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복 선생이 쓰신 청구회 추억이란 책이 있습니다.
선생이 간첩으로 몰려 사형판결을 받은 뒤 서오릉길을 함께 걸었던 아이들과의 우정을
회상하며 쓴 글을 출소 후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책엔 조대식 이덕원 손용대 등 청구회 회원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회원이 있습니다.
손용대의 동생으로 가장 어렸던 손응현입니다.
손응현 선생은 안중찬 선생을 통해 알게 된 페이스북 친구입니다.
청구회 회원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을 나왔다지요.
오랫동안 언론인으로 생활하셨고 대기업 홍보실에서 일하셨더랍니다.
손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쩜 이리도 글을 잘쓰실까
부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한번쯤 뵈었으면 좋겠다 싶은 분!
마침 안중찬 선생과 일정이 맞아 손선생님이 살고계신 거제도에 놀러를 가게 되었습니다.
2017년 5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열흘이 난 뒤의
일입니다.
그날 안중찬선생은 또다른 일행인 조종규 선생과 차로 이동 중 뜻하지
않은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문재인 생가에 가는 건 어때요?"
그리하여 일행은 문재인 대통령 생가를 찾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궁금해합니다.
최고 권력을 가진 왕이나 대통령이 태어난 자리엔 특별한 엇이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찾는 것이 사주팔자와 풍수지리입니다.
생년월시와 함께 태어난 자리가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믿는 것입니다.
저는 운명결정론을 믿지않습니다.
운명이란 일생을 살아가며 맞딱드리는 수많은 변수의 합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러함에도 저는 이를 완전 배제하진 않습니다.
수천년동안 이어져온 사람들의 믿음엔 나름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에서입니다.
인지부조화를 겪기도 합니다.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이명박이 태어난 곳에 왕기가 서려
있다는 술사들의 말을 들으면 개풀뜯어먹는 소리라고 무시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난 곳이라면 특별한 뭔가가 있지 않을까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이지요.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생가에서 느껴지는 것은 따듯함과 안정감입니다.
마을 뒤로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선자산이란 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어 천하의
길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닭이 금으로 된 알을 픔고 있는 듯 하다랄까요.
사실 대통령이 일곱살까지 살았다는 생가는 초라합니다.
그 작은 집에 피난민의 처지로 세들어 살았으니 그 처지가 얼마나 궁박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과 부드러운 자연환경이 인격형성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뛰어난 지적 유전자를 물려받았겠지요.
취임 한 달동안 저는 여러차례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통령의 뚜렷한 역사인식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동안엔 느낄 수 없던 따스함입니다.
내가 힘들 때 문재인 대통령이라면 외면하지 않고 도와주리란 생각이 듭니다.
힘이 부쳐 못구할 순 있어도 세월호와 같이 구할 수 있는데
뻔히 지켜만 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권교채는 나 자신이 잘먹고 잘살길 바라는 마음만큼이나
늘 절실한 문제로 와닿았습니다.
정권교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나의 완전한 행복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내 간절한 소원의 한 축이 이루어졌습니다.
나는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합니다.
더 놀라운 건 권모술수를 전혀 쓸 줄 모르고 정도로만 가는 사람이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승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제와 군사독재세력에 빌붙어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촛불 열기로 잠시 감추었던 발톱을 드러내 민주 개혁세력을 사정없이 할퀴겠지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더불어 나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나는 누구보다 잘먹고 잘살고 싶습니다.
대통령 생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돈나무입니다.
나는 마당에 심어져 있는 돈나무를 보았습니다.
이후 거제도와 통영을 여행하는동안 돈나무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이후론 어디서도 이 녀석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돈나무는 남쪽지역서만 볼 수 있는 난대성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작다고는 하지만 식물분포도를 보면 마냥 작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국내 여행을 많이 다닌 이라도 가본 곳보다는 안가본 곳이 많은 까닭입니다.
생가를 돌아본뒤엔 능포에 있는 횟집에서 손응현 선생께서 사주신 회를 요란
벅적찌근하게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처럼 입이 호강을 했네요. ^^
2017.6.10
'여행 3 경상남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드론- 통영 소매물도에서 (7) | 2025.07.31 |
|---|---|
| 소매물도 (1) | 2025.06.10 |
| 경남 의령- 이부자 망개떡 (3) | 2025.06.06 |
| 경남 의령- 삼성 이병철 생가 (3) | 2025.06.06 |
| 하동 화개장터 (1) | 2025.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