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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寂滅寶宮) 적멸보궁(寂滅寶宮)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을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 한다.시집 "한라산"으로 유명한 이산하 시인이 산사순례집을 썼는데 제목이 "적멸보궁 가는 길"이다.나는 "적멸보궁"이란 제목에 매료돼 책을 사려했으나 절판되어 구할 수 없었다.백양사는 어린시절부터 왔던 절로 우리집과 인연이 깊다.어린시절 사천왕상을 지나며 무서워했던 기억과 부모님과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어른이 된 뒤에도 이삼년에 한번씩은 오는 듯 하다.오늘 이른 아침 백양사 호텔.숙박 중인 식구들이 잠든사이 홀로 백양사를 찾았다.재작년엔 인조 때 지은 극락보전에 들어가 곳곳을 살폈는데 이번엔 1917년 지은대웅전에 들어가 보았다.대웅전은 절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다.가운데엔 아미타 부처님이 양 옆으론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자리한다... 2024. 9. 26.
여자 내가 알고 있던 두 여자는 자신이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했다.그리고 내가 알고 있던 또 한 여자는 자신이 물건을 아주 싸게 잘 산 것이란 걸 확인받고 싶어했다. 2024. 9. 26.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 지난 목요일 장애인발달지원센터 웹툰교실 수업이 끝난 뒤 서울 역사 박물관을다녀왔다.실로 몇년만인지 모르겠다.기억이 가물가물해 처음 와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서울은 지역을 뜻하는 고유 명사지만 수도를 뜻하는 일반 명사이기도 하다.'서울의 소리'라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방송이 있는데 방송 내용이 서울에한하지 않는다.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의 정치 시사를 다루고 있다.그렇다면 서울 역사 박물관은 어떤가?서울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다.조선 시대 한양과 일제 강점기 경성 그리고 해방 이후 서울의 모습이 각종 유물과더불어 전시되어 있다.전시는 상설 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뉘는데 기획 전시는 '한양여성, 문밖을나서다' 였다.유물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대로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이번 .. 2024. 9. 26.
천사같는 여의사님 음식을 씹을 때마다 아프다.식당에서 밥을 먹다 한참동안 수저를 놓고 앉아 있던 적도 있다.이를 닦을 때도 아프고 심지어 머리를 감을 때도 아프다.이는 아니고 턱관절 어디쯤인데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다.의정부 백병원 신경과에 갔는데 여의사다.정확한 나이는 알 수없으나 사십대 초반 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얼굴도 제법 예쁜데 아주 상냥한 말씨로 증상을 묻는다.의사만 만나면 고양이 앞에 쥐모양으로 몸이 얼어붙었다가 이런 의사를 만나니어안이 벙벙하다.인간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던 여느 의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지금까지 의사들에게 당했던 설움이 눈녹듯 사라지는 것이었다.의사선생님은 진통제와 소염제 그라고 근육이완제를 처방해주었다.열흘동안 약을 먹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다시 병원에 가보았다.의사 선생님은 아주 상.. 2024. 9. 26.
남대문입납 [南大門入納] 남대문입납 [南大門入納]예전,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낼 때 받는이 이름 뒤에 귀하貴下라는 말을 썼었다개인이 아닌 기관이나 단체 뒤에는 貴中이란 말을 썼다.시대가 변하여 지금은 님이라고 쓴다.귀하나 귀중이란 말보다 정감이 가 좋다.그렇다면 조선시대엔 어땠을까?입납入納이라고 썼다.예를 들면 이렇다.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 2동 범골로 40 **아파트 101동 1104호 정용연 입납서울역사박물관에 갔더니 남대문 근처에 사는 아버지가 쓴 편지가 있었다.지방에 사는 아들이 남대문 근처로 올라오는데 찾기가 힘드니 약도를 그려놓은 것이었다.사실 지방에 살면 약도를 그릴 필요가 없었다.아무개가 사는 곳이 어디냐 물으면 답을 해주기 때문이다.주소가 정확하지 않으면 찾아갈 수 없는 도성 한양.그로인해 생긴 말이 있으니 남대문.. 2024. 9. 26.
잘생겨서 죄송합니다 “못... 아니 잘생겨서 죄송합니다.”문득 돌아가신 코메디언 이주일 선생을 흉내 내 본다.믿기지 않지만 일 년에 한 번쯤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잘 생겨 보이기도 한다,특히 어두운 조명 속에서.하지만 나머지 364일은 왜 그리 못 생겨 보이는지 모르겠다.왜 나는 미남의 대명사인 리처드 기어나 브래드 피트처럼 생기지 않은 걸까?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처럼 생겼다면 얼마나 좋을까?부모님을 원망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사실 중학교 때부터 성형을 꿈꾸었다.그럼에도 아직까지 성형을 하지 않은 건 먼저 얼굴에 칼대는 것이 두렵고돈이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얼굴에 손 댄 사람들을 보면 그 용기에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성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몇 달치 월급을 통째로 바치는 사람들을 보면그 엄숙함에 .. 2024. 9. 26.
벤 존슨 1988년. 서울 올림픽.100m 달리기에서 캐나다 벤 존슨은 경쟁자인 미국의 칼 루이스를 누르고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압도적인 차이였다.금메달 뿐 아니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 기록도 갈아치웠다.육상 영웅의 탄생.그의 앞날은 장밋빛으로 가득차 있었다.현재 우사인 볼트가 누리고 있는 영광만큼이나 벤 존슨은 그 영광을 누리게 될 터였다.하지만 얼마 뒤 벤 존슨은 도핑 테스트 검사 결과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충격을 주었다.금메달은 곧 박탈되었고 2위인 칼 루이스에게 메달이 돌아갔다.뿐만 아니라 육상연맹에서 영구 제명되었다.가장 영예로운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스포츠 스타.사람들은 혀를 찼고 벤 존슨은 더러운 스포츠맨쉽의 상징이 되었다.이후 벤 존슨의 삶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막바지 선수 생.. 2024. 9. 26.
작은 아버지 작은 아버지장성 할아버지 산소가는 길에 작은아버지 찾아뵈었다.1938년생으로 한국나이로 87세시다.이태전 뵈었을 때보다 허리가 많이 굽으셨고 힘도 많이 떨어지셨다.작년 작은 어머니를 보내시고 더 쇠하신 것 같다.나에겐 세상사사람들이 알아주지않는 한가지 능력이 있는데 남이 살아온 이야기를잘듣는다는 거다.특히 나보다 이전 시대 이야기를 좋아한다.그러하기에 정가네소사 1,2,3권을 낼 수 있었다.작은 아버지가 살아온 내력을 얼핏 들었지만 제대로 들은 적이 없다.담양서 꽈배기 사업을 했고 여직원 친구와 결혼을 했다는 것 정도다.조금 더하면 장성군 북하면에 땅을 샀는데 장성댐 건설로 보상을 받았고 이 돈으로땅을 더 사서 경제적 기반을 닦았다는 것이다.오늘은 그동안 들었던 이야기보다 조금 더 나아았다.정읍에서 국민.. 2024. 9. 26.
할아버지 묘 상석 추석날 식구들과 할아버지 산소에 가 인사를 드렸다.자식인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위해서나 손자인 우리 형제들 위해 해주신게 아무 것도없는 할아버지다.대신 후처 자식들과 손자손녀에겐 애정을 많이 드러내시었다.그래서 내가 형들에게 '해준 것 하나없는 할아버지를위해 뭐하러 제사를 지내고 산소를 찾느냐' 하자피와 뼈를 물려주지 않았냐고 한다.그렇다.할아버지가 없으면 지금의 내가 없다.할아버지 사랑을 전혀 못받고 자랐지만 공경의 대상이란 건 변하지않는다.상석은 작은아버지 주관아래 재작년 만들었는데 작은아버지가 한자세대라 비문을 모두 한자로 썼다.상석 앞면엔 할아버지 본향과 함자를 해방이 되던해 만주에서 돌아가신 할머니본향과 함자를 썼다.그 옆으론 방위를 뜻하는 간좌 [艮坐]를 아주 작게 썼다.찾아보니 묏자리나 집터.. 2024.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