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출장 겸 여행을 가있는 누나에게 카톡으로 두가지 부탁을 했다.
어린왕자 프랑스어판 책과 만화책을 한 권 사오라고.
어린왕자는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현지 언어로 된
책을 한권씩 사 모으던 터였고 만화인으로서 프랑스
만화가 궁금하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누나는 내게 택배로 두가지 책을 보내주었다.
프랑스는 만화강국이다.
동아시아에 일본이 있고 북미에 미국이 있다면 유럽엔 프랑스가 있다.
이들은 부르는 용어가 모두 다르다.
일본은 망가 미국은 코믹스 프랑스는 그래픽노블이라 한다.
망가는 한국말로 만화고 그래픽노블은 한국의 작가주의 만화를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하다.
휴머니스트에서 발간한 "의병장 희순"은 책 소개란에
만화가 아닌 그래픽 노블이라 호칭하였다.
"정가네소사"역시 그래픽노블이라 칭하는 이들이 있다.
프랑스만화는 한국에서 그래픽노블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된다.
나 역시 프랑스를 비롯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이스라엘의 만화를 갖고 있다.
프랑스 만화를 일방적으로 수입만 하는게 아니다.
한국의 만화들도 적지않게 프랑스에 번역 출간 되었다.
한국 만화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본만화 영향아래에서 성장해왔다
나 역시 일본만화 문법에 익숙하다.
그림은 한국적 색채를 유지하되 연출은 일본 만화의 연출 방법을 따른다.
칸을 잘게 나누어 행동과 감정을 극대화 하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몇몇 작가들은 프랑스만화의 영향을 받았다.
새만화책이란 출판사에서 발행한 작가주의 작가들
책들을 보면 유럽 만화의 영향이 보인다.
상업만화의 대안으로 프랑스 만화의 화풍과 연출방식을 도입한게 아닐까 싶다.
더불어 새만화책에선 다수의 유럽만화를 번역 출간하였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마르잔 사트라피가 그린 "페르세폴리스" 다.
작가가 이란 사람이지만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출간하였으니 프랑스만화인 것이다.
어디든 수퍼스타가 있기 마련이다.
프랑스 만화의 수퍼스타는 고인이 된 뫼비우스다.
자국 프랑스는 물론 외국 만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아키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오토모가츠히로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초창기 작품들을 보면 뫼비우스의 영향이 보인다.
"아버지" "열네살"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다니구치 지로 역시 뫼비우스의 영향을
받았다 할 수 있다.
나 역시 뫼비우스의 작품을 볼 때마다 감탄한다.
상상력도 상상력이지만 무한한 공간감이 주는 시각적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인상파 화가들이 활동했던 예술의 나라 프랑스.
한 사람의 만화인으로서 프랑스에 가 프랑스 만화를 직접 사고 싶다.
만화가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는지 두 눈으로 보고 싶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알길 없는 누나는 책만 보내주었다.
매장에 진열된 프랑스 만화들을 찍어 보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하긴 만화에 대해선 문외한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고맙다.
형제가 아니면 누가 이렇게 신경써줄까 싶다.
어쨌든 살다보면 프랑스에도 가볼날이 있을테지.
아니 그렇소?
프랑스 만화의 특징.
판형이 크다.
밀도가 아주 높아 한국만화 2~3쪽 분량이 한 쪽에 녹아 있다.
하드커버에 권 당 50쪽을 살짝 넘긴다.
한국과 일본처럼 휴대하며 보긴 힘들다.
프랑스도 책이 대량으로 팔리는게 아니어서 일부 작가를 제외하곤 수입이 많지 않다.
대신 지원제도가 다양해 작가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202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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