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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듯 생소한 건축물 마치야
일본어저널 ・ 2023. 10. 30. 10:00
글 l 김유리 기자
일본 국내외의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로 ‘마치야’를 들 수 있다.
일본 여행을 하며 흔히 볼 수 있어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마치야는 일본 문화를 이야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데 그렇다면 마치야란 정확히 무엇일까?
이달에는 일본의 전통 건축물, 마치야를 소개한다.

町屋 또는 町家라고 표기하는 ‘마치야’는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일체화된 전통 건물로
보통 도시형 주택으로 여긴다.
상업이나 수공업이 발달한 지역에 특히 많이 지어졌으며 교토(京都), 가나자와(金沢) 등 옛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에서는 마치야가 죽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헤이안(平安) 시대의 서적에 이미 ‘町屋’라는 단어가 등장해 1,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고
여겨지는데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면서 지금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교토의 마치야는 특별히 ‘교마치야(京町家)’라고 하지만 건축학적으로는 대부분 町屋라고
표기하는데 주거에 중점을 둘 경우 町家라고 쓴다는 설도 있다.
사실 두 표기법을 구분할 만한 통일된 정의는 없는 듯하며 거의 같이 쓰인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고민가(古民家)와 마치야는 무엇이 다를까? 우선 마치야는 ‘일본의 전통 공법을
그대로 사용한, 지어진 지 오래된 목조 민가’ 또는 ‘주로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민가’ 등으로 정의한다.
한편 일반사단법인 전국 고민가 재생협회에 따르면 고민가는 ‘1950년, 건축기준법을 제정할 때
이미 지어져 있었던 전통적인 건조물 주택’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도시형 주택(=마치야)’과 ‘전통 공법으로 지은 농촌 지역의 오래된 민가’ 등을
모두 포함하는 더 넓은 범위로 마치야는 고민가의 카테고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마치야는 교토, 가나자와 등 주로 도심에 형성된 전통적인 도시형
주택이지만 지방의 성하 마을(城下町)과 역참 마을(宿場町), 항구 마을, 신사나 절 앞에
발달한 몬젠마치(門前町), 농촌 마을 등 지역이나 사회적 배경에 따라 집에 사용한 재료와
외관 등이 조금씩 다르다.
우선 교토, 가나자와 등의 마치야는 정면의 폭은 좁지만 안쪽으로 긴 ‘우나기노네도코(うなぎの寝床.
뱀장어 잠자리)’ 형태가 많은데 이는 도시 구획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규정상 높은 층의 건물을 세울 수 없었는데 상업이 발달하면서 인구가 급증하자
택지를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거주지를 늘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정면 폭이 좁고
안쪽으로 긴 형태의 상업시설 겸 주택이 대거 생겨나게 되었다
(일설에 따르면 당시에는 건물 정면의 폭을 기준으로 세금을 징수했기 때문에 일부러 입구를 좁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또한 이런 도시 구획은 뒷골목이나 부지 안쪽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하나의 지붕 아래 벽을 칸막이
삼아 여러 가구가 연결된 형태의 ‘무네와리나가야(棟割長屋)’ 등도 대거 만들어졌다.
무네와리나가야는 옛 시대의 아파트라 할 수 있다.
한편 에도(江戸) 시대가 되어 도로가 발달함에 따라 역참을 중심으로 수많은 마치야가 생겨났다.
예를 들어 나가노현(長野県)의 나라이(奈良井)는 교토와 에도 즉, 지금의 도쿄(東京)를 연결하는
나카센도(中山道)에 형성된 역참 마을 중 하나인데 이곳에는 큰길을 따라 널빤지 지붕에
2층에 난간을 설치한 여인숙 형식의 마치야가 죽 이어져 있다.
경사가 완만한 지붕에 차양보다 큰 처마 끝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마치 도로를 감싸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인데 이런 독특한 형태가 이곳만의 정취를 만들어낸다.

전국의 마치야 중에서도 교토의 ‘교마치야’는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町家라는 표기가 그렇고 또 다른 특징으로는 ‘격자(格子)’를 꼽을 수 있다.
가늘고 긴 나무를 세로로 죽 세워 문이나 창문 앞에 설치한 것인데 교마치야만의 독특한
외관과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중정(中庭)’을 만들어 식물과 물을 가까이 두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중정은 단순히 관상용이 아니라 바람이 잘 통하게 해 습도가 높은 교토의 기후를 보완하고
햇볕이 들어와 채광을 좋게 하는 역할도 한다.
교마치야 역시 지어진 시기에 따라 내부 구성이 조금씩 달라졌기 때문에 당시 어떤 건축
스타일이 유행했는지도 엿볼 수 있다.

교토 같은 유명한 지역 외에도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 등 국가가 나서서 전략적으로 보호하는 곳을 살펴보면 어느 지역에 마치야가 많은지 알 수 있다.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는 1975년, 역사적 풍치를 형성하고 있는 전통적인 건조물군을 새로운 카테고리의 문화재로 보존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사이타마현(埼玉県) 가와고에(川越), 도야마현(富山県) 가나야마치(金屋町), 히로시마현(広島県) 미야지마초(宮島町) 등을 비롯해 전국 100여 지역이 인정받았다.

에도 시대부터 일본의 근대 시기까지 지어진 마치야와 고민가는 현재 각종 자료관과 박물관,
음식점과 카페, 그 외 각종 상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일본 문화를 가까이서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숙박시설로 변신한 마치야에서는 전통 건물의 내부 구조 등을
찬찬히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직접 느낄 수 있다.
교토나 가나자와 등에서는 마치야를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식 숙소로 운영하는 곳이 많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마치야에서 하룻밤 묵으며 옛 일본인들의 삶을 상상해봐도 좋을 듯하다.
※ 본 포스트는 일본어저널 10월호에서 발췌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일본어저널 2023.10월호'를 통해 만나보세요!
[출처] 익숙한 듯 생소한 건축물 마치야|작성자 일본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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