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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1 서울 경기도

사패산

by 만선생~ 2025. 6. 8.

 
 
 
오랜 가뭄 뒤에 비가 왔다.
충분하진 않지만 마른 대지를 적시는 빗줄기가 그리 고마울 수 없었다.
비가 개인 산은 어떨까?
그렇잖아도 운동 부족인데 이참에 산에나 가자.
사패산 1,2보루만 오르다 모처럼 해발 552m 사패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안개로 몇발자국 뒤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산을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눈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보는
것인데 시계가 불투명하니 적이 실망이었다.
카메라 렌즈에 담을 수 있는 것은 고작 정상에 있는 나무 몇 그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개가 걷히길 기다렸다.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아주신 걸까?
한줄기 거센 바람이 불어닥치더니 뿌옇던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가까운 송추능선은 마치 거대한 연기가 휩쓸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장관이었다.
자연이 빚어내는 이 신비한 광경을 나 혼자 보는 것이 아까웠다.
날이 흐려서일까?
정상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오로지 나 홀로 안개가 걷혀 북한산이 보이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상장능선 끄트머리만 보일 뿐이다.
북한산 정상은 커녕 가까이 있는 오봉도 보이지 않았다.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고 해는 기우는데 나는 뭘하고 있는 걸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오던 방향을 따라 발길을 돌렸다.
산 오르는데 두 시간,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데 한 시간,
산을 내려오는데 한 시간 반.
집에 와 사진을 꺼내보는데 산에서 느꼈던 감동이 전해지지 않았다.
사진은 때론 마술을 부리지만 대부분 실망을 안긴다.
우리 두 눈은 렌즈가 담지 못하는 훨씬 많은 것들을 본다.
다만 사진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다른 이들과 함께 보게 해줄 뿐.
어쨌거나 집 가까이 산이 있어 좋다.
나는 산 오르미다.
 
20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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