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타이슨도 페북 하는구나.
동영상은 그 유명한 조 루이스와 막스 쉬멜링의 경기.
스물 여섯 살 때다.
일요일 아침 TV에서 이들의 대결을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아주 흥미로웠다.
한 번 더 봐야겠단 생각에 비디오 녹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종일 재생 정지 버튼을 눌러가며 나레이션을 모두 베껴
적었는데 복사지로 몇 장 분량이 되었다 .
복사지를 가득 채운 깨알같은 글씨를 보노라니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지만 그렇게라도 시간을 보내야했다.
한심한 청춘같으니라고.
이후 이사를 몇 번이나 다녔는지 모르겠다.
결과 테잎도 베껴 쓴 종이도 남아있지 않다.
손 때 묻은 기억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다 흘러가고 마는 것을.
생각하니 다큐멘터리는 훌륭한 글쓰기 교본이었다.
글쓰기 훈련을 위해 그랬던 건 아니지만 결과론 적으론
그 때 베껴 쓴 문장들이 내 안 어딘가에 쌓여 무엇인가를 항상 쓰게 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지 않았나싶다.
작가로서 성취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그런 최소한의 행위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2016.6.21
날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