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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65

발 킬머 발 킬머동시대 활동했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면 가슴이 덜컥한다.나도 언젠가 저리 가는 것이겠지.그 시간은 점점 앞당겨 온다.조각같은 외모로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발킬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마음이 흔들렸다.65세. 이제 한창 나이인데...사망원인은 폐렴이었다.나는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는 이들이 싫다.관리가 잘돼있음을 자랑하는 사진들.날이면 날마다 운동뒤에 셀카를 찍어 올리는 이가 있어친구 차단까지는 아니고 30일 숨기기를 했다.보는 것이 정말 괴로웠다.나르시즘은 자유지만 보는 이를 좀 생각하셨어야지.자기 관리가 잘돼있는 사람보다 자기 관리가 안돼있는 이들에게 더 마음이 간다.전날 마신 술로 하루종일 고생을 하고 중요한 물건을 중요한 때 잃어버리는 사람.도박에 빠져 큰돈을 잃기도 하는 그런 사람에 마음이 .. 2025. 4. 3.
갈수록 머리숱이 줄어들고 있다. 갈수록 머리숱이 줄어들고 있다.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가늘어지고 있다.몸이 피곤하면 머리부터 가라앉는다.머리가 빠져 고민이라던 후배의 말이 이젠 달리 들리지 않는다.할수만 있다면 정수리에 머리를 천개 쯤 심고 싶다.모근이 튼튼한 동료 작가의 머리를 볼 때마다 부러움이 일곤한다.그렇게 튼튼한 모근을 가졌음에도 귀찮다는 이유로 머리를 밀고 다니는모습을 보면서 알지 못할 열패감을 느꼈다.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노무현 대통령이 고향인 봉하로 내려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머리였다.밀짚모자를 벗었을 때 드러나는 빽빽한 머리숱이 지금도 선연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반대로 그의 오랜친구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애잔한 마음이 든다.머리를 숙일 때 드러나는 듬성듬성한 머리가 마치 십오륙년 뒤의내 모습.. 2025. 3. 25.
돈 2 돈없이 사니 편한 것도 있다.돈꿔달라는 사람이 없다는 거다.만약 내게 돈이 좀 있다면 어떨까?돈 좀 꿔달란 사람이 많을 거 같다.그럼 나는 외면하지 못하고 돈을 꿔주는데 그들은 돈을 갚지 않는다.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그럼 나는 돈을 받지 못해 속을 끓일테고 급기야 미워하는마음까지 갖게 될 것이다.얼마 전 고향에 내려가 후배님을 만났는데 열심히 일을 하여돈을 제법 벌고 있었다.그리하여 밥을 사는 것은 물론이고 모텔까지 잡아준다.고마울 따름이다.남들은 불경기라 다들 어렵단다.하지만 후배님은 경기를 타지 않고 오다를 계속 받고 있다.그리하여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사람은 눈을 씻고봐도 찾을 수 없다.누군가에게 일을 시키더라도 자신.. 2025. 3. 23.
돈 1 돈세상 모든 일은 돈으로부터 비롯된다.좋은 일도 그렇고 나쁜 일도 그렇다.넷플릭스에서 "빅 조지 포먼"이란 전기 영화를 보았다.나는 거의 매일 유튜브로 복싱 경기를 보는 사람이라 지나칠 수가 없었다.영화는 전체적으로 루즈하다.신앙에 귀의한 삶은 비기독교인인 내게 흥미를 유발하지 않았다.무엇보다 감독의 연출력이 부족하다.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같은 이야기라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힘.그 것이 연출력이다.그럼에도 곱씹어볼만한 내용이 있었다.복싱은 힘든 스포츠다.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경기를 하는 동안 맞을 수밖에 없다.숄더롤같은 거의 완벽한 방어기술을 가지고 있는플로이드 메이웨더 같은 선수도 일생동안몇 번은 맞는다.그렇다면 왜 이리 힘든 일을 하는 것일까?싸움을 해 이기겠다는 원시적인 공격 본능도한 .. 2025. 3. 23.
비교화법 지인은 종종 비교화법을 구사한다.대부분 장단을 맞추어 주지만 간혹 심사가 뒤틀려 입을 닫는다.예를 들면 이런식이다.좌와우 어느 한 곳에 매몰되지 않았던 여운형의 균형잡힌 행보를 말하면서김구를 깎아 내린다.여운형이 훌륭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독립운동에 헌신한김구를 깎아내려야하나?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켄로치 감독의작품을 칭찬하는 것까진 좋았다.그런데 칭찬 말미에 봉준호보다 몇수 위라고 말한다.켄로치 감독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봉감독이몇 수 아래는 아닌 듯 했다.봉감독도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켄로치가 받지못한 아카데미작품상까지 받았다.로버트 달의 소설은 유머가 있다고 한다.은근하면서 능청스럽다.성석제의 작품세계도 그렇다.지인은 성석제가 로버트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거기까진.. 2025. 3. 23.
심익현 유튜브 방송 " 일당백-일생동안 당신이 읽어야할 책 100권"에서 진행자정영진씨가 말했다.심익현 선생이 어쩌고 저쩌고.요는 한국 남성이라면 그 양반을 모를리 없다는 것이었다.근데 정말이다.난 첨 들었다.궁금증이 일어 검색을 해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더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여성과 합을 맞췄으면서도 누구보다건강하단 것이었다.자기관리가 철저한듯 했다.몇년전이다.여행 중 우연히 만난 한 사내로부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자신이 처음 여성과 관계를 가졌던 이야기부터일생동안 거쳐간 여자들 이야기였다.사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졌고어제도 처음 만난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고 했다.사내와 만난 여자들의 층도 다양해서 학력이 낮은여성부터 인텔리 여성까지 두루두루 합을 맞추었다.그에겐 나.. 2025. 3. 21.
오세영 선생을 추억함 나는 음치다.학교 음악시간에 실기시험을 보면 기본점수밖에 받질 못했다.노래를 못부르니 사람들 앞에 나가 노래 부르는 걸 꺼린다.노래방 가자는 사람들이 싫다.노래방에 가선 억지로 몇곡 부를 뿐 주로 듣기만한다.2005년이었나?동료작가들과 용인 남사에 살고계신 오세영선생 댁을 찾았다.마침 출판사 사람이 와있어 분위기가 왁자해졌다.밖에 나가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니 모두들 마음이 들떴는지 누가먼저랄 것도없이 노래방을 가게 되었다.순번이 돌고 선곡한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불렀다.썩 좋아하는 노래는 아니었지만 제목에 꽂혀선곡을 했다.자꾸만 멀어져간다~사랑인 줄 알았는데~노래가 끝나자 오세영 선생님은 눈물을 훔치고 계셨다."야 너... 왜 나를 울리고 그래~~~"믿기지 않았다.내가 부른 노래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2025. 3. 21.
국민연금 국민연금나이먹는 건 싫지만 국민연금 받게 될 날은 은근 기다려진다.납입한 금액이 적어 받는 돈이 용돈수준일테지만 그래도 달달이 얼마간 나온다생각하니 기분이 좋다.돈을 많이 벌어놓았다면 껌값에 불과하다.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면 큰힘이 되어줄테다.적어도 굶어죽진 않겠지.동갑내기 친구와 전화통화 중 국민연금 받는 시기를 이야기 하였다.내가 기억하는 연금 수령시기는 만 65세였다.우리나이로 66세가 되어야 연금을 탄다.그런데 친구가 아니란다.만 64세라는 것이다.이상하다 싶어 검색을 해보니 만 64세가 맞았다.우리보다 한해 뒤에 태어난 이들은 65세에 연금을 수령하였다.민간 연금과 달리 국민연금은 깰 수가 없다.64세가 되어야만 수령이 가능하다.현재엔 쓸 수없는 미래의 돈이다.64세를 65세로 착각한 것.. 2025. 3. 20.
군훈련소 때 일이다.어느날 사타구니가 견딜 수 없이 가려웠다.이게 병공통 과목서 배운 옴이란 건가?옴은 무서운 병이었다.두드러기가 온몸으로 번질 뿐 아니라 전염 된다고 한다.그날 잠자리에 드는데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나로 인해 내무반원 전체가 옴에 감염되는구나.이튿날 고민끝에 조교에게 사타구니를 보여주며 옴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아냐 임마""예?""옴은 내가 알아.의무대에 가 약이나 바르고 와"의무대로 가 군의관에게 사타구니를 보여주었다.습진이란다.처방전으로 준 약을 바르니 언제 나았는지도 모르게 나았다.코로나 19에 감염되면 어떤 기분일까?나 자신이 고통스럽기도 하겠지만 나로인해다른 이들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괴로울 거 같다.중세 유럽을 집어삼키던 페스트나조선시대 한번씩 휩.. 2025.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