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생활24 핫도그 추억 핫도그 추억81년 배봉산 자락에 있는 휘경중학교에 입학했다. 청량리 집에서 걸어서 30분 차를 타면 20분. 오르막길을 오르면 주택으로 둘러싸인 학교가 들어왔다. 정조의 후궁이자 순조의 어머니인 수빈박씨가 뭍힌 휘경원이 있던 자리여서 휘경동이었지만 당시엔 그 사실을 알리 없었다. 학교는 교과수업 이외의 것은 절대 가르치지 않으니까. 다만 나는 지금도 획이 많은 아름다울휘에 경사경자를 눈감고도 쓸 수 있으니 한문선생이억지로 수십번 쓰게 한 결과였다. 교통카드가 없던 당시는 버스를 타려면 일반인은 토큰을 학생은 회수권을 내야했다. 100원짜리보다 작은 토큰은 100원 종이로 된 회수권은 50원씩 했던 것같다. 학교가 파하면 아이들은 너도나도 학교입구에 있는 핫도그집으로 몰려가 핫도그를 사먹었다. 50원에 두.. 2024. 10. 29. 반야심경 마음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엄니께선 절에 다니기 시작하셨다.부처님 전에 엎드려 마음에 끓어오르는 화를 다스렸다.더불어 아픈 몸이 낫기를 빌었다.자식들이 잘되길 비는 건 물어보나마나다.하루는 비구니 스님께서 어머니께 반야심경을 건네주시었다.그리고 불교의 정수가 담겨있는 말씀이라며 외우며 절을 하면 좋다고 말씀하셨다.하지만 어머니에게 반야심경은 너무 어려웠다.뜻도 모르는 말을 아무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외우라니...더구나 한자를 전혀 모르는 어머니였다.색즉시공에서 색이 빛색인지를 모르니 외워질리가 없었다.더구나 스님께선 절에 와도 별 반기는 기색이 없었다.냉랭히 자기 할 일만 하시는 거다.갈 때도 별 말이 없었다.가까운 절도 아니고 아주 멀히 기차타고 아주 왔는데 따뜻한 말한마디 건네지 않는 스님.서운해도 .. 2024. 10. 18. 택호 택호강경댁 원평댁 이서댁 부용댁...우리 어릴 때만 해도 택호를 많이 썼다.이름을 부르기가 좀 뭣하니 시집오기 전 살던 고장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우리 외할머니는 부안 연동이란 곳에서 시집을 오셔 연동댁이라 불렸다.미을 사람 뿐 아니라 외할아버지도 그리 불렀다고 한다.외할아버지가 남긴 유언은 '오바 속에 있는 50원을 연동댁에 주라'는 것이었다.친할머니는 해방이되던 해 만주에서 돌아가셨다.전해지는 택호가 없다.오늘 같이 비가오는 날엔 아버지는 꼭 술을 드셨다.한 잔 두잔 한 병 두병......술에 거나하게 취한 아버지는 "아이고 어머니~ "하며 우셨는데 가장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게 정말 불만이었다.한국 전쟁이 끝난 뒤 결혼한 어머니는 시어머니 얼굴을 뵌 적이 없다.결혼 이후 고생을 이루말할 수 없이 .. 2024. 10. 18. 법륜 스님님 한 극우 유튜버가 어떤 사안으로 법륜스님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하더라."법륜스님님~"스님이 존칭인데 거기 또 님을 또 붙이니 야유와 조롱이 아닐 수 없다.아니 앞뒤 정황을 살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유튜버는 모태신앙임을 밝힌 개신교 신자다.교회를 중심으로 생활하다보니 스님을 만날 일이 없었을 거다.절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신부나 목사를 만날 일이 드문 것과 마찬가지다.내가 만난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에 무관심 했다.말은 안하지만 속으론 다른 종교인을 사탄으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언젠가 목사 과정을 밟고있는 한 젊은이가 우리집에 칮아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나를 전도하려 하려하는 것이다.나는 이야기 도중 나는 동학을 화제로 꺼냈다.젊은이는 동학을 몰랐다.나는 어이가 없었고 더이상 이야기 할 필요.. 2024. 10. 18. 성대모사 성대모사가 뭐냐?목소리를 흉내내는 거다.비슷하면 할수록 듣는 사람이 즐겁다.성대모사를 잘하려면 상대방 목소리의 특징을 잘 잡아내야한다.고유한 음색과 말버릇. 더불어 제스츄어까지.코메디언 최병서씨는 성대모사의 달인이다.어찌 그리 흉내를 잘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2002년 무렵엔 배칠수씨가 노무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여 인기를 끌었다.나꼼수 출신 멤버로 진보진영의 스피커인 김용민씨도 성대모사를 잘한다.이명박 안철수 홍준표 이회창 윤석열 김종인 문재인 등등의 목소리로 정치풍자를 하였다.멀리갈 것없이 주위에도 성대모사를 잘하는 이가 있다.동료작가인 황*택이다.선배들과 후배들 목소리 흉내를 잘내어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대학에서 연극을 동아리 활동으로 했다는데 그 때 스킬을 익힌 것인가?사람들 목소리는 저마다.. 2024. 10. 17. 고졸 언젠가 울엄니가 말씀하셨다.내가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 공업고등학교에 들어가길 바랬다고.그랬다.노점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우리 집은 대학을 보낼 형편이 안되었다.무엇보다 나는 학습지진아였다.턱걸이로 겨우겨우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공부는 뒷전이었다.학업에 흥미가 없었다.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은 쳐다볼 수도 없었고 2년제 대학도 쉽지 않았다.굳이 대학에 들어갈 마음도 없었다.그렇게 나는 최종학력 고졸이 되었다.유유상종이라고 어울리는 친구들도 나와 성적이 비슷했다.4년제 대학에 들어간 친구는 한 둘 있을까 말까였다.소중한 친구들이지만 만나면 뭔가 허전했다.나누는 이야기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 머물렀다.한 예로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이른바 운동권을 싫어하였다.본질을 보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성.. 2024. 10. 16. 68등 중학교 2학년 때 반에서 68등을 했다. 70명 가운데 68등이니 간신히 꼴등을 면한 셈인데 꼴등이나 다름없었다. 69등과 70등은 운동부원이었기 때문이다.알잖나? 운동부원들 학교 수업 거의 다 빼먹는다는 거. 도무지 학교수업에 흥미를 가질 수 없었고 또 공부를 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없었다.학교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 수업 내내 멍하게 칠판만 바라보았고 공책에다 낙서를 일삼았다.낙서 역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었으므로 몇 분 끄적이다 보면 이내 곧 지겨워졌다.기다리는 것은 언제나 학교 수업을 파하는 종소리. 하지만 다음날 역시 학교를 가야했고 그 다음날 역시 학교를 가야했다. 숙제를 해가는 날도 없었다. 당연 숙제 검사에 걸려 매일 같이 매를 맞았고 매를 맞고 나면 열패감에 시달렸다.나 .. 2024. 10. 16. 약한 고리 약한 고리북한산 국립공원은 안가본 곳이 없다고 자부하던 나였다.그도 그럴 것이 북한산은 칠십번 정도 오르고 도봉산은 스무번 사패산 정상까지는 열번 정도 올랐기 때문이다.여드레에 걸쳐 북한 국립공원 둘레길도 걸었다."무수골요?"동네 친한 형이 있는데 언제나 내 약한 고리를 파고든다."그래 거기가 얼마나 좋은데. 계곡이 끝내줘. 물이 얼마나 맑은지 버들치 등지느러미가 다 보여.날마다 애 데리고 거기서 고기도 잡고 나물도 캐면서 놀았거든."형은 산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북한산과 도봉산에 한두번 오른게 전부고 사패산은 나와 함께 한번 올랐을 뿐이다.물론 북한산 국립공원 둘레길을 걸은 적도 없다.그런데 내가 안가본 무수골만 콕찝어 줄창 이야기 하는 것이다.그렇다고 형이 북한산을 마르고 닳도록 오른 날 부러워 하.. 2024. 10. 16. 영어 선생님 고교시절. 김철진이란 영어선생님이 계셨는데 학생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매번 몽둥이로 후드려깠기 때문이다.뿐만 두발상태가 불량한 학생의 머리를 밀기도 했다.앞서 시인이란 글에서도 썼지만 친구녀석은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영어수업이 되면화장실로 내뺐다.화장실서 50분 간 지독한 냄새를 견뎠던 것이다.영어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으므로 수업 내용은 기억에 전혀 없다.다만 한가지 말은 기억이 난다.프로야구 선수 최동원이 공하나 잘던지는 걸로 연봉을 1억씩이나 받는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거다.당시 교사 연봉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샘이나도 톡톡이 났던 것 같다.아니 운동선수를 머리가 빈 무식한 사람으로 얕잡아보지 않았나 싶다.나는 해태타이거즈 팬이었지만 롯데 최동원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사가 상.. 2024. 10. 1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