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동성로
37년만에 찾은 대구 동성로.
무안공항 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분향소가 있었다.
북적이는 인파.
하지만 관심을 두는 이는 많지 않은 듯 했다.
나 역시 모른척 지나갈까 싶었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하다.
발길을 돌려 제단에 꽃을 올린 뒤 묵념을 했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
다들 편안하시기를...
이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분향소 옆으로는 한일 cgv건물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cgv로 이름을 바꾸기 전까지는 한일 극장이었다.
1988년 11월 은행원처럼 생긴 여자아이와 이 극장에서 소련영화인 전쟁과 평화를 봤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장장 네 시간.
1부와 2부로 나누어 상영을 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끝까지 참고서 봤다.
37년 전 은행원처럼 생긴 여자아이와 걸었던 동성로 거리를 걸으니 감회가 새롭다.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하다.
시간을 되돌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무엇을 할까?
여전히 만화를 그리고 있을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한 그 시절...
그 애와 함께 영화를 본 며칠 뒤 나는 군에 입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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