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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사패산 1보루

by 만선생~ 2024. 1. 3.

새해 첫날 사패산 1보루(386m) 오르다.
집 앞에 있어 오히려 잘 오르지 않는 산.
천오백년 전 보루를 지키던 고구려 병사들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고향에 두고온 처자식이 생각나지 않겠나?
하루에도 열두번씩 눈에 어른거리지.
하지만 어쩔 텐가?
나랏님께서 보낸 몸.
죽으나 사나 백제와 신라놈들이 오는지 안오는지 살필 수밖에"
"하루에도 열두번씩 1보루와 2보루를 오가는구만.
보이는 것이라곤 첩첩 산중.
대처 세상이 그립고만.
바라는 거?
흰쌀밥에 뜨끈한 국 한그릇 먹고 아랫목에 몸한번 지져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그려"
고구려 병사들의 바람은 크지 않았다.
그저 처자식이 있는 고향에 돌아가거나 뜨끈한 아랫목에 몸 한 번 지져보는 것이었다.
그들의 소박한 바람과는 달리 우리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것을 바란다.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차 더 좋은 집...
보루에서 집까지 내려오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55분이었다.
올라가는데 한시간 반으로 잡으면 두시간 반만에 산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거다.
조금만 부지런 떨면 하루에 한 번씩 오르내리는 것도 가능한데 그게 참 힘들다.
어쨌든 새해 첫 날.
산과 함께 해서 참 기분 좋았다.

2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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