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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발 킬머

by 만선생~ 2025. 4. 3.

 
 
발 킬머
동시대 활동했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면 가슴이 덜컥한다.
나도 언젠가 저리 가는 것이겠지.
그 시간은 점점 앞당겨 온다.
조각같은 외모로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발킬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마음이 흔들렸다.
65세. 이제 한창 나이인데...
사망원인은 폐렴이었다.
나는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는 이들이 싫다.
관리가 잘돼있음을 자랑하는 사진들.
날이면 날마다 운동뒤에 셀카를 찍어 올리는 이가 있어
친구 차단까지는 아니고 30일 숨기기를 했다.
보는 것이 정말 괴로웠다.
나르시즘은 자유지만 보는 이를 좀 생각하셨어야지.
자기 관리가 잘돼있는 사람보다 자기 관리가 안돼있는 이들에게 더 마음이 간다.
전날 마신 술로 하루종일 고생을 하고 중요한 물건을 중요한 때 잃어버리는 사람.
도박에 빠져 큰돈을 잃기도 하는 그런 사람에 마음이 간다.
자기 관리가 잘돼 엎어지는 일 없이 잘가는 사람은 싫다.
친구로 사귀고 싶지가 않다.
어딘가 비어보이는 이들과 어울리며 살아가고 싶다.
남에게 큰 피해만 주지않는다면 이들이 내 이웃이요
내 친구다.
조각같은 외모를 자랑하던 발킬머가 뚱뚱한 모습으로 대중에 나타났을 때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람이구나.
나와 같이 음식조절을 하지 못하는.
술을 즐겨마셨는지도 모르겠다.
폭식에 음주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어쨌든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을 헤아려 보았다.
아주 많은 편 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일정 시간동안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며
울고 웃으며 보낸 건 사실이다.
탑건, 붉은사슴비, 톰스톤, 알렉산더, 배트맨3, 고스트앤다크니스, 히트같은
작품들이다 .
이 가운데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고스트앤다크니스로
제국주의적 색채가 있어 아쉽지만 자연과 인간의 대결은 만화로 꼭 한번 그려보고
싶은 소재이기도 하다.
스크린으로 만난 것이 인연의 전부지만 그래도 명복을 빌어주고 싶다.
잘 가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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