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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버섯바위 베란다 창문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사패산 버섯바위.집에서 바라볼 땐 손톱만한데 가까이 다가가면 엄청난 크기에 놀란다.더불어 마치 사람이 얹혀놓은 같은 절묘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조그만 힘을 가하면 바로 굴러 떨어질 것만 같은 위태함에 바위 아래 오래 머물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 앉았다. 등산로 가까이 있었다면 명물이 되었을텐데 샛길을 제한해 찾는 이가 거의 없다. 나같이 이 산을 잘알고 있는 이들이나 가끔 찾는 정도다. 늘 다니던 길에서 바라본 사패산 1보루의 모습이 이 곳에선 더 새롭게 보였다.2017.4.24 2025. 4. 24.
의정부 천보산 의정부 천보산. 해발 377m로 인왕산과 같은 높이다.대동여지도에는 갈립산이라 표기돼있다.아마도 칡이 많았던 듯 하다. 정상은 고구려 보루가 있던 곳. 군사요충지답게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사패산 도봉산 남산 관악산 청계산이 연달아 있고 남서쪽으로는 수락산과 불암산 북쪽으로는 소요산 양주 불곡산과 파주 감악산이 북동쪽으로는 양주 천보산(동명의 산) 칠봉산이 솟아있다. 식생은 발달하지 못하다. 나무 종류도 한정돼 있고 야생화를 보기도 쉽지 않다. 각시붓꽃이 있을까 찾아봤지만 무덤가에 핀 제비꽃밖에 볼 수 없었다. 사패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쭉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잎이 져가는 진달래와 막 피기 시작한 병꽃이 나를 반겨주었다. 산들머리엔 귀룽나무가 꽃을 하얗게 피워 눈부시다. 봄날 푸릇한 .. 2025. 4. 24.
설악산 공룡능선 설악산 공룡능선2007년 우연찮게 알게 된 작은 산악회 회원이 되어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에 나섰다. 설악산으로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나는 중년 여성의 사연을 들었다. 학교 교사인 그녀는 10년 전 남편을 공룡능선에서 잃었다고 한다.겨울 산행 중 눈보라를 만나 낙마를 하였단다.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하여 구조대가 겨우겨우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단다. 그녀는 공룡능선에 가 남편이 죽은 곳을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단다. 그렇게 10년 세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용기를 내 공룡능선 종주에 나선다는 것이다.그녀에게 직접 전해들은 것은 아니라 옆에 있는 산악회 회원(여성)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다. 귓속말로 나에게 사연을 전해 주었다. 순간 이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산행이 .. 2025. 4. 21.
도봉산 무수골 북한산에 오른 건 50회가 넘고 도봉산에 오른 건 20회 정도다.동네 앞산인 사패산은 세어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도봉산보다는 훨씬 많이 올랐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발길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나름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을 때다. 작업실을 함께 쓰던 형이 만나기만 하면 도봉산 무수골 이야기를 했다. 너무너무 좋은 곳이란다. 나는 자존심이 상했다. 무수골을 못가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형이 도봉산을 많이 가봤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북한산도 거의 가보지 않았고 사패산 정상도 오르지 않은 형이다. 나는 곧 무수골을 찾았다. 무수골을 통해 그형이 가지않은 다락능선을 타고 우이암까지 올랐다. 그렇게 나는 자존심을 회복했다. 형은 사람을 약올리는 재주가 있었다.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는 사람이 꼭 내가 가보지 않만 골라 .. 2025. 4. 15.
도봉산 무수골 도봉산 무수골진달래꽃이 참 곱다.화전을 해먹었으면 좋겠다.가장 먼저 피어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생강나무꽃은 봄이절정에 오르자 향이 약해졌다.참나무 잎 사이로 자라난 현호색을 보고 돌틈 사이로남산제비꽃을 보았다.계곡엔 아저씨 한 분이 바위에 누워 뽕작을 듣고 계셨다.배를 다 드러내놓고.민폐가 아닐 수 없다.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빤히 나를 보고 있어 셔터를 누르진못했다.아저씨 옆으로 다가가 계곡물에 발을 씻었다.시원하다.향을 맡기 위해 땄던 생강나무꽃잎을 물에 흘러 보냈다.자리에서 일어나니 몸이 한결 가뿐하다.돌아오는 길에 중국집에 들러 짜장면 곱배기를 시켜 먹었다. 2017.4.4 2025. 4. 4.
북한산 의상봉 오름 어제 후배들과 북한산 의상봉 오름. 용추 용혈 증취 나월봉을 거쳐 문수봉까지 가는게 목표였으나 꾸물거린 덕에 의상봉에서 가사당암문을 거쳐 내려옴.산행기록을 보니 의상봉을 오른 것이 열 번 그 중에서 의상봉능선을 종주한 것이 두 번이다.언제 날잡아 의상봉 찍고 문수봉까지 오른뒤 산성주능선을 타야겠다.지금의 내 체력으론 아주 빡센 산행이 될듯한데 진짜 진하게 산 한번 타고 싶다.집에서 그리멀지 않은 곳에 이런 산이 있다니. 산세권에 살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쉽게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2023.4.3 2025. 4. 3.
사패산 1보루 몇날며칠 이어진 방콕 생활로 체력이 바닥이다.걸음조차 제대로 걸을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하여 물통 하나 들고 집을 나섰다.기다리는 곳은 북한산 국립공원 사패산 1보루(386m)다.내가 가면 언제든지 그 넓은 품을 내주는 산!산아 고맙다.네가 있어 무너지지 않고 살아가는 거야.봄의 전령사 생강나무가 반갑고 바위틈에 핀 진달래도 반갑다.산에 오면 온갖 반가운 것 투성이.내려올 땐 남이 버린 쓰레기 몇 개를 주웠다.2017.4.1 2025. 4. 2.
북한산 원효봉 모처럼 북한산 원효봉 (505m )오름.시계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산행의 기쁨을 만끽.잎이 가장 먼저 돋아나는 귀룽나무가 반갑고 지천으로 핀 진달래는 황홀하기 그지없다.직박구리가 진달래 먹는 모습을 처음 보았고 청딱다구리도 처음 보았다.비탈진 곳에 피어난 현호색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집 가까이 이런 산이 있다는게 정말 자랑스러운데주차요금은 살짝 부담이다.대중교통으로 오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고...할 수 없이 같은 북한산국립공원인 사패산만 줄창 오른다.2023.3.31 2025. 3. 31.
북한산 원효봉에서 동영상 원효봉은 백운대 비봉 의상봉 진달래능선과 더불어 북한산 최고의 뷰포인트.시계가 맑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았다.1억 몇천년만에 솟아 오른 이 장엄한 풍경...이틀 뒤엔 의상봉능선 종주가 예정돼 있다. 2023.3.31 2025.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