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만화연대 정기 회의에 참석했는데 한 여자 회원 분께서 반가운 표정으로
내게 인사를 하시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제주도를 무대로 한 작품 이름이
뭐냐고 물으시었다.
"<<목호의 난>>요"
"아! 맞다~"
말씀하시길 자기 아이들이 그 책을 너무나 재밌게 보더라는 것이다.
자기 또한 그런 역사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아이들 나이를 물으니 중고등학생이란다.
나는 어깨가 으쓱해지며 말했다.
"그 나이 때면 충분히 읽을만 하죠."
총회가 끝나선 후배 아버님 장례식장에 갔다.
자랑거리가 있으면 1분 1초도 못참는 나는 우리만화 연대 정기총회에 있었던
일을 말하였다.
"형 작품이야 명작이죠?
그런데 채색은 누가 한 거예요?"
"누가하긴 내가 했지"
"아... 형이 하셨구나. 난 다른 사람이 한 줄 알았어요.
채색을 너무 잘해서. "
그러면서 왜 채색 작가 이름을 올려주지 않았는지 의아했더란다.
사실 다른 작업도 힘들었지만 채색 작업도 힘들었었다.
처음 했던 색이 너무나 1차원이어서 한 번을 더 칠했던 것이다.
같은 일을 두 번 하자니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누가 시켜서 한 건 아니다)
이후 채색 작업들은 변화를 주었다.
흑과 백 그리고 붉은 색조만 쓰게 된 것이다.
이른바 투톤이다.
덕분에 색을 선택하는 고민이 훨씬 줄어들었고 나아가 색에서도 나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졌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목호의 난>>은 형형색색이다.
색을 죽일 건 죽이고 살릴 건 살려야는데 저마다 살려고 나선다.
책을 볼 때마다 톤다운을 시키고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이런 와중에 채색을 잘했다니 후배의 칭찬이 조금 낯설다.
아무튼 이 또한 칭찬!
나는 한번 더 어깨가 으쓱해졌다.
202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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