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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만화13

도련님의 시대 도련님의 시대 세키가와 나쓰오가 쓰고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도련님의 시대" 3권은 이시카와 다쿠보쿠에 대한 이야기다. 이시가와 다쿠보쿠가 누군가? 나도 만화를 보기 전까진 몰랐다. 우리가 김소월과 윤동주를 사랑하듯 다쿠보쿠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 한다. 만화는 지로 특유의 필치로 아주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한 컷 한 컷 쉽게 넘길 수가 없다. 만화를 보는 내내 아쉬움이 드는 건 판형의 작음이다. 판형을 좀 더 크게 해 축소비율이 적었으면 보기가 훨씬 좋겠단 생각을 한다. 밀도가 적은 원고는 축소를 많이해 짜임새있게 하고 밀도가 높은 원고는 축소를 적게해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아야 하는데 다니구치 지로의 원고는 후자다. 바라건대 다니구치 지로의 책은 잡지 판형으로 냈으면 좋겠다. 메이지 시.. 2024. 2. 6.
히로카네 켄시 <<인간교차점>> 샐러리맨의 삶을 그린 "시마과장"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다. 1억권을 넘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최소 몇천만권은 팔렸다. 나도 시마과장을 보고 만화가 이렇게 재밌나 싶어 깜짝 놀랐다. 동생도 시마과장을 보았는지 스케일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동생이 말한 '스케일'이란 낱말에 꽂혔다. 조금이라도 스케일이 큰 작품을 그리고 싶었다. 생각처럼 되진 않지만 스케일은 이후 내 작품 활동의 방향성이 되었다. 시마과장을 그린 작가의 이름은 히로카네 켄시다. 나는 한자를 우리식대로 읽는게 익숙해 홈경헌사弘謙憲史라 부른다. 토요토미히데요시를 풍신수길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히로카네 켄시는 시마과장 외에도 히트작들이 많다. 인간교차점도 그 가운데 하나다. 유일하게 스토리 작가와 협업을 해 그린 만화이기도 하다. 총 열일.. 2024. 1. 25.
금강산선 이야기 후배인 김용길작가의 새 책을 주문해 읽었다. 금강산선이라니 처음듣는 이야기다. 제법 역사를 안다고 자부하던 나였는데 아니었다. 마치 뒷통수를 맞은 것 같다. 금강산선은 일제강점기 관광용으로 개발한 전철노선이다. 거리는 철원에서 금강산까지 116 키로이고 시속 30키로로 달려 4시간만에 금강산에 이른다고 한다. 작가는 아버님이 어릴때 금강산선을 타고 금강산에 갔다는 말씀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자료를 찾고 마침내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단다. 정말 소재가 좋다. 그런데 읽어보니 재밌기도 하다. 솔직히 이렇게 짜임새있게 스토리를 쓰는 줄은 미처 몰랐다. 미안.. . 용길아... ㅋㅋ 그리고 정말 고마운 것은 작가의 말에 내가 쓰고 그린 정가네소사를 언급한 점이다. 내 만화가 누군가에게 자극이 됐다니 한편으론 놀랍.. 2024. 1. 17.
임진왜란 바다전쟁 -이순신과 작은 거인들 때린 놈은 잠을 잘잔다. 때렸다는 사실조차 잊고 말이다. 반대로 맞은 놈은 잠이 안온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이웃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그렇다. 해양 국가인 일본은 반도국가인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우리나라 최고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엔 왜인들이 쳐들어와 노략질했다는 기록이 심심잖게 나온다. 고려말엔 엄청난 수의 왜구가 들끓었다. 도적떼가 아닌 정규 군대와 다를 바 없었다. 준동하는 왜구를 물리치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이가 바로 이성계다.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이성계는 정도전 등의 신진사대부와 손잡고 조선을 세웠다. 200년 동안 이어진 평화! 그 평화를 깬 것은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였다. 1593년 4월 선발대 15만8천 7백명이 부산진에 상륙한데 이어 몇 만의.. 2024. 1. 12.
궁극의 전쟁사 제 1차 세계대전 세계 대전의 정의는 뭘까? 검색을 해보니 나무위키에 나름 정의가 잘 돼 있다. 나무위키 단순히 전쟁의 규모만 크다고 세계 대전으로 부르지는 않으며 아래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당시의 강대국이 전부 참가하거나 상당수가 참가해야 한다. 참전국은 물론 중립국이나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도 영향을 받을 정도로 전쟁의 규모와 양상이 커야 한다. ....중략 총력전이거나 그에 준한 정도로 전쟁이 치열하고 결과도 심각해야 한다. 레드리버(북21자회사)에서 낸 제 1차 세계대전을 주문했다. 그림은 자기 색깔을 가지고 꾸준히 활동해온 김수박 작가가 그렸고 글은 곽작가란 분이 썼다. 글작와 만화가의 협업이다. 지금은 작가의 말을 읽은 뒤 앞부분을 보고 있는데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많다. 지식 교양만화의 역할을 .. 2023. 12. 23.
일어나라 강귀찬 "일당백"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곽원일 작가님과 통화를 하면서 한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얼마 전 "일어나요 강귀찬"을 출간한 김한조 작가다.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마치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듣는 공감력 100퍼센트의 작가! 사적으론 한조라 부른다. 핸드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지만 그래도 만나게 되면 편하게 얘기하는 사이다. 어느날 갑자기 잘 나가는 만화가에서 목사가 되고 영화 감독으로 활동했던 곽작가님은 국내 작가주의 만화가들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꺼낸 게 한조다. '이런 작가가 있습니다'라고. 곽작가님은 한조의 작품이 보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책장에 꽂혀있는 한조의 책들을 꺼내 펼쳐보았다. 나와 마찬가지로 혼자 작업을 다하므로 책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 2023. 12. 22.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 "열네살"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 "열네살"을 한 번 더 보았다. 역시 다니구치 지로다. 도박묵시록 카이지같은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진 않지만 잔잔한 여운이 남아 좋은 만화가 바로 "열네살"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주인공 아버지처럼 어느 순간 사라지진 못해도 늘 탈출을 꿈꾸었을 것 같다. 때론 사랑하는 가족조차 자신을 옭아매는 짐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상황에 맞춰 결혼을 하고 직업 또한 상황에 맞춰 갖게 되었다면 삶이 더 공허하지 않을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가족을 버린 아버지. 무책임하다해도 꿈까지 꿀 수없는 건 아니다. "열네살"은 프랑스 감독의 손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웃나라인 한국에서도 스테디셀러다. 책 정보란을 보니 2014년 16쇄를 찍었다. 책을 보며 감탄하지않을 수 없는게 작가적 성실함.. 2023. 12. 19.
금강산선 이야기 김용길 지음 너무 재주가 없어 만화를 그만두었으면 하는 후배가 있었다. 직장생활도 했었다고 하니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면 삶이 편안해질 거라 생각했다. 재주가 많아도 버티기 힘든게 창작자의 길이다. 2007년 서울애니센터 창자지원사업에 "정가네소사"가 선정되었을 때 후배는 떨어졌었다. 다소 허탈한 모습으로 애니센터 계단에 앉아있던 후배의 모습이 생각났다. 알고보니 학교 6년 후배였다. 그럼에도 후배는 꿋꿋하게 작업을 이어나갔다. 나에게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내 눈엔 많이 부족해보였다. 지금이라도 만화를 그만두었으면 싶었다. 하지만 후배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한 생활력으로 자기 작업이 잘 안될 때에는 남의 작업을 도와 돈을 벌었다. 학교에 만화 강사로 수업을 나가기도 하고 거리에 나가 캐리커처를 그리기도 하였.. 2023. 12. 19.
굴뚝으로 들어간 니콜라오 만화 그리는 동갑내기 친구가 새 책을 냈다. 인세 9%에 발행부수 1500. 4000부에 대한 선인세를 받았단다. 친구는 우울했다. 시장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는 거다. 가장 큰 인터넷 서점인 예스 24에선 책이 거래되지도 않고 알라딘에선 열흘이 돼가도록 세일즈 포인트 10을 기록하고 있었다. 집계방식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세일즈 포인트 10은 최소값이다. 단 한부도 팔리지 않았을 때의 숫자 말이다. 그제 알라딘에 들어가 친구 녀석의 책을 주문했더니 오늘 세일즈 포인트 110이 되었다. 적어도 알라딘에선 내가 첫 구매자인 것이다. 발행한지 오래된 책과 함께 주문한 탓인지 책은 20일 날에야 도착한단다. 책을 읽고 나면 동료로서 리뷰 하나 남겨야겠다. - 굴뚝으로 들어간 니콜라오 지은이 황중선 출판사 바.. 2023.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