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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김영철 평전

by 만선생~ 2024. 1. 3.

한이직 기념도서관 관장이신 한신원 선생님이 광주에 관한 책을
한 상자 안겨주셨을 때 부담스러웠다.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광주를 기억하지만 새삼 광주에 대해 알고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 대한 책들은 차 트렁크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꺼내볼 생각이 안들었다.
그렇다고 책을 마냥 차 트렁크에 둘순 없어 한참의 시간이 흐른뒤 책들을
집으로 옮겼다.
그리고 작업 중 가벼운 마음으로 무슨 내용인지 보기나 하자며 윤상원 일기를
꺼내 읽기 시작하였다.
충격이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윤상원 열사의 삶이 내 영혼을 강타했다.
열사만 생각하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이후 윤상원 열사의 아버님이 쓴 윤석동 일기를 읽었고 윤상원 평전을
따로 구입해 읽었다.
이어 녹두의 5월이란 책을 주문했다.
오래전 본 영화 화려한휴가를 다시 보고 유튜브에 올라온 윤상원 열사와
관련 영상을 샅샅이 보았다.
그 과정에서 들불 7열사인 전남대 총학생회장인 박관현과 시민군
홍보부장 박효선을 만났다.
88년 "금희의 오월"이란 연극을 아주 감동깊게 보았는데 그 연출자가 박효선 열사였다.
96년 광주MBC 에서 "시민군 윤상원"이란 2부작 드라마를 방영하였다.
극본을 쓰고 윤상원 열사 역을 맡은 것이 박효선 열사였다.
항쟁 마지막날인 26일 시민군 박효선은 죽음이 두려워 총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동지를 두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그는 한없이 괴로웠다.
이후 그는 연극으로 광주를 알리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88년 보았던 "금희의 오월"도 그 과정에서 만난 연극이다.
사람들이 묻곤 했단다.
아직도 광주를 이야기 하냐고?
그럼 그럴수록 그는 광주에 대해 더 이야기를 했다.
그에게 80년 5월 광주는 평생을 함께가야할 숙명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과로.
건강을 잃은 그는 98년 세상을 떠났다.
비로소 살아남은 자의 부채를 벗어던지고 동지였던 윤상원 열사와 손을 맞잡았다.
한신원 선생님이 주신 책상자 속에는 김영철 평전이 있다.
윤상원 열사와 시민군으로 끝까지 함께하며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동지.
김영철 열사에겐 7발의 총알이 스쳐갔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후 열사에겐 엄청난 고문이 가해졌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못에 머리를 수없이 박았다.
그러나 질긴 것이 목숨이어서 죽지도 못했다.
이후 열사는 정신병을 앓다 98년 세상을 떠난다.
김영철 열사의 삶 또한 윤상원 열사의 삶 못지 않은 감동을 준다.
명민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이 자신의 출세가 아닌 힘없고 가난한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
그 과정레서 김영철은 둘불야학에서 윤상원을 만났고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다.
시민군으로 도청에 끝까지 남아있던 이들은 모두 이렇한 삶을 살아왔다.
광주 5월이 위대한 이유다.
2023년 아침 작은형 집에서 김영철 평전을 읽으며...
 
2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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