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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종묘 담장길

by 만선생~ 2023. 12. 8.
 
 
 
 
 
어제 오후 종로 3가 전철역에서 내렸다.
약속 시간보다 한시간 반이나 먼저 왔기에 약속 장소인 안국역을 향해
느긋하게 걸었다.
이 곳에 오면 늘 걷던 창덕궁 쪽 대신 종묘 담장길을 따라.
담장에 축성 또는 개축연도를 알게해주는 신해, 계사 같은 육십갑자의 각자들이 보였다.
일제 강점기 연호인 쇼와도 보였다.
안내판엔 아픈 역사지만 후세에 알릴 필요가 있어 남겨 둔다고 했다.
걷다보니 어느새 창덕궁과 종묘를 가르는 율곡터널까지 왔다.
일제가 가른 율곡로 대신 터널을 뚫어 창덕궁과
종묘를 잇는다고 했으나 내 눈엔 참으로 옹색해 보인다.
터널을 뚫는 꼼수 대신 다 덮어버렸음 어땠을까?
도로가 없어지면 없는대로 살아가지는게 세상 이치다.
터널을 지나 현대건설 사옥에 딸린 원서공원에 이르렀다.
나주학교 교장이신 홍양현 형님이 페북에 올려 알게된 공원이다.
잘자란 소나무들과 공원 한가운데 자라고 있는 회화나무가 인상적이다.
다만 나무아래 깔아놓은 데크가 눈에 거슬린다.
공원 어딜가든 깔려있는 데크.
인간의 간섭이 너무나 심하다 싶다.
맨땅이 그대로 드러나면 자연스럽고 좋을텐데...
공원에서 내려오자 현대건설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고 있다.
사세가 기울었지만 이른바 대기업 직원들이다.
취준생들이 그토록 가고싶어 하는.
현대건설 사옥 앞엔 관천대가 있어 꼭 둘러보곤 한다.
천체와 기후를 관측하는 관상감이 있었으나 관천대만 남았다.
그 것도 구석진 곳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건설 사옥 옆엔 그 유명한 '공간' 건물이 있다.
공간이란 디자인 잡지가 발행되던 곳이다.
현대건설 사옥을 지나면 한옥으로 된 상가가 눈에 들어온다.
이런 건물이 있었나 싶어 이리 저리 둘러보았다.
미음자 형태의 한옥인데 규모가 꽤 크다.
미음자 안으로 들어가자 어니언이란 영문 네온사인이 보인다.
양파를 파는 집인가 싶어 의아했는데 커피집이었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떼돈을 버는 듯 하다.
나만 몰랐던 서울의 명소같다.
언제 세운 건물인지부터 어 떤 이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차차 알아봐야겠다.
안국역엔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했다.
가회동쪽으로 슬슬 걸어가니 재동초등학교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학교로 1885년 세워졌다.
역사가 137년이다.
페친인 박성진 형님의 모교이기도 하다.
인구 천만에 이르는 거대도시 서울.
하지만 대대로 서울에 살아온 이는 드물다.
거기다 4대문 안은 더 드물다.
그런 서울에서 나고 자란 박성진 형님은 서울의 산 증인이다.
들을 이야기가 많다.
조선시대 한양과 일제강점기 경성 그리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
서울은 이야기의 보고다.
시간이 나는대로 탐구해야할 대상이다.
재동 초등학교 운동장에선 몇몇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
윤석열 집권으로 나라가 망해가는 와중에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202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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