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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권샘이 나타나다

by 만선생~ 2025. 6. 2.

 

김제 원평 집강소 북콘서트를 마치고 돌아와 한도 끝도없이 계속 잠을 잤다.
피로가 많이 쌓인 탓이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일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꿈을 꾼다.
집강소 지킴이이신 최고원 선생님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긴 방파제길을 따라 걸으신다.
차림새가 참 곱다.
어딜 가냐고 물으니 악기를 배우기 위해 가신다 한다.
꿈은 계속 이어졌다.
이 번엔 지난 1월26일 세상을 떠난 권숯돌 작가와 함께 있다.
장소는 열차 안으로 권작가님은 주름살 하나 없는 흰얼굴이다.
머리는 어깨까지 닿는 생머리로 생전 모습 그대로다.
하의는 기억에 없는데 상의는 가로줄무늬 티셔츠다.
가슴이 볼록한게 느껴졌다.
열차는 어둠 속을 향하고 승객은 우리 두사람 뿐이다.
권작가님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마치 부부인 듯 하네요."
신기하게도 내가 하려던 말을 권작가님이 1초 앞서 말한 것이었다.
정말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모르긴해도 권작가님 역시 그리 생각 하시는 듯 했다.
우리 두사람은 열차를 갈아타기 위해 다른 열차로 향한다.
나는 떨어진 물건을 줍기위해 고개를 숙이고 권작가님은 열차에 오른다.
나는 떨어진 물건을 챙겨 열차에 올랐다.
한데 방금 열차에 올랐던 권작가님이 보이지 않았다.
승무원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순간 권작가님이 세상에 없다는 걸 생각해냈다.
아... 그렇지.
잠에서 깨어난 나는 꿈속 내용을 상기해보았다.
그러고 보니 권작가님이 세상을 떠난 뒤 꿈에 나타나긴 두번째다.
첫번째는 꿈을 꾸었다는 사실만 있을 뿐 내용은 기억에 없다.
오늘 꿈도 이렇게 적어두지 않으면 기억에서 곧 사라질 것 같다.
그제 북콘서트가 끝난뒤 뒷풀이 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 끝에 어떤 여성을 원하냐 묻자
"지적 교양이 권숯돌 작가 정도 되는 사람"요 라고 답을 했다.
 
 
 
 
202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