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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공룡능선

by 만선생~ 2025. 4. 21.

 

설악산 공룡능선

2007년 우연찮게 알게 된 작은 산악회 회원이 되어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에 나섰다.
설악산으로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나는 중년 여성의 사연을 들었다.
학교 교사인 그녀는 10년 전 남편을 공룡능선에서 잃었다고 한다.
겨울 산행 중 눈보라를 만나 낙마를 하였단다.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하여 구조대가 겨우겨우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단다.
그녀는 공룡능선에 가 남편이 죽은 곳을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단다.
그렇게 10년 세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용기를 내 공룡능선 종주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직접 전해들은 것은 아니라 옆에 있는 산악회
회원(여성)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다.
귓속말로 나에게 사연을 전해 주었다.
순간 이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산행이 시작되면서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직접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열 몇 시간에 걸친 능선 종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완전 파김치가 되었다.
유격 훈련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피곤하여 쉬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오른 쪽 무릎 관절이 아팠다.
나와 동행한 산을 나는 듯 탔고 산행이 끝난 뒤에도 별 피로한 기색이 없었다.
무릎이 아프다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그에 반해 나는 한동안 절뚝거리며 다녀야 했다.
지금도 산을 오래 타면 오른쪽 무릎관절이 아프다.
이후 공룡능선을 탈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스토리가 될만한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202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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