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소설 일반 도서37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2003년 약 9년만에 만난 친척여동생은 내게 상자 하나를 건넸다.뭐가 들었나 싶어 열어보니 책이 열 몇권 쯤 되었다.자신이 읽은 책이라 했다.읽은 책을 굳이 쌓아두지 않는 탓에 내게 주는 것이었다.그 이전엔 "철학에세이" 같은 책을 줘 읽기도 하였다.그날 집에 돌아와 책들을 들춰보았다.딱히 관심가는 책은 없었다.그래도 건넨 사람 성의를 생각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포레스트 카터라는 인디언 핏줄을 이어받은 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이다.한데 흥미가 일지 않았다.110 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그 책을 21년만에 펼쳐들었다.페이지가 접힌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20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흥미가 일지 않았다.세월이 흘러도 취향은 변하지 않는 것.. 2025. 4. 1. 청명상하도 송나라의 하루 페친이신 임태우 선생님 소개로 "청명상하도 송나라의 하루"를 사서 반쯤 읽었다.인터넷에서 다운받은 해상도 그림만 보다 인쇄된 그림을 보니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정말 대단한 그림이다.중국 국보 1호란 타이틀이 헛되지 않다.높이 24.8cm 길이 528cm 의 두루마리로 된 그림은 송나라 수도 변경의 모습을 너무나 생생히 그리고 있다.표현력이 가히 압권이다.정밀하기 이를데 없다.천 백여년 전 이런 도시가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그 도시를 이렇게 표현한 화가가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여기 그려진 사람만 800명이 넘고 선박은 28척에 동물은 60마리 나무가 170 그루 그려져있다고 한다.기물 하나하나 허투로 그린 게 없다.설명도 아주 잘돼있다.책값이 아깝지 않다.중국 왕조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송.. 2025. 3. 23. 박상준 선생님이 쓰신 책과 번역하신 책 월간희망 만화무크 보고 기자간담회장에서 sf평론가인 박상준선생님을 뵈었다.한 사람의 독자로서 20년만에 작가를 직접 만난 것.집에 돌아와 박상준 선생님이 쓰신 책과 번역하신 책을 꺼내봤다.책이 산화되어 책가장자리가 누렇게 떠있다.앞으로 10년쯤 지나면 바스라져 부서질 것이다.인류의 지적유산인 책이 이처럼 급속도로 파손되다니.무슨 방법이 없을까? 2024.3.11 2025. 3. 11. 소설가 김동인! 내가 사랑했던 소설가 김동인!후배와 통화 도중 이야기가 돌고돌아 김동인이 쓴 장편소설 >를이야기 했다.너무나 재밌게 읽은 소설이고 책장을 덮은 뒤 한동안 가슴이 아려 어쩔 줄몰라했다는 이야기를 했다.정말이지 지금까지도 이만큼 가슴을 아리게 했던 소설은 없었던 것 같다.>은 50년대 신상옥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고 85년엔드라마로 제작되었다.드라마 주인공으로는 당대 인기 탈랜트 한진희씨와애마부인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안소영씨가 출연했는데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나같은 열혈 독자에게조차 외면당했으니 폭망한 드라마라 아니할 수 없다.그래도 궁금증에 검색을 했더니 기본 정보는 올라오는데 사진자료가올라오지 않았다.대신 늘 보아오던 작가 사진 말고 다른 사진이한 장 있는 것이다.조선일보에 근무하던 시절이라던데 정.. 2025. 3. 9. 임꺽정 완독 임꺽정 완독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 (10권.사계절 출판사).책이 배달된지 한달하고도 열엿새만에 다 읽었다.읽는 속도가 워낙 느린 탓에 이제야 마지막 책장을 덮음.덕분에 작업 시간 많이 뺏겼더란다. ㅠㅠ기대했던 것만큼 흥미진진하진 않지만 읽어볼만한 가치는충분히 있었다.임꺽정을 읽기 전의 나와 읽고난 뒤의 내가 달리 느껴지니 말이다.우리 조상들의 생활 공간으로 깊숙히 들어가 살다나온 사람과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랄까?이 책을 읽음으로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더 진한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나는 세계인이기 앞서 한반도라는 공간에서 태어나고 자란한국인이니말이다.소설을 읽는 내내 궁금했다.지은이는 어떻게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상을 손금들여다보듯상세히 묘사할 수 있었을까?전통이 단절된 일제강점기, 더구나 한국문화를 말살.. 2025. 3. 8. 줬으면 그만이지 몸이 으슬으슬 춥다.뜨끈 뜨끈한 곳에서 몸을 지지고 싶다.전기 장판을 찾아봤으나 없다.생각해보니 지난 겨울, 접촉 상태가 불량해 버렸다.할수없이 수납장에 쳐박아뒀던 전기난로를 꺼냈다.코드를 꼽고 전원를 켜자 금세 코일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이내 등짝이 뜨끈뜨근하다.너무 뜨거워 오래는 못있겠다.자리에서 일어나 마트에서 사온 고구마를 먹는다.난로불을 쬐며 안중찬 선생이 보내준 "줬으면 그만이지"란 책을 읽는다.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가 진주에 사시는 김장하란 분에 대해서 쓴 책이다.책 정보가 적힌 페이지를 보니 출판사가 경남 창원에 있다.대분분의 출판사가 서울과 파주출판단지에몰려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한국 사회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일극 사회다.지방 소멸을 말하는 시대에 지방에 자리잡은 출판사가 있다는 것이.. 2025. 3. 1. 원이 엄마 편지와 소설 <<능소화>> 한겨례 문학상을 수상한 조두진 작가의 "도모유키"란 소설을 읽은 뒤 같은작가가 쓴 소설을 한 권 더 읽었다.원이 엄마의 편지를 모티브로 쓴 "능소화"란 소설이다.분량이 길지않아 하룻만에 다 읽었는데 조금 실망스럽다.기대에 많이 못미친다.2006년 기사를 읽으니 영화제작사에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하지만 능소화란 제목의 영화가 없으니 아마도 엎어진듯 하다.눈물겨운 순애보 영화 한편을 보지 못하게 돼 아쉽다.대신 책 28쇄를 찍었더라.알라딘 인터넷 서점서 책구매자 분포를 보니 30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한마디로 여성향 소설이다.소설 앞쪽에 끼워져있는 원이 엄마 편지는 읽을 때마다 감동이다.부부사이가 이토록 애틋할까 싶다.무엇보다 글솜씨가 좋다.상황을 미루어 짐작컨대 단 한번에 써내려간 글이다.그럼에도 엉.. 2025. 2. 21. <<토닥토닥 쓰담쓰담>> 주홍수 주홍수 감독은 에세이스트다.그냥 에세이스트가 아니라 아주 재밌는 에세이스트다.친구가 된 때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언제부터인가올라오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게 되었다.물론 좋아요도 빠짐없이 누른다.충성도로 치면 최상급 독자인 거다.에세이스트인 주홍수 감독의 직업은 따로 있다.애니메이터다.애니메이터 가운데서도 작품을 총괄하는 감독이다.간간이 올라오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본다.신기하다.그림이 저리 살아서 움직이는 것 말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장편 애니메이션을 보진 못했다.제작여건이 여의치 않은 탓일 거다.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극장에서 주홍수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볼 수있었음 좋겠다.주홍수 감독은 글도 쓰지만 그림도 그린다.삶의 현장을 포착해 그린 그림들은 무겁지가 않아 좋다.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것도 아니다.적당.. 2025. 2. 15. 정화암 회고록 어릴 때 동생이랑 만화책을 함께 보면 나는 반쯤 읽고 있는데 동생은 다음페이지가 넘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다.동생은 답답해 했고 나는 마음이 급해져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만화책 뿐 아니라 소설책도 마찬가지였다.남들이 반나절만에 다읽고 책장을 덮을 동안 나는 하루를 넘기기 예사였다.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책읽는 속도는 빨라지지 않았다.아니 눈이 나빠지면서 속도가 느려졌다.눈이 침침하여 중간 중간 눈을 감으며 쉬어야했고 그러다 깜빡 잠들기 일수였다.책꽂이에 꽂혀있는 책들은 그렇게 읽어낸 것이었다.오늘 다 읽은 "정화암 회고록"도 그랬다.끝까지 읽는데 3일 정도 걸렸다.그렇다면 정화암이 누군가?김제 출신의 아나키스트이자 독립운동가이며 정치인이다.2017년 김제에 살고계신 박찬희 선생님 안내로화암 생가에 가기전 .. 2025.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