 넷플렉스에 재가입.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었다. 특히 흥화진에서 투석기를 이용한 공성전은 압권이다. 그 가운데서도 양규 장군이 활을 쏘던 중 활 실이 풀어져 다시 끼우는 모습은 제작자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알 수 있었다. 흔해 빠진 표현이라 쓰고 싶지 않은데 이럴 때는 꼭 한 번 써야겠다. '영혼을 갈아넣었다고.' 다만 아쉬운 건 TV에선 모르겠는데 감독과 주연배우 이름 빼곤 아무도 자막에 올라오지 않는다는 거다.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님 이름도 없었다. 아무리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라도 제작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올려줬으면 좋겠다. 이들이 없으면 작품도 없는 것 아닌가! 드라마 "고려거란 전쟁"으로 인해 유튜브에선 당 시대.. 2023. 12. 4.
영화 "서울의 봄" 영화 "서울의 봄" 극장에 가 입소문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서울의 봄"을 봤다. 입소문이 날만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김오랑 소령이 쿠데타 군에 맞서 싸우다 죽는 장면에선 눈물이 나왔다. 남편이 죽은 뒤 눈이 멀어 실족사했다는 부인의 이야기를 알고 있기에 가슴이 더 미어졌다. 수도방위사령관 장태완 소장과 특전사령관 정병주 소장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후 삶은 신산하기 이를데 없었다. 군인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쿠데타 세력과 맞서 싸운 댓가는 정말이지 혹독했다. 그에 반해 전두환을 비롯 쿠데타에 참여했던 세력이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렸는지 우린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놈들과 그 자녀들은 아직도 호의호식하며 잘살아가고 있다. 피가 끓고도 남을 일이다. 배우는 배역에 따라.. 2023.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