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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71

영암 영보정 민족문제연구소 광주 지부장이신 김순흥 교수님 안내로 영암 영보정을 가보게 되었다.가까이 있는 장암정도 멋있다 생각했는데 장암정은영보정에 댈게 아니다.정말이지 멋진 건축물이었다.건축도 건축이지만 건축을 둘러싼 조경이 아주인상적이었다.정자의 규모 또한 여느 정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크다.앞으로 5칸 옆으로 3칸이다.남원 광한루에는 못미쳐도 호남제일정이라는 태인 피향정과 비슷한 규모다.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정자 중앙에 자리잡은 방이2층구조로 돼있다는 것이다.이런 형태의 정자는 처음이다.김순흥 교수님이 영보정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정자를 보느라주의 깊게 듣지를 못했다.기회될 때 다시 한 번 청해서 들어야겠다. 2023.4.23 2024. 4. 24.
원평 취회 원평 취회 열두살 때 떠나온 고향 김제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버지 산소만 있을 뿐이었다. 고향에 내려가도 만날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허했다. 뜨내기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 김제 원평 집강소를 알게 되었다. 140년 전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던 동학 농민 혁명을 기념하는 곳이다. 나는 오며 가며 집강소에 들렀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동학도들이 외우던 주문을 외웠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93년 4월 원평에선 취회가 열렸다. 1만여 명의 동학도들이 사문난적으로 몰려 죽은 수운 선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간청하였다. 합법적으로 동학을 믿게 해달란 요구가 한 달간 원평장터를 달구었다. 집강소 지킴이이신 최고원 선생이 말했다. 오늘의 원평 취회는 14.. 2024. 4. 20.
임진강 기행 임진강기행 주말이면 그녀와 어디를 갈까 고민이다. 의정부에서 하루동안 다녀올 수 있는 곳. 이번 주말엔 임진강을 가기로 한다. 한탄강과 임진강은 자주 다녔었지만 못가본 곳 역시 많기에... 혹 그곳이 강물에 접한 고구려성이라면 가고 싶은 마음은 이내 두배 세배가 된다. 그래도 하던 작업이 있어 한 시무렵이 돼서야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사주에 물기운을 많이 타고난 난 강물을 보는 것에 마음에 설레고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쑥을 캘 것에 마음이 들떠있다. 집을 나선지 약 한시간 여. 임진강 장단교를 건너 논둑길을 따라 한 참동안 달리자 커다란 봉분같은 것이 보인다. 목적지인 호로고루성(瓠蘆古壘)이다. 일부구간만 남아있는 아주 작은 성. 성에 올라 임진강물을 바라본다. 강물이 햇빛에 반사돼 은빛으로 .. 2024. 4. 4.
비화호 라인 비와호 라인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에 간 적이 있다.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바다처럼 넓은 호수다. 출발지는 교토역이다. 전철로 비와호라인을 따라 한시간 너머 달리면 아름다운 비와호 품에 안길 수 있다. 나는 오쓰역(大津)을 지나며 어딘지 낯이 익다 싶었다. 생각하니 해유록에 나와있는 역이었다. 해유록은 조선통신사 제술관인 신유한 선생이 쓴 일본 여행기다. 중국 여행기에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가 있다면 일본 여행기엔 청천 신유한이 쓴 해유록이 있다. 1719년 조선 통신사 행렬은 교토를 지나 에도로 향한다. 그 길목에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화호가 있는 것이다. 오쓰에서 하룻밤 잔 통신사 일행은 구사쓰(草津)를 지난다. 400년 전 조선 통신사가 지나던 길을 지나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 2024. 4. 4.
강화도 여행- 딸기책방 강화도에 새로 문을 연 책방이 있습니다. 이름부터 귀에 쏙 들어오는 딸기책방입니다. 책방 주인은 휴머니스트 편집주간이었던 위원석님으로 찻집과 출판을 겸한다고 합니다. 멀티플렉스라 하나요? 한 공간 안에서 문화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 말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딸기책방이 그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합니다. 주인장과의 인연은 정가네소사로부터 시작합니다. 서랍 속에 잠자던 정가네소사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준 분이지요. 무크지 작업도 함께 했었고요. 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강화도는 아주 매력적인 섬입니다.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문화유산이 도처에 있으니까요. 그 가운데 강화의 중심은 관청리입니다. 고려조정은 몽골의 압박을 피해 30년간 이 곳을 수도로 삼았습니다. 궁궐을 세웠고 행정을 운용할 수 있는 관.. 2024. 4. 2.
군산여행 4 동국사 동국사 군산에 동국사란 절이 있다. 1932년 일본 조동종이란 종파에서 세운 절인데 국내 유일(?)의 일본식 절이다. 광주 송정리에 있는 금선사도 일본식 건물이지만 동국사완 조금 다르다. 해방 후 조계종에서 적산가옥인 신사를 불하받아 세웠고 그래서 절이란 느낌이 그닥 들지 않는다. 동국사는 일제 강점기 금강사(錦江寺)라 불렸다. 일본식 발음으론 긴코지다. 절이 들어서 있는 금광동 일대가 일본인 거주 지역이라 일본인 신자들이 많아 찾아들었을 거다. 대한 불교 조계종 동국사는 일본식 절이란 특징 때문에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 번 거쳐가는 코스가 되었다. 내가 동국사에 들어섰을 때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말 그래로 종무실과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일본식이었다. 마치 일본의 어느 절에 와.. 2024. 3. 25.
군산여행 3 이성당 빵집 이성당 빵집 별다른 정보없이 군산 근대 문화거리를 걷다 빵집을 발견했는데 이성당이다. 언듯 듣긴 했으나 눈으로 보긴 처음이었다. 건물은 낡아보였으나 문은 끊임없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 하였다. 한마디로 문전성시다. 비결이 뭘까 싶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많았다. 계산대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한산한 여느 빵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 정도 손님이면 재벌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지 않을까 싶었다. 평일에도 이런데 주말엔 어떨까 싶었다. 마침 아침을 먹지 않아 배가 출출하였다. 단팥빵 하나에 2,500원이어서 두개를 사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더 먹고 싶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나무위키를 검색하니 이성당 역사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었다. 예상대로 빵집을 연건 일.. 2024. 3. 25.
김제 여행 4 금구향교 2 금구향교 2 항교의 총 책임자를 전교라 한다. 전임 전교인 배현식 어르신은 47년생으로 올해 나이 일흔 일곱이다. 어르신께 내 고향이 와룡이라고 하니 그 동네를 훤히 알고 계셨다. 사시는 곳이 황산면 상리인데 용지면 와룡리와는 그리 멀지가 않다. 용지 와룡은 하랭이라 불린다. 하랭이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이는 극진가라데 창시자인 최배달이다. 본명은 영의로 최승현의 네째 아들인데 형제들 또한 기골이 장대하다. 최영의의 바로 윗형인 최영범씨는 우리 아버지와도 친분이 깊었다. 배현진 어르신은 최씨 문중을 훤히 다 꿰고 계셨다. 최영의 부친인 최승현옹 즉 최면장의 키가 크고 뼈대가 굵었다는 것을 말하였다. 무면허 의사였던 아버지는 최면장 집으로 찾아가 링겔주사를 놔드리곤 하였다. 어머니 말로는 우리집 가까이 등.. 2024. 3. 25.
김제 여행 3 금구 향교 1 금구 향교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만경현과 금구현은 김제로 강제 편입되었다. 원님이 다스리는 고을에서 일개 면이 된 것이다. 이후 두 고을은 농촌 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퇴락의 길을 걷는다. 김제 원평은 본디 금구현이었다. 김제와는 생활권이 완전 다르다. 그 것을 강제로 하나로 합쳐놓은 것이다. 김제 원평 집강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어 찾은 곳은 금구향교다. 금구관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향교만 남았다. 흉포하기 이를데 없는 일제도 유림의 눈치를 보느라 향교를 없애지 못했다. 그만큼 지방사회에 강력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향교엔 늙은이들만 남아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문화재로서만 남을 판이다. 금구 향교 역시 여느 향교와 마찬가지로 퇴.. 202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