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제 후배 정우와 세종시에서 만나 강진을 가기로 했다.
동서울 터미널에 가보니 세종시 표가 없었다.
매진이란다.
세종시와 가장 가까운 곳을 찾으니 대전청사였다.
다행이 대전청사 가는 표는 있었다.
십여년만에 타보는 고속버스(한국에서는)라 기념으로 표를 갖고 싶었는데 검표원 아저씨가
표를 빼앗아 가버렸다.
할 수없이 그냥 버스에 올라탔다.
한시간 쯤 달렸을까?
앞에 추돌사고가 나 도로가 살짝 막혔다.
5초정도였던 것 같다.
기사 아저씨가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욕을 하였다.
아무리 점잖은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개가 된다던데 기사 아저씨도 그랬다.
그만한 일로 욕을 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대전청사에 내리니 시간이 남았다.
마침 청사 앞에 자연관찰로가 있어 쉬엄쉬엄 걸었다.
녹지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이렇게 녹지 공간을 조성해놓으니 참 좋았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런 산책로조차 시멘트를 쳐 바른다는 것이다.
덕분에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흙길이었으면 사진도 셔터를 마구마구 눌렀을텐데...
정말 전국 어딜가도 시멘트로 뒤덮여 있다.
시멘트를 바르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나보다.
건설업자와 공무원과의 결탁은 말하면 입만 아프니 더이상 말을 않겠다.
고속도로.
정우가 운전을 한다.
조수석에 있는 나는 편하다.
헌데 왼쪽 귀가 잘들리지 않는 정우가 하는 말에 몇 번을 되물어봤다.
차가 속도를 내면 낼수록 상대의 목소리가 소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덩달아 나의 목소리도 커진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스무살 때 내 이야기를 하였다.
한 여자와 버스를 탔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여 버스가 멈추지않고 계속 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내 이야기를 들은 정우가 물었다.
"형 만약 지나온 인생 중 어느 하루가 무한반복된다면 어느 날을 선택하겠어요?"
난 바로 그 여자와 만나던 날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럼 사랑의 블랙홀이란 영화보셨어요?"
" 아니. 그런 영화도 있나?"
"형이 말한 그런 감정을 정말 잘표현해 준 영화가 사랑의 블랙홀예요.
요새 유행하는 로맨스 타임루프물의 시조새같은 영환데 전 열번도 넘게 본 것 같아요.
강추합니다."
새롭게 안 사실.
정우가 한 때 하이쿠를 많이 짓기도 했었다는.
그러면서 싯구를 읊어주었다.
싯구를 기억하진 못하니 여기 쓸 수는 없고...
암튼 이런 저런 대화 끝에 목적지인 강진에 도착해보니 목이 잠겨있었다.
2024.4.25
'여행 5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보은 정이품송 (0) | 2025.06.19 |
|---|---|
| 간월도 다녀오는 길에 (0) | 2025.06.15 |
| 충남 예산 남연군묘 (2) | 2025.03.08 |
| 충남 예산군 덕산면 면소재지 (1) | 2025.03.08 |
| 가야산 1 남연군묘 (0) | 2024.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