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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여행 5 히로쓰(廣津)가옥

by 만선생~ 2024. 3. 25.

히로쓰(廣津)가옥 

별다른 정보없이 군산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걸었다.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건물들이 몇집 건너 하나씩 보였다.
이른바 적이 남기고 간 재산, 즉 적산 가옥이었다.
적산가옥을 지날 때나다 일본에 있는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점은 동국사와 히로쓰 가옥이었다.
히로쓰가옥은 일본인 거주지역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가옥인 듯 했다.
다행히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누구나 들어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나는 집들에 관심이 많다.
한옥도 좋아하지만 일본식 집들도 좋아한다.
한옥만큼이나 일본식 집에서도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 적산가옥이 보일 때마다 사진을 찎곤한다.
히로쓰 가옥은 내가 본 적산 가옥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이 잘돼 있었다.
특히 정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웠다.
정원을 조성할 당시에도 아름다웠겠지만 세월이
더해지면서 더욱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그만큼 나무가 많이 자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작은 숲이었다.
건물 또한 일본식 집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장군의 아들을 비롯해 타짜와 범죄와의
전쟁같은 영화를 여기서 찎었단다.
타짜를 보니 이런 집에서 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집주인은 일본인으로 미곡상이었단다.
여느 일본인 사업가들처럼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을 것이다.
당연 이들이 번 돈은 정당하지 않다.
식민지 침탈과정에서 조선인들의 많은 희생이 따랐을 거다.
이들이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동안 조선인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하였다.
고향을 떠나 도시 빈민으로 살아가야했다.
부러움과 분노의 감정이 뒤섞이는 가운데 집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수영장까지 있었다.
히로쓰란 이가 얼마나 큰 부를 이루었는지 실감했다.
일제 패망 후 이 집을 두고 본국으로 돌아가야했을 땐 잠을 이루지 못했을 거다.
미군정이 들어선 뒤 이 집은 적국의 재산으로 간주돼
바로 몰수되었다.
하지만 곧 일제에 협력해 부를 이룬 자에게
불하하니 하늘이 노하고 땅이 노할 일이었다.
슬픈 대한민국의 역사다.
집을 돌아보며 아쉬운 건 건물 안으로 들어가볼 수 없는 것이었다.
창을 통해 안을 부분적으로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