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의 뼈는 기형도 전집에 있는 시다.
소리에 뼈가 있다니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시라는 게 다 그렇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소리에 뼈가 있다는 이미지만 남는다.
기형도.
서른이 채 되긴 전 세상을 떠난 사람.
그보다 훨씬 오래 살고있는 난 그가 쓴 시들을
조금 무감각하게 읽어 내려가고 있다.
돈을 주고 시집을 사기는 참 오래간만이다.
소리의 뼈/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 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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