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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만화

이희재 간판스타

by 만선생~ 2026. 3. 20.

이희재 간판스타
내가 태어나기 8년 전인 1960년 4월 19일.
시민들은 피로서 이승만 독재정권을 몰아내었다.
마치 꿈처럼 찾아온 민주주의.
하지만 1년하고도 한달 뒤 이땅의 민주주의는 군화발에 짓밟혀 깊은 어둠 속에 신음한다.
4.19를 미완의 혁명이라 부르는 이유다.
누가 한국 만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과
함께 이희재의 "간판스타"를 들 것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란 통념을 깨며 성인으로 독자층을
확대 시켰고 간판스타는 만화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사회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서른권이란 압도적 분량의 공포의 외인구단과 달리 간판스타는 한 권짜리 만화다.
정확히는 단편만화 모음집이다.
80년대 후반 월간 만화광장과 무크지 만화와 시대에 발표된 단편들은 소외된
이웃을 이야기 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새벽길'이란 중편 마지막 부분에서 상계동 일대가 재개발 되는 개발독재에 희생된
기층민중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민들레'란 작품에선 4.19 때 이승만 정권에 항거하다 다리를 다친 아버지가 등장한다.
비록 배운바 없이 가난하게 살고있지만 옳고 그른 것을 아는 이.
아버지는 몸을 던져 위험에 빠진 이웃을 구한다.
아버지의 주름진 얼굴과 거친 손마디.
이 땅의 민주주의는 이들에 의해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우리 곁으로 찾아와 꽃을 피웠다.
오늘 비록 대선에 패배하여 꽃봉오리가 꺽일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작년 4.19 때 썼던 글.
이글루스 글들을 백업 하면서 썼던 글을 다시 보게 되었다.
기성세대는 물론 만화과 학생들에게 반드시 읽히게 하고 싶은 책.
헌데 안타깝게도 절판이다.
이렇게 문화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을 볼 수 없다니 가슴을 칠 일이다.
아무리 돈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우리들 가슴이 이렇게
메마를 수 있는가!
만화에도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이 있다.
간판스타가 그렇한 작품이다.
뜻있는 누군가가 나서 다시 출판해줬음 좋겠다.
 
202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