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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온 글

의무방어전 (펌)

by 만선생~ 2025. 11. 9.
박희성
사람에게 주어진 의무는 때로는 무겁고, 때로는 지독히도 귀찮다.
매일 해야 하는 일, 지켜야 하는 약속, 책임져야 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종종 그 무게를 ‘삶의 짐’으로 느낀다.
하지만 그 의무라는 것이, 사실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것이 괴롭고 귀찮다 말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출근할 곳조차,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조차 없어
그 의무를 간절히 부러워한다.
책임의 부담은 불평과 한숨을 낳지만,
의무를 잃어버린 자에겐 그것이 곧 ‘공허’로 바뀐다.
돌봐야 할 가족이 없고, 해야 할 일이 없고,
기다려주는 약속이 없는 사람은
그제야 깨닫는다.
의무란 사실, ‘내가 아직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였음을.
의무는 귀찮고 버겁지만,
그 의무조차 주어지지 않는 삶은 더 외롭다.
누군가는 의무를 피하려 애쓰고,
누군가는 의무를 부여받기 위해 애쓴다.
그 두 사람의 간극 속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아이러니가 있다.
누군가는 그 의무가 너무 귀찮고,
하루라도 벗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의무를 한 번이라도 가져보고 싶어 한다.
- < 의무방어전 > - 중에서
 
202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