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31

이승우 소설집 "오래된 일기" 소설책은 잘 안보는데 호기심이 일어 읽었다.굳이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주문을 하여 읽은 것이다.정확히는 표제작인 '오래된 일기'라는 단편 소설 한 편을 읽었다.내 보잘 것없는 작은 성취에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는 아니 그럴 것이라고 의심이 되는어떤 이를 생각하며.문장이 좋다.'기억은 평평하지가 않다. 기억 속에선 우뚝 솟은 산맥도 있고 깊게 파인 협곡도 있다.소용돌이는 움푹파인 지점을 중심으로 휘돈다.'규가 주인공에게 하는 대사는 내 마음을 찌른다.'나에게 안 미안한가?'소설 마지막엔 이런 문장이 나오는데 인상깊다.'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로인해 누군가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떳떳한 일일까?'이승우란 작가를 처음 알았고 단편 소설 하나를 읽었다... 2024. 6. 5.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책장을 정리하며 곽작가님이 쓰신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을 훑어보는데 안가본 곳이 있다.효령대군 묘역과 사당이 있는 청권사다.방배역 4번 출구에서 불과 50m라니 지나는 길에꼭 한번 가봐야겠다.서울이란 곳이 그렇다.가볼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생각하는데 안가본 곳이 꼭 나온다.육군 사관학교가 있는 화랑대역도 곽작가님 책을보고 다녀왔다.덕분에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을 좀더 깊이 알게 되었다.다녀온지 오래된 화계사는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단생각을 한다.대원군이 썼다는 편액 글씨를 봐야겠다.작품의 주무대가 조선시대 한양인 나로선 서울을 좀더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그런 의미에서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은 유용하다.나뿐 아니라 자신이 살고있는 서울이란 공간을 깊이 알고 싶어하는 분들에겐꼭 필요한 책이다.*만화가 곽원.. 2024. 6. 5.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2003년 약 9년만에 만난 친척여동생은 내게 상자 하나를 건넸다. 뭐가 들었나 싶어 열어보니 책이 열 몇권 쯤 되었다. 자신이 읽은 책이라 했다. 읽은 책을 굳이 쌓아두지 않는 탓에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 이전엔 "철학에세이" 같은 책을 줘 읽기도 하였다. 그날 집에 돌아와 책들을 들춰보았다. 딱히 관심가는 책은 없었다. 그래도 건넨 사람 성의를 생각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포레스트 카터라는 인디언 핏줄을 이어받은 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이다. 한데 흥미가 일지 않았다. 110 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 그 책을 21년만에 펼쳐들었다. 페이지가 접힌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20페이지 쯤 읽다가 책장을 덮었다. 흥미가 일지 않았다. 세월이 .. 2024. 4. 4.
도련님의 시대 도련님의 시대 세키가와 나쓰오가 쓰고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도련님의 시대" 3권은 이시카와 다쿠보쿠에 대한 이야기다. 이시가와 다쿠보쿠가 누군가? 나도 만화를 보기 전까진 몰랐다. 우리가 김소월과 윤동주를 사랑하듯 다쿠보쿠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 한다. 만화는 지로 특유의 필치로 아주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한 컷 한 컷 쉽게 넘길 수가 없다. 만화를 보는 내내 아쉬움이 드는 건 판형의 작음이다. 판형을 좀 더 크게 해 축소비율이 적었으면 보기가 훨씬 좋겠단 생각을 한다. 밀도가 적은 원고는 축소를 많이해 짜임새있게 하고 밀도가 높은 원고는 축소를 적게해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아야 하는데 다니구치 지로의 원고는 후자다. 바라건대 다니구치 지로의 책은 잡지 판형으로 냈으면 좋겠다. 메이지 시.. 2024. 2. 6.
문익환 평전 "아...되다.... 머리에서 쥐가 나네 쥐가 나" 며칠동안 앓는 소리를 내며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김형수님이 쓴 "문익환 평전"이다. 페이지를 보니 726 쪽. 정말 오랫만에 읽는 벽돌책이다. 벽돌책이라 해서 다 이렇게 힘든 건 아니다. 내용이 소프트하고 문장이 간결하면 술술 읽힌다. 그런데 이 책은 문장을 너무나 어렵게 써서 진도가 잘 안나간다. 더하여 기독교 이야기가 많이 나와 깊이 스며들지 못했다. 무신론자인 내게 기독교 신앙은 닿을 수 없는 피안 저 너머의 세계다. 그럼에도 감내하며 읽어야하는 건 민주화를 위해 가장 뜨겁게 불사르다 간 이가 문익환 목사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과 군사정권 아래에서 '민주화 운동'은 숭고하기 이를테없는 절대가치다. 나는 그 가치를 위해 싸웠던 .. 2024. 2. 1.
윤상원 평전 같은 사건을 두고도 사람에 따라 이야기가 각기 다르다. 평전도 그렇다. 같은 인물을 다루고 있음에도 서술방식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점도 다르다. 김상집 선생은 녹두서점에서 윤상원 열사와 가두 방송하며 보낸 시간이 많고 임낙평 선생은 들불야학에서 함께 한 시간이 많다. 그리하여 한 책은 가두방송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한 책은 들불야학에 많은 비중을 둔다. 그러나 공통점은 윤상원 열사의 인간적 매력과 고뇌를 둘 다 잘 그리고 있다는 거다.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고 싸웠는지 눈물로밖에 읽을 수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임낙평 선생이 쓴 윤상원 평전은 절판이란 것이다. 할 수없이 중고매장에서 웃돈을 주고 사야만 했다. 또 굳이 흠을 찾자면 오타가 많다. 책 날개에 항쟁 마지막 날을 5월27일이 아닌 5월 20일.. 2024. 1. 28.
히로카네 켄시 <<인간교차점>> 샐러리맨의 삶을 그린 "시마과장"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다. 1억권을 넘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최소 몇천만권은 팔렸다. 나도 시마과장을 보고 만화가 이렇게 재밌나 싶어 깜짝 놀랐다. 동생도 시마과장을 보았는지 스케일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동생이 말한 '스케일'이란 낱말에 꽂혔다. 조금이라도 스케일이 큰 작품을 그리고 싶었다. 생각처럼 되진 않지만 스케일은 이후 내 작품 활동의 방향성이 되었다. 시마과장을 그린 작가의 이름은 히로카네 켄시다. 나는 한자를 우리식대로 읽는게 익숙해 홈경헌사弘謙憲史라 부른다. 토요토미히데요시를 풍신수길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히로카네 켄시는 시마과장 외에도 히트작들이 많다. 인간교차점도 그 가운데 하나다. 유일하게 스토리 작가와 협업을 해 그린 만화이기도 하다. 총 열일.. 2024. 1. 25.
한국의 발견 페친이자 제 고향사람인 김형진님께서 보내 주신 책입니다. 알라딘 중고 책방에 갔는데 혹시 제가 필요로 할지 모르겠다면서 택배로 보내주신 거지요. 가끔 책의 저자로부터 책을 받긴 했었지만 이렇게 고향 사람이란 이유로 책을 받아보긴 처음입니다. 김형진님은 제 책의 독자이시기도 한데요. 지금은 대기업 퇴사후 창업전선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부디 개발한 제품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시장에 나가 큰 성공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잠깐 책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뿌리깊은나무에서 발행한 전국 답사여행기인데요 서울, 경기, 전북 편입니다. 발행년도를보니 무려 1983년 이네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에 나온 책이지요. 틈틈이 책을 보곤 하는데 참 재밌네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전으로 돌아가 전.. 2024. 1. 24.
금강산선 이야기 후배인 김용길작가의 새 책을 주문해 읽었다. 금강산선이라니 처음듣는 이야기다. 제법 역사를 안다고 자부하던 나였는데 아니었다. 마치 뒷통수를 맞은 것 같다. 금강산선은 일제강점기 관광용으로 개발한 전철노선이다. 거리는 철원에서 금강산까지 116 키로이고 시속 30키로로 달려 4시간만에 금강산에 이른다고 한다. 작가는 아버님이 어릴때 금강산선을 타고 금강산에 갔다는 말씀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자료를 찾고 마침내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단다. 정말 소재가 좋다. 그런데 읽어보니 재밌기도 하다. 솔직히 이렇게 짜임새있게 스토리를 쓰는 줄은 미처 몰랐다. 미안.. . 용길아... ㅋㅋ 그리고 정말 고마운 것은 작가의 말에 내가 쓰고 그린 정가네소사를 언급한 점이다. 내 만화가 누군가에게 자극이 됐다니 한편으론 놀랍.. 2024.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