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성화 된 아이들.
석정 이정직은 조선후기 마지막 실학자로 평가받는 분이다.
김제시에선 시비를 들여 그의 생가를 유지보수하며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이번 남도 여행 중 석정 생가를 방문했는데 마침 행사 중이었다.
석정 이정직의 삶을 조명하는 연극 공연이 한참 일 때였다.
갑자기 행사에 참여한 한 아이 곁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이가 벌에 쏘였다고 한다.
진행요원이 곧바로 119에 전화를 했고 아이는 어른들의 부축을 받아 차량으로 이동했다.
초등학교 5학년 쯤 되어보이는 남자 아이였는데
닭똥같은 눈물을 아주 서럽게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고통을 만천하가 알아달라는 표정이었다.
이해가 안되었다.
벌에 쏘였다고 저리 울 일인가?
아프긴하겠지만 저리 난리법석을 떨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내 어린시절이라면 침을 슥슥 바른 뒤 바로 일어났으리라.
하지만 요새 아이들은 다르다.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보험도 든다.
만약 엄살이라 꾸짖으면 난리가 난다.
아이 부모부터 가만있지 않는다.
안전사고엔 충분히 대비해야되지만 난 아이들이 과보호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 외에는 스스로 알아서 할 줄 아는 게 없다.
가사노동에도 제외돼 있다.
세탁기도 못돌리고 운동화 따윈 빨 생각을 못한다.
부모가 다 해주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선배의 아들이 하루에 수건을 무려 일곱장씩이나 쓴다는 말에 기겁을 했다.
머리 감는 수건과 몸닦는 수건이 다르다고 한다.
물론 세탁은 엄마의 뮧이다.
지구인 모두 이런식으로 수건을 쓴다면 지구는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망할 것이다.
지구를 위해선 자원을 아껴야 한다.
수건 하루 한 장도 과하다.
몇년 전 경기도 지역에 만화수업을 나갔다가 아이들이 복사지를 아무렇게나 찢고
발기며 노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콘티를 짤 때 복사지 이면 종이가 아까워 쓰고 또 쓰는 나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나는 음식을 남겨 버리는 것에 죄책감을 갖는다.
프라스틱 포장지를 재활용쓰레기장에 버릴 때도 마찬가지다.
지구환경을 위해 당연히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다.
사실 지구 환경을 위한 최선은 인류가 사라져주는 일이다.
내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구를 오염시키는 일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죽을 순 없잖은가!
그러하기엔 자원을 최대한 아껴써야 하는 것이다.
기성세대로서 다음 세대가 걱정이 된다.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나갈지.
지금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이런 걱정을 하는 내게 누군가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다고.
그럴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부디 어리석은 노인네의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면 좋겠다.
그 어느 세대보다 지적 능력이 탁월한 아이들이기에 그러하리라 믿는다.
2022.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