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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역사

꽃패와 모정

by 만선생~ 2025. 11. 6.

꽃패
 
 
지인이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 준다.
어린 시절 내 고향 전라도 김제에서 가지고 놀던 꽃패다.
둥근 원 안에 마징가 제트를 비롯한 만화 영화 그림이
그려져 있고 상단엔 별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별 수를 가지고 승부를 가렸던 것 같다.
서울에 올라와 보니 딱지라고 했다.
전라도엔 마을마다 모정이란 게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행사도 하고 쉬기도 하는 작은 정자다.
양반들이 경치 좋은 곳에 세웠던 정자와 달리 마을 안에 있거나 논 한가운데 있다.
편액 같은 것도 걸려 있지 않았다.
들으니 전라도에만 집중 분포돼 있다고 한다.
꽃패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았다.
하도 오래되어 얼마 씩 했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돈이 없이 많이 사진 못하고 두어 번 사봤던 것 같다.
꽃패는 함께 가지고 노는 놀이 기구다.
놀이 장소는 하교 길 하랭이라 불리는 마을의 모정이었다.
모정에 올라 패를 쥐며 놀았다.
꽃패도 꽃패지만 나는 모정에 대한 기억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경제개발로 급격히 사라져 간 전통.
모정의 역할도 곧 끝나갈 것이었다.
그 마지막 순간에 나는 모정에 올라 꽃패 치기를 하며 놀았다.
물론 꽃패치기는 전통 놀이가 아니다.
꽃패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 역시 일본의 만화 영화 그림들이다.
모정의 기둥과 마루 그리고 난간.
그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마을의 모정이 아쉽다.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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