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서울시 홈페이지에 '석수어'란 제목의 만화를 연재했었다.
석수어는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 나오는 물고기다.
머리가 돌처럼 단단하다하여 '석수어"라 불린다.
다른 이름은 조기다.
이를 말린 건 굴비라 하고.
만화는 40페이지로 길지 않은 분량이다.
칠산 앞바다에서 잡힌 조기가 한양의 몰락한 양반집 제사상에 오르게 된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영광 칠산 앞바다와 법성포구를 그리느라 애를 쓴 기억이 난다.
특히 조기 말리는 장면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영광은 성남 웹툰프로젝트를 기획한 이도헌 단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도헌 단장이 아니었으면 "의병장 희순"이란 책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린 만화의 무대였고 신세진 이의 고향!
나주에 가면 이웃 고장인 영광에 꼭 한번 가보고자 했다.
출발지는 나주 다시면 용기형네 집.
용기형과 차를 타고 함께 움직였다.
칠산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칠산 타워까지 약 50킬로미터 법성포까지는
약 70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 칠산 타워는 월요일이어서 문을 닫고 법성포구는 한가했다.
조선시대엔 가장 큰 포구 가운데 하나였지만 지금은 퇴락해 있는 작은포구였다.
고기잡이 배들도 많지 않았다.
기대했던 굴비 말리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굴비 산지답게 굴비정식집이 거리마다 이어져 있었다.
세상에 먹는 재미만한게 있을까?
굴비로 유명한 고장에 왔으니 굴비를 먹어야했지만 다음 약속이 있었다.
그래도 바로 떠나는게 아쉬워 잠깐동안 포구 구경을 했다.
포구는 물이 들어오기 전이어서 갯벌이 펼쳐저 있었다.
그리고 뻘엔 수없이 많은 구멍이 있었다.
아무도 게들이 숨어있겠지 하고 봤는데 아니었다.
뻘에는 짱둥어들 천지였다.
짱뚱어하면 떠오르는 것이 순천이지만 이 곳 영광에도 이리 많은 짱둥어가
사는 줄은 몰랐다.
구멍을 뚫고 나온 짱뚱어는 생기가 넘쳤다
움직임이 아주 빨랐다.
순식간에 이 쪽 구멍서 저쪽 구멍으로 간다.
맨손으론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순천에서 먹던 짱둥어탕이 생각났다.
맛이 없었다.
짱둥어가 지천이지만 잡지않는 건 이때문이 아닐까?
섣부른 추측이지만 그럴 거란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생명을 머금은 갯벌.
갯벌이 살아야 바다가 산다.
갯벌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
농지에 비할 바 아니다.
생명의 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만든 새만금 방조제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져오곤 한다.
2022년 7월 1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