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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 전라북도

김제 원평 취회

by 만선생~ 2025. 4. 18.
원평 취회
열두살 때 떠나온 고향 김제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버지 산소만 있을 뿐이었다.
고향에 내려가도 만날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허했다.
뜨내기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 김제 원평 집강소를 알게 되었다.
140년 전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던 동학 농민 혁명을 기념하는 곳이다.
나는 오며 가며 집강소에 들렀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동학도들이 외우던 주문을 외웠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83년 4월 원평에선 취회가 열렸다.
1만여 명의 동학도들이 사문난적으로 몰려 죽은 수운 선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간청하였다.
합법적으로 동학을 믿게 해달란 요구가 한 달간 원평장터를 달구었다.
집강소 지킴이이신 최고원 선생이 말했다.
오늘의 원평 취회는 140년 전 원평장터의 뜨거운 그날을 기리는 것이라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연대하는 대동잔치라고.
뿐만 아니라 원평 구미란 전투에서 죽어간 원혼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원평 취회는 동학을 넘어 지역민들 아니 외지 사람들까지 함께 하는 잔치다.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금구 대접주 김덕명에게 집을 헌납했던 백정 동록개.
동록개가 헌납한 집은 집강소로 쓰이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집에 기대어 김제를 찾는다.
이제 고향 김제는 더이상 허허롭지 않다.

2024.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