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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역사24

만주 금주성 할머니는 1945년 9월 만주 금주성에서 돌아가셨다.퇴각하는 일본군과 이를 저지하는 중국군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으로지병이 도지면서 숨을 거두었다.아버지가 우리 형제들에게 귀에 못박히도록 하신 이야기다.나는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거대한 중국식 성곽을배경으로 벌어지는 총격전을 상상했다.그리고 성문엔 금주성이라 써있는 편액이 걸려 있을 것이었다.하지만 나의 상상은 잘못된 것이었다.금주성의 성은 성곽이 아닌 행정구역을 뜻하는 성이었다.괴뢰국인 만주국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행정구역을 성으로 나누었던 것이다.물론 만주국의 크기가 중국 본토에 비해 작아한개 성의 크기도 작았다.아버지가 살던 금주성 역시 지금 중국의 절강성 흑룡강성 호남성 사천성등에 비해 작지만 한국의 행정구역인 도보다는 훨씬 컸다.아버지가 살던 .. 2024. 9. 13.
통감 通鑑 통감 通鑑골동품점을 갔는데 "통감"이란 책이 보였다.사마광이 쓴 자치통감을 말하나 싶어 책을 펼쳐 보았다.첫머리에 중국 역대 왕조가 삼황오제부터 청나라까지 일목요연하게 잘 나와 있었다.단 두페이지에 5천년 중국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듯 했다.그렇게 감탄하며 다음 페이지를 읽으려는 순간, 모르는 한자가 밤하늘의별만큼 많았다.아니 한자를 알고 있어도 문장으로 해석해내지 못했다.조선 선비들이 일상적으로 읽고 썼을 글을 고등교육을받은 나는 읽을 수 없었던 것이다.학창 시절 워낙 공부를 안했던 탓도 있지만 조선이란나라의 문자 생활과 대한민국의 문자 생활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도대체 소미선생이 뭘 어쨌다는 것인가?검색을 해보니 "통감" 은 중국 송나라 때 소미 선생 강지가 《자치통감》을 요약한 책이었다.아마.. 2024. 9. 12.
평안도 성천부의 객사인 동명관과 강선루 평안도 성천부의 객사인 동명관과 강선루. 6.25때 소실됐다. 2024. 9. 12.
해주 부용당 해주 부용당 1913년 일본인이 찍은 해주 부용당 사진.기억자형으로 돼있는 누각이 아주 멋지다.크기는 열세칸 정도 되어 보이는데 조선시대 이 정도 누각은 몇 안되는 것 같다.아마도 해주 감영에 딸려있는 건물이지 싶다.부용은 연꽃을 뜻하는 한자어다.연꽃은 자태가 고와 사람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꽃이다.진흙속에서도 더렵혀지지가 않아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전국에 부용을 딴 산 이름이 여러개이고 누각도 여러개다.가장 유명한 것은 창덕궁에 있는 부용정이다.규모가 작아서인지 루라 하지 않고 정이라 했다.전남 벌교에 있는 부용산을 소재로 만들어진 노래 '부용산'은 너무나 아름답다.한 때 빨치산들이 많이 불렀다 해 금지곡이 되었으나 이념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여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시에 곡을 붙였을 뿐이다.. 2024. 9. 12.
왜정시기 신사의 수 상명대 교수로 재직 중인 고경일 페북글에 따르면 해방 무렵 한반도에 소규모신사까지 합치면 무려 1144개소(민족문제연구소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신사가 1144개.엄청난 숫자다.흥선대원군이 훼철한 서원숫자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신기한 것은 해방이 된 뒤 이 많은 신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는 점이다.얼마나 꼴보기 싫었으면 이들을 일시에 헐어버렸을까?아마도 기둥은 가져다 땔감으로 쓰고 돌은 필요한데 갖다가 썼을테다.여행을 다니다보면 일본식 돌을 만나게 되는데 아마도 신사에서 가져온 돌일 것이다.이렇게 분노한 조선민중의 손에 신사가 사라지는 가운데 화를 면한 신사가 있다.광주 송정리에 있는 신사로 미군정은 소유권을 절에 버렸다.절은 신사의 원형을 건드리지 않고 불당으로 사용하니 바로 금선사다.그러니까 한반도.. 2024. 9. 12.
택호 택호 강경댁 원평댁 이서댁 부용댁...우리 어릴 때만 해도 택호를 많이 썼다.이름을 부르기가 좀 뭣하니 시집오기 전 살던 고장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우리 외할머니는 부안 연동이란 곳에서 시집을 오셔 연동댁이라 불렸다.미을 사람 뿐 아니라 외할아버지도 그리 불렀다고 한다.외할아버지가 남긴 유언은 '오바 속에 있는 50원을 연동댁에 주라'는 것이었다. 친할머니는 해방이되던 해 만주에서 돌아가셨다.전해지는 택호가 없다.오늘 같이 비가오는 날엔 아버지는 꼭 술을 드셨다.한 잔 두잔 한 병 두병......술에 거나하게 취한 아버지는 "아이고 어머니~ "하며 우셨는데 가장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게 정말 불만이었다.한국 전쟁이 끝난 뒤 결혼한 어머니는 시어머니 얼굴을 뵌 적이 없다.결혼 이후 고생을 이루말할 수 없.. 2024. 9. 11.
중국 왕조의 영향을 받은 이웃 나라들 당나라 문화를 보고싶으면 일본을송나라 문화를 보고 싶으면 베트남을명나라 문화를 보고 싶으면 조선을 보라. 란 말이있다고 두선생의 역사공장이란 유튜버가 알려준다.일본 교토는 당나라 수도 장안을 본떠 만든 도시다.교토는 세 번 다녀왔는데 니조, 하치조란 지명에서보이듯 구획도시란 걸 알 수 있다.지형이 평탄해 구획이 가능하다.자전거 타기에 좋다.그에 반해 한양은 산중 도시라 구획이 불가능하다.자전거를 타기 좋지 않다.한강을 나가야 비로소 폐달을 마음껏 밟을 수 있다.모르긴 해도 교토의 옛 건축물들은 당나라 시대건축물을 많이 본뜬 것 같다.베트남은 패키지 여행으로 한 번 돌아본 게 전부다.수도인 하노이에서 이틀을 머물렀다.몇 개의 옛 건물을 봤지만 송나라 시대 영향인지는 알 수가 없다.송나라는 중국 역사에서 경.. 2024. 9. 8.
천룡팔부天龍八部> 페친이신 김*명 선생은 꾸준히 불경을 사경하고 계신다.댓글에 번역문도 함께 올리시는데 카피가 아니라 일일이 쓴 것이라 한다.평소 필치가 좋네 하며 건너 뛰다 오늘은 한 번 읽어보았다.지장보살본원경 부촉인천 품 제13-1 이다. 어, 이게 뭐지?읽다보니 천룡팔부란 말이 나온다.>는 김용이 쓴 무협소설이다.읽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져 제목만큼은 익히 알고 있다.불경에서 제목을 따왔던 것이다.무슨말인가 궁금해 찾아보니 이렇다.'일반적으로 천룡팔부는 불국(佛國) 세계를 지키는8명의 선신(善神)을 통칭하는 말이다.'라고.난 불교에 친밀감을 가지고 있다.인연, 전생, 찰나, 다반사, 용맹정진 같은 불교 용어들이 좋다.가끔 불교 용어로 지은 영화 제목을 보면 반갑다.> > 같은 제목들 말이다.불교에 친.. 2024. 9. 8.
마음엔 있으나 하지 못한 일들이 너무나 많다. 마음엔 있으나 하지 못한 일들이 너무나 많다. 김해 여행 중 알게된 근대 역사 인물 최대성. 도예공방 개락당 당주 최영주님의 큰할아버님이시다. 보도연맹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 한국판 쉰들러로 불린다. 남편이신 김금수님과 인연으로 공방을 방문한 건 두 차례. 인상적이었던 건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다는 거였다. 도시에서 파편화된 개인으로 살아가는 내겐 놀라움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살아가는 곳. 그 중심엔 개락당 대표이신 김금수 선생과 당주이신 최영주 선생이 있었다. 감히 평하자면 최영주 선생은 명민한 분이셨다. 거기다 친화력과 더불어 리더십이 있어 사람들이 따른다. 애써 자기 것을 챙기기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몸에 베여 있었다. 어머님도 그렇고 언니분도 그렇고 흔.. 2024.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