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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벤 존슨

by 만선생~ 2024. 9. 26.
 
 
1988년. 서울 올림픽.
100m 달리기에서 캐나다 벤 존슨은 경쟁자인 미국의 칼 루이스를 누르고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압도적인 차이였다.
금메달 뿐 아니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 기록도 갈아치웠다.
육상 영웅의 탄생.
그의 앞날은 장밋빛으로 가득차 있었다.
현재 우사인 볼트가 누리고 있는 영광만큼이나 벤 존슨은 그 영광을 누리게 될 터였다.
하지만 얼마 뒤 벤 존슨은 도핑 테스트 검사 결과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금메달은 곧 박탈되었고 2위인 칼 루이스에게 메달이 돌아갔다.
뿐만 아니라 육상연맹에서 영구 제명되었다.
가장 영예로운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스포츠 스타.
사람들은 혀를 찼고 벤 존슨은 더러운 스포츠맨쉽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 벤 존슨의 삶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막바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마라도나의 트레이너가 되었단 소식을 단신으로
접했을 뿐이다.
기사 말미엔 마라도나가 벤 존슨을 기용한 것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란 말을 덧붙였다.
마라도나는 마약을 복용해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이제 벤 존슨을 기억하는 이는 별로 없다.
젊은 세대는 누구지 하고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그는 잊혀진 스타다.
그런데 당시 경기 장면을 기억하는 나는 벤 존슨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어도 칼 루이스를 이겼을 것이라 생각한다.
압도적으로 앞질러 나가진 못해도 분명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테다.
그렇다면 무엇이 벤 존슨에게 약물을 선택하게 했을까?
초조함이다.
반드시 승리의 주역이 되어야겠단 잘못된 욕망이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만약 나의 추측이 맞다면 벤 존슨은 역사상 가장 뻘짓을 한 사나이로 기록될 것이다.
경쟁이 공정해야 된다는 것은 대 전제다.
특히 스포츠는 공정한 룰이 생명이다.
그 룰을 어긴 벤 존슨.
내게 그는 가장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이로 기억 된다.
 
2016.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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