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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만화

저자 사인

by 만선생~ 2025. 4. 21.

저자 사인
만화가에게 그림이 없는 저자 사인은 생각하기 힘들다.
선을 최대한 적게 쓰더라도 뭔가를 그려야 한다.
글만 쓰는 작가와는 다른 점이다.
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TV에서 우연잖게 돌아가신 이향원 선생이 팬사인회 하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어린이날 행사였지 싶다.
길게 늘어서있는 독자에게 일일이 그림사인을 해주시는 거다.
정말이지 힘들어보였다.
만약 힘들다고 사람 이름만 써주면 어떨까?
앙금없는 찐빵이다.
사인받는 이유가 사라진다.
만화가에게 캐릭터는 생명과 같기 때문이다.
사인도 만화가들마다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캐릭터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휘리릭 그리는 작가도 있는 반면
작품을 그려주는 작가도 있다.
이희재 박재동 두분 선생님 사인은 정말이지 작품이다.
작품이 탐나 나는 두분의 책이 나오면 바로 사인 요청을 한다.
후배 박건웅도 사인이 예술이었다.
독자로선 감격하지 않을 수 없겠더라.
문제는 시간이다.
한 두개는 문제가 아닌데 수가 많아지면 일이 된다.
그리고 무엇을 그려야할지 고민이 된다.
난 그동안 외할머니 모습을 줄곧 그려왔는데 이미 사인을 해줬던 이에게
똑같은 모습을 그려주기가 조금 민망하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패랭이를 쓴 영덕의 모습이다.
그런데 패랭이를 그리는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상투머리에 두건을 두른 모습은 좀 심심하고.
또 사인이 들쭉날쭉이다.
잘그려진 것도 안그려진 것도 있다.
고르지가 않다.
그렇다고 수정할 수도 없으니 설령 내키지 않아도 그대로 내보내야 한다.
단체로 책을 주문한 분이 있어 사인을 하는데 힘들다.
두 세개 하고나니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기념이 될 거란 생각에 즐겁게 저자 사인을 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특별하게 여기는 이도 있을 거다.

202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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