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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만화29

야와라 야와라우라사와 나오키가 쓰고 그린 "야와라"를 몇 권 주문했다.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 주문을 한 것이다.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표지 그림에 혹했다.이렇게 여자를 밝고 사랑스럽게 그리다니.우라사와 나오키의 필력이 진정 부러웠다.그리고 한 편으론 너무 칙칙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나도 밝게 살고 싶다.밝은 것을 그리고 싶다.내 그림이 칙칙하다고는 생각안해봤는데 그리 밝은 것도 아니다.하다보니 어쩔 수없이 어두운 것들을 그린 측면도 있다.오늘 문득 "야와라" 표지 그림을 보니 밝음에 대한 갈망이 생겼다.조선시대 여인을 넘어 현대 여인들도 그리고 싶다.그 것이 십대 소녀라면 더 좋겠다.나도 십대 소녀의 풋풋함을 그리고 싶다.그리고싶다고해서 당장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자극이 된다.. 2025. 3. 25.
별을 * 지키는 개 별을 * 지키는 개지은이 무라카미 다카시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호엔 니시노코란 기생호수가 있다.기생 호수라 해도 남한에서 가장 큰 자연호수인 화진포호보다 크다.너울거리는 파도가 마치 바다같다.지난 1월 일본 여행 때 호수를 찾았는데 몇년 전 방치돼 있던 차량이그대로 있는 것이다.차량은 몇년 사이 더 부식돼 그나마 남아있던 도색부분이 다 날라가 있는 상태였다.무슨 사연으로 차를 버렸을까?시 공무원은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않고 있는 것일까?몰라서?아니면 예산이 없어서?그 것도 아니면 책임 떠넘기기?앞뒤 사정이 궁금했던 나는 차 사진을 찍어 페북에 올렸다.이 때 sf 평론가이신 박상준 선생님께서 댓글을다셨다.일본 만화가 있는데 오랫동안 방치된 차량에서 사람 시신과 개가 발견된이야기라고.그렇게 해서 구입해 읽은.. 2025. 3. 7.
데즈카 오사무 <<붓다>> 데즈카 오사무 >1월 25일 쯤 시작된 기침 감기가 드디어 멎었다.한해 걸러 한번씩은 감기로 고생을 하는데 이렇게 오래가기는 처음.감기에 걸리면 삶의 질이 많이 확 떨어진다.의욕이 없어진다.그 와중에 데즈카 오사무가 그린 >를 다 읽었다.일본에선 열 네권이었다는데 한국에선 열 권으로 발행되었다.이렇게 호흡이 긴 만화는 실로 오랫만이다.솔직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책은 아니다.지루함을 견디며 책장을 넘겼던 순간이 많았다.일단 그림 스타일이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이렇게 깔금하게 떨어지는 선을 좋아하지 않는다.표현 방식도 그렇다.이따금씩 작가가 등장하는 코믹 연출은 재미를 주기보다는 되려 몰입을 방해했다.시간차도 크다.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초까지 연재를 했으니 옛날만화 범주에 들어가는 .. 2025. 3. 6.
<<붓다>> >데즈카 오사무의 >를 읽어보고 싶었으나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었다.그런데 마침 신한대학교 이찬주 교수님께서 페북에 쓴 내 글을 보시고>를 주시겠다고 한다.때에 따라 사양은 미덕이기도 하다.준다고 덥썩 받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왕조를 창업한 이들 대부분은 선양이란 이름을 빌려옥좌에 올랐다.부하들이 옥좌에 오르길 몇번씩 간청해도 사양하다 마지못해 오르는모양새를 취했다.옥좌에 얼마나 오르고 싶을 것인가?하지만 오르란다고 덥썩 오르면 마치 그 자리를 탐냈던사람이 되니 몇번이고 사양을 하는 것이다.왕조를 창업한 이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한번 쯤 사양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아니다.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학교로 가 책을 받아왔다.만화의 신으로 추앙받는 데즈카 오사무!.안타깝게도 애니메이션 말고는 그의 작.. 2025. 2. 16.
아트만두의 <<목표는 방구다>> 동갑이란 이유로 처음 보자마자 말을 놓았던 아트만두의 책 "목표는 방구다".정치풍자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책이다.통쾌 상쾌 유쾌하다.카타르시스를 느낀다.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나의 분노가 아트만두의만평을 보며 잘못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80년대 외신으로 소개된 루리의 캐리커처 만평을보며 왜 우린 저런 작가가 없을까 아쉬워했는데이젠 아쉽지않다.책을 보며 좀 놀랐다.그림 뿐 아니라 글도 감칠맛나게 참 잘쓴다는 것이다.글에서도 재치가 넘친다.너무하는 거 아녀 아트만두?나같은 사람은 어쩌라고?부러우면 진 거라는데 졌다.ㅠㅠ얼마전 황학동에서 눈과 귀와 입을 가린 세마리 원숭이 조각상을보았더랬다.그 이미지가 강렬해 원숭이 조각상을 사지 않은걸 후회하고 있었다.헌데 만두의 책에 세마리 원숭이에 대한 이야기가 .. 2025. 2. 10.
"동토의 여행자" 가운데 송화루 - 다니구치 지로 "동토의 여행자"란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가 있다.단편 모음집인데 '송화루'란 32쪽짜리 만화를 좋아해 이따금 펼쳐보곤한다.한 때는 요정집이었지만 퇴락해 도시서민들이 세들어 살아가는 집.만화가 지망생인 지로는 이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거리의 배우 술집여자 실직자.무슨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는 건 아니지만 묘한 매력에 나는 이 만화를 계속 찾아보게 된다.나를 가장 사로잡는 건 만화에 표현된 요정집 특유의 공간이다.복도에 줄지어 딸린 방들은 미닫이문으로 돼있어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구조다.그렇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술집여자가 불쑥 찾아들기도 한다.나 같으면 금방 술집여자에 마음을 뺏길테지만 지로는 무덤덤하다.왜?이따금 같은 고향출신의 여자친구가 놀러오기 때문이다.여자친구에게 자신이 그리고있는 만화원.. 2025. 2. 9.
한 걸음 '이시종 지사 이야기'- 바킹독 우리가 알고있는 독립운동가는 몇이나 될까?유관순 김구 안중근 윤봉길 여운형 안창호 한용운 백정기 강우규 윤희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나 역시 입에 올릴 수 있는 독립운동가들이 많지 않다.역사란 무엇일까?지난 세월의 특별히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당연 몇몇 사람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그리하여 역사는 그들이 주도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역사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그를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독립운동 역시 몇몇 사람만 한 것이 아니다.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려가며 일제에 맞서 싸웠다.수년간 옥고를 치르고 목숨을 잃었다.공동선을 위해 자기를 버린 것이다.경기도 광주에 살던 청년 이시종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그는 한학을 공부했지만 이름을 .. 2025. 2. 9.
만화 그리는 동갑내기 친구가 새 책을 냈다. 2016년 12월 16일 · 만화 그리는 동갑내기 친구가 새 책을 냈다.인세 9%에 발행부수 1500. 4000부에 대한 선인세를 받았단다.친구는 우울했다. 시장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는 거다. 가장 큰 인터넷 서점인 예스 24에선 책이 거래되지도 않고 알라딘에선 열흘이 돼가도록 세일즈 포인트 10을 기록하고 있었다.집계방식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세일즈 포인트 10은 최소값이다. 단 한부도 팔리지 않았을 때의 숫자 말이다. 그제 알라딘에 들어가 친구 녀석의 책을 주문했더니 오늘 세일즈 포인트 110이 되었다.적어도 알라딘에선 내가 첫 구매자인 것이다. 발행한지 오래된 책과 함께 주문한 탓인지 책은 20일 날에야 도착한단다.책을 읽고 나면 동료로서 리뷰 하나 남겨야겠다.-굴뚝으로 들어간 니콜라오 지은이 .. 2024. 12. 16.
치비마루코짱 치비마루코짱일본에 살던 권숯돌 작가가 내게 공수해 준 만화 "치비마루코짱"이다.사회적 현상이라 부를만큼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고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컨셉의 만화가 여러 편 나왔다.컨셉 뿐 아니라 그림도 비슷하다."치바마루코짱"을 읽은적은 없지만 그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하다.이렇게 약화된 그림으로 내 유년시절을 그렸으면좋겠단 생각도 들었다.작가 이름은 사쿠라모모코.에세이 작가로도 활동했는데 안타깝게도 2018년 5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정말이지 인간의 운명은 예측할 수가 없다.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을 벌어 꽃길만 보장된 삶이지만병마가 찾아올 줄이야.어렵게 살던 사람이 세상을 떠난 것도 안타까지만 모든 걸 다 이룬 사람이 세상을떠나도 안타깝긴 마찬가지다.누릴 수 있는 걸 누릴 수 없으니 말이다.일본어.. 2024.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