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왕은 사람됨이 총명하고 생김이 뛰어난 것 외에 건달이나 한량들의
놀음과 풍류에도 밝았다.
거문고와 바둑, 그림 그 어느 것도 잘하지 못하는 게
없었으며 공차기, 피리불기, 노래, 춤 따위에도 능숙했다.
한마디로 모르는 것도 못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없는 호사가였다.
<이문열씨가 평역한 수호지 1권 "일탈의 군상들"에서 옮겨 씀>
고려시대를 공부하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을 읽게되고 고려에
사신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송나라 황제 휘종에 생각이 미치고 그래서
치세기간 활약했던 도적들을 소재로 한 수호지가 또 생각나고...
그래서 마침내 송휘종이 황제가 되기 이전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떠올라 그대로 따라 적어 본다.
20대 중반 수호지를 읽다 저 구절을 만났을 때 손뼉을 쳤더란다.
내가 지극히 되고 싶어하던 모델이 이 소설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휘종은 끝내 망국의 황제가 되었고 나는 모르는 것도 못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없는 호사가가 되지 못함은 물론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재능가운데 단 하나도 가지지 못했다.
그림 재주는 조금 타고난 것도 같지만 당대를 대표했던 그의 그림 솜씨와는 비교가 안된다.
그저 작은 재주로 밥이나 겨우 먹고 살수 있다면 만족할 따름...
암튼 수호지를 읽을 때부터 그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고려도경을 통해 그와
다시 만나 반갑다.
전생에 그와 군신간 남녀간 부자간같은 어떤 사이이지 않았을까?
전생을 믿지는 않으나 그에 대한 친밀한 느낌을 가질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201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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