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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 전라남도

해남 - 김남주 생가

by 만선생~ 2025. 3. 18.

 
 
 
 
내 인생에 시집 한권을 고르라면 스무살 무렵
읽었던 김남주 시집 “나의 칼 나의 피”일 것이다.
가슴을 한없이 격동케 했던 시들.
지금 읽어도 그 때 받았던 느낌과 다르지 않다.
남도 여행 중 해남 김남주 시인의 생가에 갔더니 “나의 칼 나의 피”에
수록된 시가 벽에 새겨져 있었다.
 
 
민중
 
지상의 모든 부(富)
쌀이며 옷이며 집이며
이 모든 것의 생산자여
그대는 충분히 먹고 있는가
그대는 충분히 입고 있는가
그대는 충분히 쉬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결코
그대는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적게 먹고 있다
그대는 가장 따뜻하게 만들고 가장 춥게 입고 있다
그대는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짧게 쉬고 있다
이것은 부당하다 형제들이여
이 부당성은 뒤엎어져야 한다
대지로부터 곡식을 거둬들이는
바다로부터 고기를 길러내는 어부여
화덕에서 빵을 구워내는 직공이여
광맥을 찾아 불을 캐내는 광부여
돌을 세워 마을의 수호신을 깎아내는 석공이여
무한한 가능성의 영원한 존재의 힘 민중이여!
그대의 삶이 한 시대의 고뇌라며
서러움이라며 노여움이라면
일어나라 더 이상 놀고 먹는 자들의
쾌락을 위해 고통의 뿌리가 되지 말고
이제 빼앗는 자가 빼앗김을 당해야 한다
이제 누르는 자가 눌림을 당해야 한다
바위 같은 무게의 천년 묵은 사슬을 끊어버려라
싸워서 그대가 잃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쇠사슬말고는
승리의 세계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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