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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44

문익환 평전 "아...되다.... 머리에서 쥐가 나네 쥐가 나" 며칠동안 앓는 소리를 내며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김형수님이 쓴 "문익환 평전"이다. 페이지를 보니 726 쪽. 정말 오랫만에 읽는 벽돌책이다. 벽돌책이라 해서 다 이렇게 힘든 건 아니다. 내용이 소프트하고 문장이 간결하면 술술 읽힌다. 그런데 이 책은 문장을 너무나 어렵게 써서 진도가 잘 안나간다. 더하여 기독교 이야기가 많이 나와 깊이 스며들지 못했다. 무신론자인 내게 기독교 신앙은 닿을 수 없는 피안 저 너머의 세계다. 그럼에도 감내하며 읽어야하는 건 민주화를 위해 가장 뜨겁게 불사르다 간 이가 문익환 목사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과 군사정권 아래에서 '민주화 운동'은 숭고하기 이를테없는 절대가치다. 나는 그 가치를 위해 싸웠던 .. 2024. 2. 1.
윤상원 평전 같은 사건을 두고도 사람에 따라 이야기가 각기 다르다. 평전도 그렇다. 같은 인물을 다루고 있음에도 서술방식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점도 다르다. 김상집 선생은 녹두서점에서 윤상원 열사와 가두 방송하며 보낸 시간이 많고 임낙평 선생은 들불야학에서 함께 한 시간이 많다. 그리하여 한 책은 가두방송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한 책은 들불야학에 많은 비중을 둔다. 그러나 공통점은 윤상원 열사의 인간적 매력과 고뇌를 둘 다 잘 그리고 있다는 거다.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고 싸웠는지 눈물로밖에 읽을 수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임낙평 선생이 쓴 윤상원 평전은 절판이란 것이다. 할 수없이 중고매장에서 웃돈을 주고 사야만 했다. 또 굳이 흠을 찾자면 오타가 많다. 책 날개에 항쟁 마지막 날을 5월27일이 아닌 5월 20일.. 2024. 1. 28.
히로카네 켄시 <<인간교차점>> 샐러리맨의 삶을 그린 "시마과장"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다. 1억권을 넘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최소 몇천만권은 팔렸다. 나도 시마과장을 보고 만화가 이렇게 재밌나 싶어 깜짝 놀랐다. 동생도 시마과장을 보았는지 스케일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동생이 말한 '스케일'이란 낱말에 꽂혔다. 조금이라도 스케일이 큰 작품을 그리고 싶었다. 생각처럼 되진 않지만 스케일은 이후 내 작품 활동의 방향성이 되었다. 시마과장을 그린 작가의 이름은 히로카네 켄시다. 나는 한자를 우리식대로 읽는게 익숙해 홈경헌사弘謙憲史라 부른다. 토요토미히데요시를 풍신수길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히로카네 켄시는 시마과장 외에도 히트작들이 많다. 인간교차점도 그 가운데 하나다. 유일하게 스토리 작가와 협업을 해 그린 만화이기도 하다. 총 열일.. 2024. 1. 25.
한국의 발견 페친이자 제 고향사람인 김형진님께서 보내 주신 책입니다. 알라딘 중고 책방에 갔는데 혹시 제가 필요로 할지 모르겠다면서 택배로 보내주신 거지요. 가끔 책의 저자로부터 책을 받긴 했었지만 이렇게 고향 사람이란 이유로 책을 받아보긴 처음입니다. 김형진님은 제 책의 독자이시기도 한데요. 지금은 대기업 퇴사후 창업전선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부디 개발한 제품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시장에 나가 큰 성공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잠깐 책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뿌리깊은나무에서 발행한 전국 답사여행기인데요 서울, 경기, 전북 편입니다. 발행년도를보니 무려 1983년 이네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에 나온 책이지요. 틈틈이 책을 보곤 하는데 참 재밌네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전으로 돌아가 전.. 2024. 1. 24.
금강산선 이야기 후배인 김용길작가의 새 책을 주문해 읽었다. 금강산선이라니 처음듣는 이야기다. 제법 역사를 안다고 자부하던 나였는데 아니었다. 마치 뒷통수를 맞은 것 같다. 금강산선은 일제강점기 관광용으로 개발한 전철노선이다. 거리는 철원에서 금강산까지 116 키로이고 시속 30키로로 달려 4시간만에 금강산에 이른다고 한다. 작가는 아버님이 어릴때 금강산선을 타고 금강산에 갔다는 말씀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자료를 찾고 마침내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단다. 정말 소재가 좋다. 그런데 읽어보니 재밌기도 하다. 솔직히 이렇게 짜임새있게 스토리를 쓰는 줄은 미처 몰랐다. 미안.. . 용길아... ㅋㅋ 그리고 정말 고마운 것은 작가의 말에 내가 쓰고 그린 정가네소사를 언급한 점이다. 내 만화가 누군가에게 자극이 됐다니 한편으론 놀랍.. 2024. 1. 17.
임진왜란 바다전쟁 -이순신과 작은 거인들 때린 놈은 잠을 잘잔다. 때렸다는 사실조차 잊고 말이다. 반대로 맞은 놈은 잠이 안온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이웃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그렇다. 해양 국가인 일본은 반도국가인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우리나라 최고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엔 왜인들이 쳐들어와 노략질했다는 기록이 심심잖게 나온다. 고려말엔 엄청난 수의 왜구가 들끓었다. 도적떼가 아닌 정규 군대와 다를 바 없었다. 준동하는 왜구를 물리치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이가 바로 이성계다.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이성계는 정도전 등의 신진사대부와 손잡고 조선을 세웠다. 200년 동안 이어진 평화! 그 평화를 깬 것은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였다. 1593년 4월 선발대 15만8천 7백명이 부산진에 상륙한데 이어 몇 만의.. 2024. 1. 12.
김영철 평전 한이직 기념도서관 관장이신 한신원 선생님이 광주에 관한 책을 한 상자 안겨주셨을 때 부담스러웠다.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광주를 기억하지만 새삼 광주에 대해 알고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 대한 책들은 차 트렁크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꺼내볼 생각이 안들었다. 그렇다고 책을 마냥 차 트렁크에 둘순 없어 한참의 시간이 흐른뒤 책들을 집으로 옮겼다. 그리고 작업 중 가벼운 마음으로 무슨 내용인지 보기나 하자며 윤상원 일기를 꺼내 읽기 시작하였다. 충격이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윤상원 열사의 삶이 내 영혼을 강타했다. 열사만 생각하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이후 윤상원 열사의 아버님이 쓴 윤석동 일기를 읽었고 윤상원 평전을 따로 구입해 읽었다. 이어 녹두의 5월이란 책을 주문했다. 오래전 .. 2024. 1. 3.
궁극의 전쟁사 제 1차 세계대전 세계 대전의 정의는 뭘까? 검색을 해보니 나무위키에 나름 정의가 잘 돼 있다. 나무위키 단순히 전쟁의 규모만 크다고 세계 대전으로 부르지는 않으며 아래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당시의 강대국이 전부 참가하거나 상당수가 참가해야 한다. 참전국은 물론 중립국이나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도 영향을 받을 정도로 전쟁의 규모와 양상이 커야 한다. ....중략 총력전이거나 그에 준한 정도로 전쟁이 치열하고 결과도 심각해야 한다. 레드리버(북21자회사)에서 낸 제 1차 세계대전을 주문했다. 그림은 자기 색깔을 가지고 꾸준히 활동해온 김수박 작가가 그렸고 글은 곽작가란 분이 썼다. 글작와 만화가의 협업이다. 지금은 작가의 말을 읽은 뒤 앞부분을 보고 있는데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많다. 지식 교양만화의 역할을 .. 2023. 12. 23.
일어나라 강귀찬 "일당백"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곽원일 작가님과 통화를 하면서 한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얼마 전 "일어나요 강귀찬"을 출간한 김한조 작가다.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마치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듣는 공감력 100퍼센트의 작가! 사적으론 한조라 부른다. 핸드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지만 그래도 만나게 되면 편하게 얘기하는 사이다. 어느날 갑자기 잘 나가는 만화가에서 목사가 되고 영화 감독으로 활동했던 곽작가님은 국내 작가주의 만화가들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꺼낸 게 한조다. '이런 작가가 있습니다'라고. 곽작가님은 한조의 작품이 보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책장에 꽂혀있는 한조의 책들을 꺼내 펼쳐보았다. 나와 마찬가지로 혼자 작업을 다하므로 책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 2023.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