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발표된 작품들 모두 혼자 작업을 해왔다.
스토리 콘티 뎃셍 펜터치 채색 조판까지
남의 손을 빌린 적이 없다.
왜 어시를 쓰지않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답을 하자면 어시를 쓸 형편이 되지 않아서다.
어시를 쓰면 돈이 든다.
그리고 마음처럼 일이 진행이 안된다.
두어번 남의 손을 빌린적도 있는데 결과적으로
내 손으로 다시 작업을 해야했다.
돈은 돈대로 들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무엇보다 그림체가 팀작업을 하기에 맞지가 않는 것 같다.
다른사람이 손을대면 맛이 나지 않는다.
내손으로 하는게 가장 빠르고 속도 편하다.
문제는 손이 워낙 느린데다 혼자 모든 걸 다 처리하니 작업속도가 더디다는 거다.
한페이지를 그리는데 부지하세월이다.
어제는 차를 타고가다 되뇌어봤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 다 그리려면 몇년이 걸릴까?
200살은 살아야한단 결론이 나온다.
휴...
쉬흔하고도 두 살이나 더먹어 작업을 할 수있는 시간은 겨우 20년 안팎일텐데
200살이라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 포기하자.
욕심을 버리고 오늘 할 수있는 것만 하자.
내가 한걸음 걸을 때 남이 세걸음 걷는다고
조바심같은 건 내지말자.
밥벌이를 위해 만화 외적인 일을 하지않는 것만으로도 엄청 성공한 거다.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자신을 한없이 몰아세우며 달려나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때론 자기합리화도 필요한 거다.
인생 다 거기서 거기다.
2019.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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