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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업/정가네소사

작은 할아버지

by 만선생~ 2026. 1. 19.

우리 아버지 외삼촌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 남동생이시다.
피는 못 속이나?
사진을 확대해 자세히 보니 아버지와 큰 형의 어린 시절 모습이 보인다.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간직한 분!
부끄럽지만 일제 땐 순사였고 해방이 되어선 경찰이 되었다.
전쟁이 난 뒤 아버지는 의용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도망다녔다.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국군이 땅을 되찾은 뒤에는 군에
입대하지 않기 위해 도망 다니다 입산자로 몰리고 말았다.
졸지에 빨갱이 되고 말았으니 집안으로선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급히 찾아갔던 것이 아버지 외삼촌이다.
이분은 경찰 신분을 이용해 아버지를 입산자 명단에서 빼줌과 더불어
군에 입대 시켰는데 군에서 만난 게 바로 우리 어머니다.
만약 계속 쫓기고 있었더라면 내가 태어나는 일도 없었을테다.
한 사람이 태어나기까지는 이 처럼 무수한 우연과 필연이
겹쳤던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최고 힘을 가진 집단은 법원과 검찰이다.
판검사는 옛날로 치면 과거 합격자로 성공한 인생의 척도이기도 하다.
대일본제국의 순사였고 대한민국 경찰의 아들은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가 되었다.
집안이 떠나갈 듯 몇날 며칠동안 잔치를 하였다고한다.
아버지가 법적 분쟁에 휘말릴 때에는 판사인 상근이 동생을 찾아 갔었는데 답은 이랬다.
“형님 이길 가망이 없어요.”
어쨌거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간혹 연락이 닿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
지금은 무얼하며 사는지조차 모른다.
역사는 물론 개인의 삶에도 가정은 없다지만 그래도 한 번쯤 묻게된다.
만약 해방 후 반민특위가 제대로 가동돼 친일파들을
처단했으면 이 분의 운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말단 순사인데다 행정인력이 부족하니 경찰노릇을 계속 했을까?
길가는 사람보다 나와 DNA가 훨씬 많이 일치하고 있을 이 분.
큰 형 앨범에 있는 사진을 스캔해 놓고 있었는데 확대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헉...
그러고보니 사진 속에 있는 어린 시절 내 모습과도 조금 닮았다.
 

2018.1.19

裕善
넥타이 문양이 특이해요. 인삼뿌리 같은^

정용연
몇년도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넥타이도 문양에 신경을 많이 썼네요. ^^

裕善
빨래가 걸린 판잣집들도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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