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했던 소설가 김동인!
후배와 통화 도중 이야기가 돌고돌아 김동인이 쓴 장편소설 <<젊은그대>>를
이야기 했다.
너무나 재밌게 읽은 소설이고 책장을 덮은 뒤 한동안 가슴이 아려 어쩔 줄
몰라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이지 지금까지도 이만큼 가슴을 아리게 했던 소설은 없었던 것 같다.
<<젊은그들>>은 50년대 신상옥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고 85년엔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드라마 주인공으로는 당대 인기 탈랜트 한진희씨와
애마부인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안소영씨가 출연했는데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나같은 열혈 독자에게조차 외면당했으니 폭망한 드라마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도 궁금증에 검색을 했더니 기본 정보는 올라오는데 사진자료가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 늘 보아오던 작가 사진 말고 다른 사진이한 장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근무하던 시절이라던데 정말이지 생경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젊은 그들이 당시 유행하던 일본 닌자소설
플롯을 빌려와 한국에 맞게 썼다는 글을 읽었다.
아...
정말 그랬던 것일까?
그래서 작가 자신도 <<젊은그들>>을 돈을 벌기 위해 쓴 한낱 통속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작가였건만 친일문학에 앞장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나의 사랑을 완전 거둘 수는 없었다.
친일 이전 문학과 별개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토록 감동깊게 읽었던 단편 소설 <붉은산>이
혐중 정서에 기대고 있다는 것에 또 놀랐다.
일제의 만주침략에 복무하며 쓴 소설이 <붉은산>이란 것이다.
그러고보니 소설 속에서 조선인을 괴롭히는 것은
일본인이 아닌 중국인이었다.
조선사람들에게 악마와도 같은 존재 삵!
그런 삵이었지만 민족정신은 있었다.
삵은 중국인과 싸우다 죽을 지경에 이르고 조선인들이 부르는 애국가를
들으며 숨을 거둔다.
김동인이 일제의 사주를 받고 썼는지 이간책에 놀아나 쓴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이같은 혐중정서는 만보산 사건이란 비극을 잉태한다.
바로 호떡집에 불난 사연이다.
내가 사랑했던 소설가 김동인!
동변상련의 정이랄까?
나이를 먹어가며 머리숱이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한다.
친구를 통해 산 탈모약을 먹어야할지 고민이다.
하루 세 번을 먹어야하다니...
풍성한 머리카락을 갖고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너무나 귀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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