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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34

무협 활극 식 말하기 2017년 12월 19일 · 무협활극 식의 말을 하는 선배가 있다.선배의 말은 항상 과장돼 주의가 요망된다. 왜 유독 선배 주위 사람들에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을까?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에서 유독 김전일 주위에 살인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처럼 말이다. 선배의 얼굴은 무표정하다.사람들 앞에 나서 말을 할 때는 더 그렇다.아무리 웃긴 이야기를 해도 표정의 변화가 없다.어쩌다 웃긴 이야기를 하려다 먼저 흥분해 웃고마는 나와는 너무나 다르다.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말을 해나가는 선배. 스토리텔러로서 그만한 조건이 또 있을까 싶다.조선시대라면 전기수가 되어 생업을 이어나가리라. 선배의 말이 재밌다고 생각한 난 종종 말했다. "형 스토리 고민 할 거 없이 그 걸 만화로 그려 응" 하지만 선배는 한.. 2024. 12. 19.
소 어릴 때 어머니가 어쩌다 소고기국을 끓이면 냄새가역해서 다가갈 수 없었다.최소 1m는 떨어져 앉아 있어야 했다.식구들이 밥을 다 먹은 뒤에야 비로소 밥상에 다가가 밥을먹을 수 있었다.한 번만 그런게 아니라 매번 그랬다.그렇다고 육식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었다.돼지 고기는 잘 먹었다.생선은 말할 것도 없다.지금도 어머니가 끓여주던 명태국과 고등어찌개 갈치 조림은 생애 최고의맛으로 기억된다.유독 개고기와 더불어 소고기만 먹지 못했다.소고기라고 다 못먹는 건 또 아니었다.소고기 장조림과 선지해장국은 먹었다.하지만 먹는게 유쾌하지는 않았다.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전생이 소라고 했다.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윤회를 믿지 않지만 소를 보면 늘 슬프다.좁은 우리 안에 갖혀사는 것도 슬프고 코뚜레에 멍에를 걸머진.. 2024. 12. 17.
어느 지식 노동자 듣는 능력이 중요하다. 다른이의 말을 통해 나의 삶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얼마전 일 문제로 출판사 직원과 차안에서한시간 여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그 이의 삶이 한편의 드라마였다.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살아온 거다.나 같으면 부모를 원망하며 불만투성이의 루저가돼 있을텐데 그에겐 신이 주신 선물이 있었다.좋은 머리다.말도 안되는 환경에서도 공부를 곧잘했던 것이다.알바를 병행하며 학원한번 다니지 않고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알바를 계속했고 대학을 졸업해서는 6개월 과정의 출판 학교를 이수했다.이 기간동안 알바로 모았던 몇백만원의 돈을 생활비로 다 썼다고 한다. 이 때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도 만났다.수강생이 총23명이었는데 유일하게 .. 2024. 12. 16.
웃는 상 웃는상 어제 여의도 윤석열 탄핵집회를 마친뒤 뒤풀이자리에서 동료 작가가 말한다.나더러 웃는상이라고.항상 웃고 있단다.99년 롯데백화점 본점서 판매사원 교육을 받을 때였다.교육도중 교육 담당자가 나더러 일어나보라 한다.표정이 참 좋다며 교육생들에게 이분 같이 웃는 낯으로 손님을 대하란다.좀 어떨떨했다.집에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사람을 만나도 상황이 좋아야 웃지 그렇지 않으면 웃질않는다.'웃는낯에 침뱉으랴' 라는 말이 있듯 웃는 건 긍정의 에너지다.그래서 억지로라도 웃으라 말한다.웃다보면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최소한 사람들이 적대적으로 대하진 않는다.나 역시 찡그린 사람보다 웃는낯을 한 사람이 좋다.이성도 마찬가지다.웃는낯을 한 사람이 좋다.소개팅으로 만난 사이라면 애프터 신청을 하.. 2024. 12. 16.
변덕 아침엔 좋았다가 저녁엔 찬바람이 쌩쌩부는 사람이 있다.특별히 중요한 일도 아닌데 화를 내고 뒤돌아 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달래려 애써도 계속 화난 표정이니 아무리 좋은 감정을 가졌다 하더라도 결국 지쳐 나가떨어지고 만다. 이렇게 감정의 기복이 심한 원인은 뭘까? 성장환경 때문일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당한 상처 때문일까? 변덕이 죽끓듯 하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과 오랜 시간 관계를 이어갈 사람도 많지 않다. 결국 외로워지는 것은 자신이다. 마음을 평온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상대가 기분 나쁜 말을 하거나 기대에 못 미친 행동을 하더라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부분을 보지 말고 전체를 보아야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2024. 12. 14.
왜 사람을 빤히 쳐다봐요? 조금 전 지하철 승강장에서 있었던 일이다.그 옛날 산행도 함께 하던 여자후배와 닮은 여자가 걸어오길래 나도모르게시선을 고정시키고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런데 그 여자가 지나가면서 앙칼진 목소리로 한마디 한다. "왜 사람을 빤히 쳐다봐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만만해보인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만약 내가 조폭같은 인상이었어도 저렇게 쏘아 붙일 수 있었을까?어쨌든 잠시나마 모르는 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 건 미안하게 생각한다.그래도 변명을 하자면 그 여자와 여자 후배가 너무도 닮았다.여자 후배와는 추억이 하나 있다.여자 후배가 결혼을 한뒤 어느 술자리에서다.여자 후배가 말하길 내가 대쉬했으면 받아들였을 거란다.정말?하긴 언젠가는 길을 함께 걸을 때 슬며시 내 팔장을 끼기도 했었다.어색.. 2024. 12. 13.
형이번에 내린 눈으로 우리 작은형 회사(공장) 지붕이 내려 앉았다고 한다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나 복구를 하려면 꽤 많은 돈이 들어갈테다.불경기라 매출이 떨어져 걱정인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예상외의 지출을 하게 된 것이다.대신 대학을 나와 놀고있던 두 딸이 나란이 취직을 해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소식을 전한다.큰 딸은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는데 어디까지나 아르바이트였다.나중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는다 하더라도 좀 더 큰 회사에서 경험을 많이한 뒤 경영을하는게 맞지않나 싶다.그런 면에서 재벌집 아들과 손자들이 아버지 혹 할아버지가 세운 회사에 취직을 하는 건모양새가 좋지 않다.둘째 딸아이는 한동안 동영상 만드는 공부를 했는데직무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작은형 부부도 대한민국의 여느 부모처.. 2024. 12. 13.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스포츠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스포츠가 축구다.축구를 직접 하는 것도 싫고 중계방송을 보는것도 싫다.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큼어리석은 일도 없다.시간낭비일 뿐이다.국내 프로리그는 물론 A매치 따위 개나 줘 버려라.그래서 이번 월드컵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촛불집회엔 눈길 한번 안주던 사람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길거리 응원에 나서는 것을 보면 씁쓸했다.도대체 무엇이 더 중한가?애정하는 인문시사 유튜브방송 더깊이 10을보던 중 사무실에 놀러가고싶단 댓글을 달았더니빨리 놀러오란다.사람들과 축구경기를 볼거라면서.그렇잖아도 이사한 곳을 가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싶었다.축구를 보러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러가는 것이다.밤늦은 시각 광진구에 있는 사무실에도착했더니 포르투칼에 한국이 한 골을 먹고 있었다.그.. 2024. 12. 12.
우울증 주위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여럿보았다.이들의 특징은 삶에 의욕이 없고 매사가 부정적이다.긍정의 언어보다 부정의 언어가 많다.어떤이는 출근길에 갑자기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아주 강력하게 느꼈다고 한다.다행히 병원에 다니며 상담을 하고 약을 처방받아일상생활이 가능하다.우울증을 앓고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마음이 아주 여리다는 것이다.남의 말에 상처를 쉽게 받는다.시간이 지나면 툴툴털고 일어나야는데 부정적 감정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이른바 회복 탄력성이 없다.신경정신학에 대해 아는바가 없지만 우울증도 유전적 요소가 있는 것 같다.부모중 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자식도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부모님의 삶이 그렇듯 우리 형제들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다들 꿈이 커서인지 일찍부터 월급쟁.. 2024.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