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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88

권샘 그리기 "의병장 희순"과 "1592 진주성" 스토리를 쓴 권숯돌 작가. (본명 권유선)어느덧 세상을 떠난지 100일이 되었다.49일도 아닌 100일.100일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그냥 후배의 권유에 따라 저녁 향을 피우며 술 한 잔 올릴 계획이다.술은 뭐가 좋을까?생전에 좋아하던 술을 올려야는데...그림은 권숯돌 작가와 닮지를 않았다.실물을 잘 못 그린다.캐리커처 역시...나는 만화화 된 그림만 그릴 줄 아는 만화가다. 2024.5.5 2024. 6. 5.
100일 (2) 박향미 작가님께서 배달의 민족을 통해 딸기쉐이크와 커피 그리고 빵들을 보내 주셨다.덕분에 상이 가득하다.빈 공간이 없다."권샘 맛있게 드세요.결국 내 뱃속에 들어가 당지수를 높이겠지만요."이렇게 상을 차리고 향을 피우다보니 기분이 묘하다.권샘이 홀연히 나타나 "정샘"하며 부를 것 같다.난 어릴 때부터 할머니 제사를 지냈고 삽십대 후반부터는 아버지 제사를 지냈다.모두 가족과 함께였다.할머니 또는 아버지가 나타나리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관례에 따라 제사를 지낼 뿐이었다.그런데 오늘은 느낌이 다르다.아마 나 혼자여서인지도 모른다.만약 권샘이 나타나면 무섭기보다는 무척 반가울것 같다.그리고 술을 권할테다."권샘 >생각보다 안 팔리네요.자고 일어나면 뭔가 대단한일이 일어날줄 알았는데이번에도 역시...".. 2024. 6. 5.
100일 (1) 100일권숯돌 작가 세상 떠난지 100일.향을 피우며 술 한 잔 올렸다.생전에 샘이 빚은 도예 작품과 샘이 쓰고 그린 책들과 함께.죽은 뒤의 세상이 있다고 믿지 않지만 오래된 관습은 그게 아니다.최소한의 의례를 해야 죽은 이가 위로를 받는다고 믿는다.또 만에 하나 영혼이란 것이 있다면 얼마나 서운해 할 것인가!하여 어지럽기 그지없던 방도 조금 치우고 옷도 정갈한 것으로 갈아 입었다.권샘은 딸기를 좋아했다.헌데 마트에 딸기가 없다.할 수없이 평소 비싸서 잘 사먹는지 않는 포도를 샀다.진열을 하니 권샘이 그린 포도 그림과 잘 어울린다.딸기잼은 권샘의 동갑내기 친구인 성현규 샘이 보내준 것이다.딸기 원액이 70% 유기농 설탕이 30%라니 안심하고 드시라.아마 100일이 다가온다고 연락했으면 딸기를 한 상자 보.. 2024. 6. 5.
기억 기억은 선택적이다.학교 교과는 책장을 덮는 순간 잊어버리는 반면 어떤 건 기억에 오래도 남는다.특히 프로야구 원년의 기억은 더 그렇다.삼성 라이온즈.응원하는 팀도 아니었는데 세 명의 에이스 투수가 몇승 몇패를 거두었는지 지금도 기억한다.이선희 황규봉 권영호가 나란히 15승 5패를 거두었다.특히 이선희는 개막전 MBC청룡 이종도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패전 투수가 되고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엔 OB베어스 김유동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원년도우승을 놓치고 만다.한국 프로야구 사상 비운을 상징하는 가장 극적인 투수가 아닐까 싶다.하지만 개인적으론 삼성의 에이스로 군림하며 높은 연봉을 받았으니 성공한 삶이다.가수 이선희와 함께 가장 유명한 이선희 아닌가! 2024. 6. 5.
22대 총선 결과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개헌이 가능한 200석을 넘을까 기대를 했건만 아니었다.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신 180석을 갖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지난 국회와는 좀 다를 거란 기대를 갖는다. 6선 의원 추미애가 국회의장이 된다면 굥을 향한 공격도 한층 매서워지리라. 나라를 망국으로 몰고가는 굥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굥은 정말이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게 그나마 나라를 위하는 거다. 하면 할 수록 나라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국회가 가진 힘을 총동원하여 굥을 무력화 해 나라를 구하자. 22대 국회의 사명이다. 그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허리를 졸라가며 그대들에게 활동비를 지불하는 것이다. 2024. 4. 11.
짜장면 집 가까이 사는 선배가 모처럼 쉬는날이라 하여 차를 타고 근교로 나갔다. 선배는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이따금 선배와 함께 찾던 중국집을 다시 찾았다. 선배는 곱빼기를 시키고 나는 밥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보통을 시켰다. 선배는 양념을 많이 남긴 반면 나는 다진 고기를 샅샅이 찾아 다 먹었다. 계산은 내가 했다. 언제나 계산을 도맡아 하던 선배였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굳이 자기가 계산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버린 거 같다. 나도 마음 편하다. 계산도 습관이다. 상대가 먼저 나서서 하면 애써 내가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상대가 나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내가 한다. 친한 사람끼리 더치페이는 각박하다.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하는게 맞는 거 같다. 내일은 오랫만에 친구녀석을 만나는데 밥을 내가.. 2024. 4. 4.
의정부 경전철 맥없이(쓸데없이의 전라도 말) 경전철을 탔다.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사람이 많다. 차창너머로 의정부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의정부는 산중 도시다. 수락산 사패산 천보산이 시내를 둘러싸고 있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산을 오를 수 있다. 산에서 바라본 의정부는 아파트 천지다. 농사짓던 땅이 빌딩으로 변했다. 그야말로 경천동지다. 인구는 계속 늘어 30만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근대 이전으로 치면 메트로폴리스다. 의정부 시내를 가로지르는 경전철은 적자투성이였다. 낮엔 한 량에 겨우 두어 사람 탈 뿐이었다. 몇년 전엔 파산을 선언했는데 아직까지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같은 분위기라면 이내 곧 흑자로 돌아설듯 하다. 오늘 보니 경전철은 자기부상 열차다. 바퀴없이 달린다. 오며 가는 열차 안에서 책을 읽.. 2024. 4. 2.
대파 가격 마트에 가 대파 기격을 보니 한단 875원이 아니라 2480원이었다. 윤석열이 말한 가격의 세 배 가까이 됐다. 같은 비율로 따지면 택시 기본 요금은 1500원 정도 한다. 언제적 1500원일까? 20년 전 쯤? 완전 딴세상에서 살고있는 윤석열... 좋겠다. 2480원 하는 걸 875원에 살 수 있어서... 2024. 3. 26.
비 차에서 내리기 싫어 한 시간 가까이 그대로 있다. 좀 춥긴하지만 나가기가 싫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니 더 그렇다. 후두둑 후두둑... 차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참 좋다. 어린시절 처마밑에 떨어지던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일이 생각난다. 어른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영원히 그 시간이 지속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세월은 살같이 흘러 중년의 나이가 돼 있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보다도 오래살았다.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자기만의 공간이다. 그 것이 차 속이어도 좋고 창고 안이어도 좋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돌아보면 하루 중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관계에 치여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눈을 뜬다. 분주한 일상이 시작된다.. 202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