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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낭만에 대하여

by 만선생~ 2025. 8. 13.
낭만에 대하여
히트하는 노래들의 특징은 가사가 머리 속에 금세 그려진다는 것에 있다.
최백호 노래 '낭만에 대하여'도 그렇다.
노랫말 속 정경이 마치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하다.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것은 이십대 중반이다.
트로트와 탱고 리듬에 실린 노래가 귀를 사로 잡았다.
특히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라는 부분이 와닿았다.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경험에 본 그 나이.
물론 나는 인생의 쓴 맛 단맛을 경험해보지도 않았고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보지도
않았지만 왠지 그 말에 공감이 갔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그 나이는
내게 먼 훗날의 일로 생각 되었다.
적어도 이십년 이상은 더 살아야 '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십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떨까?
노랫말처럼 나도 옛날식 다방에 앉아 살아온 날들을 돌아볼까?
세월이 흘러 사십대 중반이 되었을 때 옛날식 다방에
앉아 지난날들을 회상하지 않았다.
무미건조하게 살아온 탓에 돌아볼 것도 많지 않았다.
첫사랑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어떤 사람에 대한 기억을 붙잡고 사는게 전부였다.
오십대 후반에 이른 지금은 이십대 중반 생각했던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가 아득한 과거가 되고 말았다.
물론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사내처럼 딱히 들려줄만한 사연도 없다.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이 솔깃하며 들어볼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무엇보다 주위엔 옛날식 다방이 없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카페만이 넘쳐날 뿐이다.
설령 옛날식 다방이 있다해도 마담에게 농담을 건넬 주변머리가 없다.
차를 마시며 힐끗 힐끗 다방 내부를 살피는게 전부일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해도 낭만이란 것을 쌈싸먹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 노래를 만들 당시 최백호씨의 나이는 몇살일까?
검색해보니 우리나이로 마흔다섯.
이제와 새삼 이 나이~를 말하기엔 참으로 젊은 나이다.
다만 한가지 차이는 있다.
노래가 만들어질 당시와 지금은 나이에 대한 감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 지금 작업실 막내인 사십대 중반의 형진 작가가 '이제와 새삼 이 나이~'를
말하면 바로 뒤통수 맞는다.
애늙은이 같은 말 하지 말라며.
나는 최백호씨가 좋다.
지적인 느낌을 주어서 그렇다.
참 잘늙어가는 것 같다.
나도 최백호씨처럼 늙어가고 싶다.
'낭만에 대하여' 가사는 아래에 노래는 댓글에 있다.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섹소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섹소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 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에 다시 못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202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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