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국내106

광주 송담학 연구실 광주 송담학 연구실  며칠 전 옛전남도청과 가까운 임재택 선생님 연구실에 들렀는데 기억에 남는다.정확한 이름은 '송담학연구실'이다.한국의 마지막 선비라 일컬어지는 송담 이백순 선생의 학문을 연구하는 공간이었다.연구실은 심플하면서 단촐했다.넓지 않은 공간에 연구서적들이 쌓여있고 무엇보다 '송담이선생강학비'란글씨가 눈에 들어왔다.올 9월 세우게 될 비석글씨란다.글씨가 참 아름답다.그리고 비문 마지막 문구가 인상깊었다.대한민국 106년이다.서력기원도 아니고 공자기원도 아닌 3.1운동이 있던 1919년을 대한민국 1년으로삼은 것이다.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의 해로 삼자는 뉴라이트진영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비문이 보여주는 것 같다.병풍은 송담선생 글씨로 소학에 있는 글을 뽑아 쓰신 것이라 한다.연구.. 2024. 7. 12.
신연행차 (나주목 문화관) 신연 행차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그 비싼 돈을 들여 불꽃놀이를 하여도 나가볼 생각을 안한다.그러려니 하며 하던 일을 한다.불구경과 싸움구경이 재밌지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그리고 남의 불행을 보며 재미를 느끼는 것 자체가 사람으로서 가져선 안될 감정이다.나주와 인연을 맺은 뒤 나주 곳곳을 다녔다.이제 왠만큼 나주에 대해 안다는 생각도 든다.헌데 등잔불이 어둡다.몇차례씩 가본 나주 금성관과 코닿을 거리에 있는 나주목문화관을 못가본 것이다.지난 6월 27일.마침 홍양현 형님이 교장으로 있는 나주학교에 놀러갔다가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는 목문화관을 가봤다.지금은 볼거리가 넘쳐나지만 조선시대 백성들은 볼거리가 없었다.뭔가 색다른 풍경을 보고 싶다는 욕망이 늘 가슴속에 꿈틀거렸다.그래서 생겨난 말.. 2024. 7. 12.
백운동 원림 나주학교 교장이신 홍양현 형님이랑 박향미, 오창심 작가님과 찾은 강진 백운동 원림.정선대(정자)에서 바라본 월출산 풍경이 압권이다.고택 대청마루에서 어디선가 불어오는 소슬바람을 즐겼다.계곡의 물을 집안으로 끌어들인 유상곡수가 일품이다. 2022.7.11 2024. 7. 11.
향린교회 향린교회 시간이 나면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향린교회에 가볼까 했다.하여 검색을 해보는데 재건축한 건물을 보고 가고싶단 생각이 싹 가셨다.에너지 절약형 건물이라 칭찬을 했던데 보면볼수록맛이 없다.한마디로 무미건조하다.옛날 건물엔 마당도 있고 마당엔 감나무가 자라고 있어 도심속 작은 쉼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러기에 6.10 항쟁 때 경찰에 쫓긴 민주 인사들이 교회에 숨어들어 구속을 면했을 거다.아니 민주화운동의 본거지였다.그런데 지금은 바늘 하나 들어갈 자리가 없다.용적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마당도 없애고 나무도 없앴다.지금도 진보적 스탠스를 취하는 교회겠지만 여튼 가보고 싶단 생각은 사라졌다.그럼에도 역사가 지워지진 않는다.옛날같은 맛은 안나겠지만 그래도 언제 시내 나갈 일 있을 때 교회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2024. 7. 10.
나의 조선 왕릉 답사기 나의 조선왕릉 답사기 소풍가는 날은 수업이 없었다.다른 말로 공부를 안해도 되는 날이었다.어디로 떠난다는 것에 대한 설레임보다지긋지긋한 숙제로부터 벗어난다는 해방감이 더 컸다.적어도 나에겐 그랬다.소풍 장소는 동구능과 태능으로 항상 정해져 있었다.아마도 학교가 은평구 쪽에 있었으면 서오릉이나 서삼릉으로 소풍을 갔을 것이다.학교를 졸업해선 소풍 갈 일이 없었다.당연 왕릉도 갈 일이 없었다.삽십대 초반인밀레니엄 첫해, 나는 서울에서 밀려나 경기도 화성으로 이사했다.참으로 황량한 곳이었지만 멀지않은 곳에 왕릉이 있어 위로가 되었다.정조와 사도세자가 뭍힌 융건릉이다.융건릉의 원찰인 용주사도 융건릉과 함께 가볼만한 곳이었다.나는 먹고 살기 위해 수원에 있는 인력사무소에 나가 일당잡부로 일했다.그러던 어느날 뜻하지.. 2024. 7. 10.
영암 영보정 민족문제연구소 광주 지부장이신 김순흥 교수님 안내로 영암 영보정을 가보게 되었다.가까이 있는 장암정도 멋있다 생각했는데 장암정은영보정에 댈게 아니다.정말이지 멋진 건축물이었다.건축도 건축이지만 건축을 둘러싼 조경이 아주인상적이었다.정자의 규모 또한 여느 정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크다.앞으로 5칸 옆으로 3칸이다.남원 광한루에는 못미쳐도 호남제일정이라는 태인 피향정과 비슷한 규모다.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정자 중앙에 자리잡은 방이2층구조로 돼있다는 것이다.이런 형태의 정자는 처음이다.김순흥 교수님이 영보정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정자를 보느라주의 깊게 듣지를 못했다.기회될 때 다시 한 번 청해서 들어야겠다. 2023.4.23 2024. 4. 24.
원평 취회 원평 취회 열두살 때 떠나온 고향 김제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버지 산소만 있을 뿐이었다. 고향에 내려가도 만날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허했다. 뜨내기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 김제 원평 집강소를 알게 되었다. 140년 전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던 동학 농민 혁명을 기념하는 곳이다. 나는 오며 가며 집강소에 들렀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동학도들이 외우던 주문을 외웠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93년 4월 원평에선 취회가 열렸다. 1만여 명의 동학도들이 사문난적으로 몰려 죽은 수운 선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간청하였다. 합법적으로 동학을 믿게 해달란 요구가 한 달간 원평장터를 달구었다. 집강소 지킴이이신 최고원 선생이 말했다. 오늘의 원평 취회는 14.. 2024. 4. 20.
임진강 기행 임진강기행 주말이면 그녀와 어디를 갈까 고민이다. 의정부에서 하루동안 다녀올 수 있는 곳. 이번 주말엔 임진강을 가기로 한다. 한탄강과 임진강은 자주 다녔었지만 못가본 곳 역시 많기에... 혹 그곳이 강물에 접한 고구려성이라면 가고 싶은 마음은 이내 두배 세배가 된다. 그래도 하던 작업이 있어 한 시무렵이 돼서야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사주에 물기운을 많이 타고난 난 강물을 보는 것에 마음에 설레고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쑥을 캘 것에 마음이 들떠있다. 집을 나선지 약 한시간 여. 임진강 장단교를 건너 논둑길을 따라 한 참동안 달리자 커다란 봉분같은 것이 보인다. 목적지인 호로고루성(瓠蘆古壘)이다. 일부구간만 남아있는 아주 작은 성. 성에 올라 임진강물을 바라본다. 강물이 햇빛에 반사돼 은빛으로 .. 2024. 4. 4.
비화호 라인 비와호 라인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에 간 적이 있다.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바다처럼 넓은 호수다. 출발지는 교토역이다. 전철로 비와호라인을 따라 한시간 너머 달리면 아름다운 비와호 품에 안길 수 있다. 나는 오쓰역(大津)을 지나며 어딘지 낯이 익다 싶었다. 생각하니 해유록에 나와있는 역이었다. 해유록은 조선통신사 제술관인 신유한 선생이 쓴 일본 여행기다. 중국 여행기에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가 있다면 일본 여행기엔 청천 신유한이 쓴 해유록이 있다. 1719년 조선 통신사 행렬은 교토를 지나 에도로 향한다. 그 길목에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화호가 있는 것이다. 오쓰에서 하룻밤 잔 통신사 일행은 구사쓰(草津)를 지난다. 400년 전 조선 통신사가 지나던 길을 지나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 2024.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