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85 <<남도 임진의병의 기억을 걷다>> 김남철 >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의병장 김천일을 아시는지요?저는 그의 이야기를 전시작전권에 촛점을 맞춰 그린 적이 있습니다.분량은 열 쪽.이야기가 너무 간략해 살을 좀 붙이려 콘티를 짜보았습니다.분량이 감당못할 정도로 길어집니다.이 걸 그린다고 당장 돈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원고를 서랍 속에 다시 넣어두었죠.2021년 12월엔 나주 여행 중 정렬사를 가보았습니다.김천일 장군을 모신 사당입니다.현대에 지은 건물이라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자료관에 있는 유물도 당대 장군이 쓰던 물건은 없고 후손들 것만 가득하였습니다.창의 당시 올렸던 깃발만 하나 남아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어찌어찌 역사교사이신 김남철 선생님과 페친이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쓰신책이 있었습니다."남도 임진의병의 기억을 걷다" 란 책입니다.다른 책.. 2025. 2. 12. 아트만두의 <<목표는 방구다>> 동갑이란 이유로 처음 보자마자 말을 놓았던 아트만두의 책 "목표는 방구다".정치풍자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책이다.통쾌 상쾌 유쾌하다.카타르시스를 느낀다.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나의 분노가 아트만두의만평을 보며 잘못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80년대 외신으로 소개된 루리의 캐리커처 만평을보며 왜 우린 저런 작가가 없을까 아쉬워했는데이젠 아쉽지않다.책을 보며 좀 놀랐다.그림 뿐 아니라 글도 감칠맛나게 참 잘쓴다는 것이다.글에서도 재치가 넘친다.너무하는 거 아녀 아트만두?나같은 사람은 어쩌라고?부러우면 진 거라는데 졌다.ㅠㅠ얼마전 황학동에서 눈과 귀와 입을 가린 세마리 원숭이 조각상을보았더랬다.그 이미지가 강렬해 원숭이 조각상을 사지 않은걸 후회하고 있었다.헌데 만두의 책에 세마리 원숭이에 대한 이야기가 .. 2025. 2. 10. 시오노나나미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장한철 "표해록" 시오노나나미 "콘스탄티노플 함락" 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고무미건조한 문장의 연속일 것이라 생각한 장한철 "표해록"은 기대이상이다.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조선 선비 장한철.해박한 역사지식은 물론 천문 지리까지 모르는 게 없다.순간 순간마다 발휘하는 기지와 위트.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있어 좋다.거기다 다른 표해록에서는 볼 수 없던 로맨스까지.번역이긴 하지만 문장도 아주 훌륭한 것같다.소개하기를 해양문학의 백미란다.그래서 그가 태어난 제주 한림에서는 해마다 장한철 이름을 딴 백일장 대회가 열리고 있다.2019.2.3 2025. 2. 10. "동토의 여행자" 가운데 송화루 - 다니구치 지로 "동토의 여행자"란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가 있다.단편 모음집인데 '송화루'란 32쪽짜리 만화를 좋아해 이따금 펼쳐보곤한다.한 때는 요정집이었지만 퇴락해 도시서민들이 세들어 살아가는 집.만화가 지망생인 지로는 이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거리의 배우 술집여자 실직자.무슨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는 건 아니지만 묘한 매력에 나는 이 만화를 계속 찾아보게 된다.나를 가장 사로잡는 건 만화에 표현된 요정집 특유의 공간이다.복도에 줄지어 딸린 방들은 미닫이문으로 돼있어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구조다.그렇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술집여자가 불쑥 찾아들기도 한다.나 같으면 금방 술집여자에 마음을 뺏길테지만 지로는 무덤덤하다.왜?이따금 같은 고향출신의 여자친구가 놀러오기 때문이다.여자친구에게 자신이 그리고있는 만화원.. 2025. 2. 9. 장편소설 "도모유키". 페친이신 가윤성 선생님 소개로 읽은 장편소설 "도모유키".2005년 제 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2003년 제 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재밌게읽었던 기억 때문에 나름 기대가 컸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일단 속도감있는 문체가 좋다.읽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더러 있지만 히데요시가 통치하던 시기 일본 서민들의삶을 디테일하게 잘 그렸다.순천에 주둔 중인 왜군 진영의 모습도 마찬가지다.작가가 정유재란 당시 상황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90년대 14페이지 분량의 만화 스토리를 쓴 적이 있다.태평양 전쟁에 참가한 일본군과 미군이 만나 죽어가는 이야기다.둘 다 한 사람의 가장으로 전쟁이 아니었으면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살아가고.. 2025. 2. 9. 한 걸음 '이시종 지사 이야기'- 바킹독 우리가 알고있는 독립운동가는 몇이나 될까?유관순 김구 안중근 윤봉길 여운형 안창호 한용운 백정기 강우규 윤희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나 역시 입에 올릴 수 있는 독립운동가들이 많지 않다.역사란 무엇일까?지난 세월의 특별히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당연 몇몇 사람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그리하여 역사는 그들이 주도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역사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그를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독립운동 역시 몇몇 사람만 한 것이 아니다.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려가며 일제에 맞서 싸웠다.수년간 옥고를 치르고 목숨을 잃었다.공동선을 위해 자기를 버린 것이다.경기도 광주에 살던 청년 이시종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그는 한학을 공부했지만 이름을 .. 2025. 2. 9. 홍희담 '깃발' 91년 군제대 후 헌책방에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소설" 이란 책을 사서 보았다.익히 보았던 소설들과는 결이 다른 소설들이었다.리얼리즘 문학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광주 답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한 일은 "교과서에 나오지않는소설" 에 수록된 '깃발'이란 작품을 꺼내 읽는 것이었다."녹두서점의 오월"의 저자인 김상윤 정현애 김상집세 분 선생님을 만났을 때 정현애 선생님께서송백회를 이끌었던 홍희윤 선생이 소설가 홍희담이란 것을 알려주셨다.'깃발'이란 작품을 쓴 바로 그 이다.헌데 작품을 읽었어도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았다.아니 읽지 않았을 수도 있다.책을 펼쳐드니 90년 푸른나무에서 발행했는데세월이 흐른만큼 종이가 누렇게 떠 있었다.이사를 다닐 때마다 책을 버리지 않은 게 신기했다.그만큼 책.. 2025. 2. 2. 작가 최인호 작가 최인호1980년대 초 중학교 통학길.벽에 붙은 영화포스터들을 많이 보았다.비록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일년에 한 편이나 겨우 볼까 싶었지만 포스터 문구를열심히 들여다 보았다.그 중 기억에 남는건 '원작 최인호'란 글씨다.그 것도 여러편을 본 것같다.이야기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사람 최인호.최인호 소설을 처음 읽은 건 "고래사냥"이다.고등학교 때 읽었는데 펄벅의 대지처럼 스케일이 큰 건아니어도 나름 재밌었다.그리고 얼마뒤 영화로 만들어져 어느정도 흥행을 한 것 같다.그뒤 최인호 소설은 읽은 적이 없다."유림"을 보다 흥미가 일지않아 몇십페이지 읽다 책장을 덮고 말았다.'것이었다'와 '것이다'를 남발하여 문장력을 의심하였다.베스트셀러 작가가 맞나 싶었다.하여튼 살펴보니 최인호 소설은 스펙트럼이 넓다.일생동.. 2025. 1. 10. 녹두서점의 오월 2023년 1월 6일 · "윤상원 일기"로 촉발된 오월 광주에 대한 책읽기.부천시장실 그림 채색이 지겨워 "녹두서점의 오월"이란 책을반넘어 읽고 있다.윤상원 열사와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김상윤,정현애,김상집 선생이 쓴 80년 5월 녹두서점에 대한 기록이다.인간의 기억은 선별적이다.평범한 일상은 쉬 잊혀진다.하지만 특별한 순간의 기억은 수십년이 지나도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전쟁에 대한 우리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그렇다.책의 저자인 세 분의 80년 5월에 대한 기억 또한 마찬가지다.더구나 시시각각 상황일지를 썼기 때문에 기억이더욱더 구체적이다.덕분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이들의 동선과 행위또한 눈에 잡히듯 그려진다.윤상원 열사가 마치 내 옆에 있는 듯 하다.기록으로서 가치도 크지만 문학적 향취가.. 2025.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