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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업/의병장 희순

의병장 희순이 나오기까지

by 만선생~ 2023. 12. 2.
 
 
독립운동가 프로젝트인 "의병장 희순" 을 그릴 때다.
성남시와 계약맺기를 250쪽 정도 그리면 됐는데 의욕과잉으로 420쪽을 그려버리고 말았다.
더 그린다고 돈을 더 주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누가 들으면 비웃을지 몰라도 난 내 작품이 다시없는 명작이라 믿고 또 믿었다.
그래서 같은 시기 광복회에서 단체 출간을 하고 있음에도 개인출간을 감행했다.
시리즈물로 함께 묶여가는 것도 좋지만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다행이 성남시에선 개인출판을 허락해주었다.
하지만 하나의 버전이 두 출판사에서 나온다는 건 일찍이 없는 일이었다.
도서출판 휴머니스트에서 출간의사를 밝혔지만 이 문제로 출간은 난항에 부딪쳤다.
내가 출판사 입장이라도 일을 진행시키기 힘들었을테다.
고맙게도 성남시에서 최대한 양보하여 휴머니스트 측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이 때 받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
휴머니스트는 꼼꼼한 편집으로 유명한 출판사다.
정말 그랬다.
한문 담당 전문 편집자가 있어 한문번역을 일일이 검토하였고 국회 도서관을 뒤지며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덕분에 작품의 격이 한단계 높아졌다.
표지 디자인도 맘에 들고 종이도 고급졌다.
이제 국민 도서가 될일만 남았다고 나는 정말로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책은 출간된지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2쇄에 머물고 있다.
어제 출판사에서 인세가 들어왔는데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병아리 눈물만큼이다.
한편으론 원망스럽지만 한편으론 고마웠다.
누군가 돈을 지불하며 책을 사줬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얼마전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의병장 희순에 대한 강연 초청을 해왔다.
12월 10일 강연에 나선다.
내일 모레는 윤희순 선생의 후손인 류익균 선생님을 뵙기로 했다.
의욕과잉이 가져다 준 특별한 선물이다.
 
20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