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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역사

중국 송나라

by 만선생~ 2025. 4. 21.

중국 송나라
<청명상하도 송나라의 하루>를 읽고 <수호지>를
다시 읽고 있다.
무려 삼십여년만이다.
그 사이 종이가 누렇게 떠 책이란 것도 수명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구나 싶다.
100년만 지나면 종이가 바스러져 책장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
닦나무로 만든 옛종이는 몇백년이 가도 끄덕없는데 말이다.
<수호지>는 송나라 선화연간에 있었던 도둑들 이야기다.
청명상하도가 그려진 송휘종 치세다.
우리로 치면 고려 초기에 해당한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도경>을 쓰던 시기다.
내게 송나라는 역대 중국 왕조 중 원픽인 나라다.
우리나라를 한 번도 괴롭힌 적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중국 역대 왕조 중 가장 경제적으로 번영한 나라여서다.
처음으로 인구 1억을 돌파했을 뿐 아니라 당시 세계 GDP의 60%를
차지했다고 한다.
송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소설을 읽으며 이십대엔 들어오지 않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 절에선 한번도 보지 못했으나 일본 절에선 자주 보던 '방장실'이
여러차례 나왔고 '장로'란 말도 심심잖게 나왔다.
교회에서 쓰는 '장로'란 말이 본래 불교에서 빌려온 말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도시의 번화함을 묘사한 대목들도 지나칠 수 없었다.
찻집과 술집이 즐비하고 푸줏간 대장간 채소가게등
현재 시장과 다름없는 시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레가 교통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있고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장면들도
여러번 나온다.
찻집은 대개 2층이다.
여행자들은 객점에서 잠을 잤다.
당시 지구상에 객점같은 숙박시설이 있었던 나라는 송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더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당연한 일들이 당시엔 당연하지 않았다.
이혼도 자유로웠다.
모함에 걸려든 임충이 아내에게 재가를 권하는 모습에서 여인의 재가를
허용하지 않던 조선에 비해 훨씬 앞서간 사회임을 알 수 있었다.
판관 포청천이 몸담았던 개봉부 유수도 여러번 나왔고
포도대장에 해당하는 즙포사신도 등장한다.
만화가 김철호 선생이 그린 그 <즙포사신>이다.
어떤 내용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어떻게 그런 소재로 만화를 그리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소설을 읽다 눈길이 가는 문장이 나와 옮겨본다.
'여자는 썩 예쁜 얼굴은 아니었으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만큼은
되어보였다.'
썩 예쁘진않으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외모.
어떤 여자를 일컫는 말일까?
나는 그게 궁금했다.
 
202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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