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79 나혜석 그림- 수원 서호 오산 살 때 수원 화성을 여러차례 가봤다.혼자도 가고 동료 작가들과도 갔더란다.성을 도는데 세시간 정도 걸려 산책을 하기에 알맞았다.한 번은 지나는 길에 수원 서호가 있어 돌아보았다.처음엔 몰랐는데 알고보니 유서깊은 곳이었다.정조 때 수원 화성을 건립하며 축조한 저수지였던 것이다.뜻하지 않게도 항미정 杭眉亭 이란 정자가 있고고목들이 늘어선 뚝방길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호수 안에 작은 섬도 있었던 것 같다.오늘 인터넷 검색 중 근대 여성화가 나혜석 그림을 보았다.보통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텐데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었다.수원 서호 그림이다.화홍문 그림도 있었다.나혜석이 수원에 살았었나?동료인 유승하 작가가 그린 만화 "나혜석" 을 읽긴 했어도큰 감흥은 없었다.식민지 시대를 살다간 신여성 정도가 내가 인식하.. 2025. 3. 8. 예산 남연군묘 어제 해질무렵 찾은 천하지대명당 남연군묘.망주석에 돋을새김을 한 세호(다람쥐)가 더 도드라졌음 좋았겠단 생각을 했다.왼 편 망주석에 세호는 위를 향하고 오른편 망주석 세호는 아래를 향하니 짝이 맞다.끊임없이 돌고 돌으며 묘를 지키고 있다.묘를 지키는 석물도 훌륭하지만 묘를 살짝 비껴 솟아난 너럭바위가 참 좋다.바위에 오르면 비로소 이 곳이 천하지명당이란 생각이 든다.2024.3.8 2025. 3. 8. 충남 예산군 덕산면 면소재지 충남 예산군 덕산면 면소재지.지금은 면소재지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엔 고을 수령이 주재한 어엿한 현이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면소재지보다 훨씬 크다.서울에선 찾기힘든 다방이 서너집 건너 하나씩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시골 다방의 모습은 어떠할까?몸도 피곤하여 들어가볼 생각은 못하고 밥이나 먹자며 감자탕집에 들어갔다.우거지 뼈 해장국이 만원.뼈에 달라붙은 마지막 살점까지 뜯어 먹었다.특이하게도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인이서빙을 하고 이십대 초반의 남자가 주방에서 일을 하였다.잠깐 주고받는 대화와 몸짓을 봐서 부부인 듯 했다.늙은이만 넘쳐나는 시골.젊은 사람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잘 곳을 찾으니 모텔 두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그 중 한 곳에 들어가 짐을 풀었는데 숙박료가 3만5천원이다.5만원을 예상하.. 2025. 3. 8. 예산 석문봉 충남 예산에 있는 가야산 석문봉657m 에 올랐다.정상엔 잔설이 남아 겨울의 마지막을 붙들고 있다.하지만 이마저도 며칠 더 지나면 녹아 사라질 것이다.산세가 가파르지 않아 쉽게 올랐고 내려올 땐 계곡 물소리가 참 좋았다.산 아래엔 천하지명당이라는 남연군묘가 있다.2024.3.8 2025. 3. 8. 임꺽정 완독 임꺽정 완독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 (10권.사계절 출판사).책이 배달된지 한달하고도 열엿새만에 다 읽었다.읽는 속도가 워낙 느린 탓에 이제야 마지막 책장을 덮음.덕분에 작업 시간 많이 뺏겼더란다. ㅠㅠ기대했던 것만큼 흥미진진하진 않지만 읽어볼만한 가치는충분히 있었다.임꺽정을 읽기 전의 나와 읽고난 뒤의 내가 달리 느껴지니 말이다.우리 조상들의 생활 공간으로 깊숙히 들어가 살다나온 사람과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랄까?이 책을 읽음으로서 나는 한국인으로서 더 진한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나는 세계인이기 앞서 한반도라는 공간에서 태어나고 자란한국인이니말이다.소설을 읽는 내내 궁금했다.지은이는 어떻게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상을 손금들여다보듯상세히 묘사할 수 있었을까?전통이 단절된 일제강점기, 더구나 한국문화를 말살.. 2025. 3. 8. 별을 * 지키는 개 별을 * 지키는 개지은이 무라카미 다카시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호엔 니시노코란 기생호수가 있다.기생 호수라 해도 남한에서 가장 큰 자연호수인 화진포호보다 크다.너울거리는 파도가 마치 바다같다.지난 1월 일본 여행 때 호수를 찾았는데 몇년 전 방치돼 있던 차량이그대로 있는 것이다.차량은 몇년 사이 더 부식돼 그나마 남아있던 도색부분이 다 날라가 있는 상태였다.무슨 사연으로 차를 버렸을까?시 공무원은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않고 있는 것일까?몰라서?아니면 예산이 없어서?그 것도 아니면 책임 떠넘기기?앞뒤 사정이 궁금했던 나는 차 사진을 찍어 페북에 올렸다.이 때 sf 평론가이신 박상준 선생님께서 댓글을다셨다.일본 만화가 있는데 오랫동안 방치된 차량에서 사람 시신과 개가 발견된이야기라고.그렇게 해서 구입해 읽은.. 2025. 3. 7. 데즈카 오사무 <<붓다>> 데즈카 오사무 >1월 25일 쯤 시작된 기침 감기가 드디어 멎었다.한해 걸러 한번씩은 감기로 고생을 하는데 이렇게 오래가기는 처음.감기에 걸리면 삶의 질이 많이 확 떨어진다.의욕이 없어진다.그 와중에 데즈카 오사무가 그린 >를 다 읽었다.일본에선 열 네권이었다는데 한국에선 열 권으로 발행되었다.이렇게 호흡이 긴 만화는 실로 오랫만이다.솔직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책은 아니다.지루함을 견디며 책장을 넘겼던 순간이 많았다.일단 그림 스타일이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이렇게 깔금하게 떨어지는 선을 좋아하지 않는다.표현 방식도 그렇다.이따금씩 작가가 등장하는 코믹 연출은 재미를 주기보다는 되려 몰입을 방해했다.시간차도 크다.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초까지 연재를 했으니 옛날만화 범주에 들어가는 .. 2025. 3. 6. 특별한 능력 목회자이기도 한 곽원일 작가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작가로서 능력도 뛰어나지만 관계를 맺는 능력이 있다.어제 청와대 앞에서 지나가는 신사분께 길을 묻다가급기야 이 분과 카페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공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다 퇴임을 얼마남겨두지 않는 분이었다.대학 강단에도 서시고 계셨다.외국도 많이 나가 지금까지 42개국을 다녔다고 한다.처음엔 30분만 얘길 나누기로 했다.그러다 말문이 터지면서 무려 두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하는 일이 콘텐츠 산업과도 관련이 있어 들을 이야기가많았다.관계를 트면 좋은 분이었다.지나가는 행인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나로선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곽원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살아가는데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를 트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큰 .. 2025. 3. 6. 북촌 한옥마을- 내 모습 북촌 한옥마을에서 곽원일 작가가 찍어준 내 모습.안내문을 읽고 있다.이준구 가옥이었는데 담장이 높아 집이 보이지 않았다.이준구란 이름을 기억하는 건 태권도인 이준구와 이름이 같아서다.이소룡과 친구 사이면서 "돌아온 용쟁호투"란 무술 영화의 주연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이준구 가옥을 검색해보니 30년대 세워진 서양식 건물로 요상망칙하다.좋게 말하면 개성이 있고 나쁘게 말하면 쌈마이스럽다.당시 상류층 가옥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2025. 3. 6. 이전 1 2 3 4 ··· 1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